매년 연말이 되면 다음 해의 트렌드가 선정되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은다. 여러 트렌드 중에서 가장 주목되는 분야는 바로 '컬러'라고 할 수 있다. 선정된 색은 패션·뷰티·인테리어·제품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되며 전체 트렌드를 이끌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세계적인 색채 연구소 팬톤(Pantone)을 비롯하여 서울시, 페인트 기업이 발표하는 '올해의 컬러'에 자연스럽게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올해 말에 선정된 2026년의 컬러들을 소개한다.
ⓒ 팬톤 홈페이지
https://www.pantone.com/hk/en/color-of-the-year/2026
팬톤은 매년 사회·정치·문화 등 거시적인 메가 트렌드를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색을 선정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기술 중심의 사회 속에서는 과하다 싶을 정도의 자극이 함께 한다. 그 속에서 피로감을 느끼는 현대인들을 위해, 팬톤이 선정한 2026년 올해의 컬러는 '클라우드 댄서(Cloud Dancer)'다. 은은하게 피어오르는 듯한 이 부드러운 느낌의 화이트 톤은 따뜻함과 차가움을 동시에 품은 안정적인 컬러다. 또한 차분함, 평온함, 균형감을 상징하며, 시끄러운 세상을 진정시키는 속삭임과 평화를 표현한다. 피로를 느끼는 이들에게 정서적인 안정을 제공하는 동시에 조용한 성찰의 가치를 다시 발견할 수 있게 하는 컬러로, 2026년을 차분하게 이끌 것으로 보인다.

ⓒ https://www.pexels.com/photo/people-visiting-an-aquarium-3907128/
글로벌 트렌드 분석 기관 WGSN은 2026년 올해의 컬러로 '트랜스포머티브 틸(Transformative Teal)'을 발표했다. WGSN은 2026년을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는 해"로 예측하며, 전 사회적으로 높아진 환경 보호에 관한 관심이 반영된 컬러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최근 몇 달간 구글 트렌드에서 '틸(teal)' 색상에 대한 검색량이 전년 대비 9% 증가하는 등 파란색과 녹색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꾸준히 늘었다. 이런 이유들로 차분함을 느낄 수 있는 어두운 파란색과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초록색이 조화를 이루는 컬러가 선정된 것이다. 변화와 새로운 방향을 느끼게 하는 이 컬러는 시대를 선도할 중요한 키 컬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내 손안의 서울
https://mediahub.seoul.go.kr/archives/2016368
2024년부터 매년 올해의 컬러를 선정한 서울시는 2026년 컬러로 '모닝옐로우(Morning Yellow)'를 공개했다. 2024년 '스카이코랄', 2025년 '그린오로라'에 이어 세 번째로 선정된 이 컬러는 '서울시민의 보통의 하루를 여는 아침해'에서 추출한 색이라고 한다. 서울색은 도시와 시민들의 일상과 관심사, 변화를 반영한 것이 특징으로, 이를 위해 시는 사회, 기후, 라이프 스타일 변화를 빅데이터 등으로 분석해 2025년 키워드를 도출했다. 그 결과 2025년은 이상 기후와 디지털 홍수 속 피로감과 더불어 사회적 불확실성 등 잦은 변화가 두드러진 해로 시민들은 '무탈한 일상'과 '내면의 안정'을 바라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를 반영해 서울시는 온라인 및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서울의 아침 해’ 이미지 3천여 건을 수집해 시민이 직접 바라보는 아침해의 색감을 국가기술표준원(KSCA) 기준으로 분석해 안정감과 활력을 동시에 담을 수 있는 색군을 최종 도출했다. 색 개발에는 각 분야의 전문가의 다양한 의견이 반영되었으며, 홍승대 (사)한국조명디자이너협회 회장은 “조명·미디어·모바일 등 다양한 디지털 환경에서도 시인성이 높고, 서울의 야경과도 조화롭게 적용될 수 있는 색”이라고 강조했다.
모닝 옐로우는 서울시청사, 남산 서울타워, DDP, 광화문광장, 세빛섬 등 서울의 주요 명소에서 첫선을 보였으며, 이번에는 원효대교, 청계천 나래교·오간수교와 강남역 미디어폴까지 확대 적용된다. 또한 모닝옐로우를 적용한 각종 굿즈와 패션·생활아이템은 물론 조명과 미디어·모바일 등 디지털 환경에서도 모닝옐로우를 폭넓게 구현해 시민과의 접점을 넓혀 나갈 예정이다.
