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비통(Louis Vuitton)이 만든 색다른 경험 전시 ‘루이 비통 비저너리 저니 서울(Louis Vuitton Visionary Journeys Seoul)’은 단순한 브랜드 아카이브 전시라고 말하기 어렵다. 루이 비통이 1854년 트렁크 제작에서 출발해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오늘날의 ‘문화 브랜드’로 확장되었는지를 하나의 서사로 풀어내는 이야기가 담긴 전시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더 헤리티지 내 LV 더 플레이스 서울(LV The Place Seoul), 신세계 더 리저브에서 본 전시를 확인할 수 있다. 이 공간은 6층 규모에 전시와 매장, 레스토랑, 카페, 초콜릿 숍이 결합된 루이 비통 복합 문화 공간으로, 아이코닉한 트렁크와 모노그램 캔버스 등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도시에 있는 LV 더 플레이스 중에서 가장 큰 규모로 알려져 있다.
‘루이 비통 비저너리 저니 서울(Louis Vuitton Visionary Journeys Seoul)’의 ‘비저너리(Visionary)’는 선견지명이 있는 사람,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 또는 사물을 뜻하는 표현과 ‘저니(Journey)’의 여행, 여정의 의미를 결합한 이름이다. <여행의 여정>을 통해 루이 비통의 여행과 장인 정신, 헤리티지를 경험하는 문화적 여정을 몰입도 있는 전시를 통해 체험할 수 있다. 메종이 170여 년 동안 이어온 여행의 철학과 창조적 유산을 하나의 서사로 풀어낸 공간인 것이다.
루이 비통 비저너리 저니 서울(Louis Vuitton Visionary Journeys Seoul) 전시장 입구 전경 ©류인혜
전시의 시작은 루이 비통이 1854년 트렁크 제작을 바탕으로 성장한 과정을 보여준다. 모노그램의 기원, 장인의 공방, 아이콘 백의 진화 등을 다양한 공간을 통해 소개하며, 루이 비통의 예술, 디자인, 패션, 음악 분야로의 확장까지 두루 다룬다. 총 12개의 전시 공간을 통해 브랜드의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이다. 트렁크, 모노그램, 패킹 패션 등을 통해 단순히 물건을 만든 것이 아니라, 이동과 경험의 방식을 디자인해 왔음을 알 수 있다.
5층에서 4층으로 이어지는 전시 동선을 따라 루이 비통의 창조와 여행의 서사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전시는 기원 룸에서 시작해 총 6개의 챕터로 이어져 1896년 탄생한 모노그램 캔버스의 진화를 조명하는 역사적인 캔버스, 꾸뛰르와 이동성의 관계를 보여주는 패킹 패션, 기차, 증기선, 자동차 시대를 관통하는 트렁크 아카이브, 극한 환경을 견뎌온 탐험 장비, 그리고 유연한 모노그램 캔버스와 에피 가죽을 통해 완성된 아이콘 백의 발전사를 순차적으로 소개한다.
기원 룸, 루이 비통 유산의 정수를 압축해서 보여주는 밀도 있는 터널식 공간 ©Louis Vuitton
피크닉 룸에서는 미적인 아름다움과 실용성을 모두 갖춘 휴대용 트렁크와 테이블 웨어를 함께 배치하여 야외에 나들이 온 듯 경쾌하고 밝은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각 트렁크는 소유주의 이니셜, 독창적인 모티프, 맞춤 디테일을 통해 개성을 반영하도록 제작되었으며, 초기 이러한 전통을 통해 모든 창작물 역시 유일무이한 제품으로 변모시켰다.
피크닉 룸, 휴대용 트렁크와 테이블 웨어를 배치하여 아름다우면서도 기능성을 갖춘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류인혜
이어서 공방을 재현한 공간에서는 이러한 브랜드의 정체성이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아스니에르 아틀리에를 기반으로 구성된 이 공간에는 가죽, 황동, 캔버스 소재와 함께 장인의 도구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일부는 직접 만져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어지는 테스트 룸에서는 ‘루이즈(Louise)’라는 기계를 통해 트렁크의 내구성을 검증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수천 번의 개폐를 반복하는 시뮬레이션부터 낙하, 하중, 기후 테스트까지 이어지는 장면은 장인 정신을 감성적으로 전달하기보다, 오랜 시간 축적된 기술과 검증의 과정으로 설명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공방을 재현한 공간을 통해 브랜드의 정체성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류인혜
테스트 룸에서는 ‘루이즈(Louise)’라는 기계를 통해 트렁크의 내구성을 검증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Louis Vuitton
전시의 흐름 속에서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장면도 눈에 띈다. 5층과 4층을 연결하는 아트리움에는 한지로 제작된 대형 모노그램 조명 기둥이 설치되어 있는데, 빛이 종이 사이로 은은하게 퍼지며 공간 전체에 부드러운 긴장감을 만든다. 익숙한 모노그램 패턴이 한국적인 재료와 결합되면서, 글로벌 브랜드가 특정 지역에서 어떻게 새로운 감각을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한지로 제작된 대형 모노그램 조명 기둥이 설치되어 있는데, 빛이 종이 사이로 은은하게 퍼지며 공간 전체에 부드러운 긴장감을 만든다. ©Louis Vuitton
이후 이어지는 음악 룸에서는 루이 비통의 또 다른 확장을 확인할 수 있다. 악기 케이스, DJ 박스, 포터블 스피커, iPod 커버 등이 전시된 이 공간은 패션 브랜드가 음악과 사운드 영역까지 자연스럽게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제품군의 확장이 아니라, 브랜드가 다양한 문화적 장면과 연결되는 방식을 제시하는 구성이다.
루이 비통의 다양한 장르로의 확장성을 살펴볼 수 있는 음악 룸에서는 감각적인 공간 연출과 영상으로 인해 오랜시간 머물게 만든다. ©류인혜
‘루이 비통 비저너리 저니 서울’은 겉으로 보면 과거를 총망라하는 전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현재의 이 브랜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데 더 가깝다. 트렁크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모노그램, 패션, 음악, 공간으로 이어지며 확장되고, 그 중심에는 여전히 ‘여행’이라는 개념이 놓여 있다. 다만 여기서의 여행은 더 이상 물리적인 이동에만 머물지 않는다. 브랜드가 만들어내는 경험과 감각, 그리고 그 안에서 형성되는 문화적 흐름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전시는 루이 비통의 과거를 이해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지금의 루이 비통을 체험하는 방식에 가깝다. 관람을 마치고 나면 특정 제품이나 공간의 이미지가 남기 보다는 하나의 브랜드가 어떻게 자신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확장해 나가고 있는지에 대해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다.
<참고 사이트>
<전시 일정>
루이 비통 비저너리 저니 서울(Louis Vuitton Visionary Journeys Seoul)
장 소: 서울 중구 소공로 63 LV 더 플레이스 서울, 신세계 더 리저브
운영시간: 월~목 오전 10시 30분 부터 오후 8시 까지
: 금~