ⓒ 삼화 페인트 뉴스룸
https://samhwa.com/culture/news
삼화페인트공업 컬러디자인센터는 매년 글로벌 트렌드와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분석해 도출한 키워드 및 컬러 팔레트 '올해의 컬러뉘앙스'를 제시한다. 최근 포스코타워 역삼에서 '2026-27 SHIFT 트렌드 세미나’를 진행했으며, 올해의 컬러 뉘앙스를 기반으로 글로벌 매크로 트렌드,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를 분석해 2026년 CMF(컬러·소재·마감) 디자인 전략을 제시했다.
2026년 컬러늬앙스 키워드는 '라이드 타이드(Ride the Tide)'다. 이는 무경계(無經界)한 물결 속에서 직관과 상상력으로 삶의 방향을 선택하고, 새로운 리듬을 느끼며 자신만의 항로와 속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삼화페인트는 AI 에이전트 등 새로운 물결이 밀려오는 상황에서, 변화를 두려움이 아닌 하나의 리듬으로 바라보며 그 속에 몸을 실어볼 것을 제안하고 있다. 키워드를 표현하기 위해 '스윗 콘(Sweet Corn)', '윈터 스카이(Winter Sky)', '피콕 그린(Peacock Green)', '폰드 블루(Pond Blue)', '피오나 피치(Piona Peach)'가 선정되었다. 각 컬러는 상상력, 유연한 적응, 조화와 연결, 미지의 물결, 진정성 있는 신뢰를 의미한다. 이 컬러들은 향후 전시, 제품 디자인, 공간 디자인, 그래픽 디자인 등 다양한 산업과 브랜드에서 적용될 예정이다.
ⓒ 제비스코 미디어 센터
http://www.jevisco.com/kr/information/media/newsList.do
강남제비스코는 메인 테마를 '품위 있는 열정(Dignified Passion)’으로 정하고, 올해의 컬러로 '다즐링 레드 (Dazzling Red, Best Color Collection SD 1141)'를 선정했다. 강렬함과 절제된 아름다움을 동시에 품은 고급스러운 레드 톤으로,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내면의 에너지와 존재의 힘을 일깨우는 색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강남제비스코 컬러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는 김민기 실장은 "2026 올해의 컬러 '다즐링 레드’는 순간의 강렬함을 넘어 삶을 더욱 깊이 있고 품격 있게 완성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통과 재정의, 용기와 복원의 언어로 표현되는 이 컬러는 삶을 향한 열정을 되살리며 한층 더 품위 있고 강인한 공간 연출을 제안한다. 은은하게 퍼지는 차 한 잔의 온기처럼 절제된 감성을 머금어 공간에 따뜻한 기운을 전하는 동시에, 균형 잡힌 컬러감으로 세련된 분위기를 완성할 수 있는 컬러다. 제비스코는 이 다즐링 레드를 중심으로 한 컬러 팔레트를 통해 공간에 정제된 무게감과 감성적 깊이를 더해 나갈 계획이다.

ⓒ https://www.pexels.com/ko-kr/photo/1191710/
2026년의 컬러들은 서로 다른 기관이 선정했음에도 불구하고, '회복·안정·전환'이라는 공통적인 흐름을 공유한다. 과도한 속도와 불확실성이 일상이 된 사회에서 사람들은 이제 자극보다 균형을, 변화 속에서도 스스로의 리듬을 지키는 방식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인 요구를 반영한 컬러들은 일상에서 안정과 여유를 찾고, 변화 속에서도 스스로의 기준을 세울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다가오는 2026년에 이 색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우리의 감정과 경험, 그리고 도시와 산업의 풍경 속에 어떻게 스며들지 기대해 볼 만하다.
<참고자료>
- 2026년 올해의 컬러: 트랜스포머티브 틸 ㅣ WGSN
- 2026 서울색은 '모닝옐로우'…일상·활력 담은 아침해 빛
- 삼화페인트 2026년 컬러늬앙스 'RIDE THE TIDE (라이드 더 타이드)' 변화를 타다
- 삼화페인트, 트렌드 세미나 성료…2026년 디자인 전략 제시
- 제비스코, 2026 올해의 컬러 ‘다즐링 레드’ 선정
-국민대학교 공업디자인과 졸업
-삼성전자 근무
(현) 두산 두피디아 여행기 여행 작가 / 디자인프레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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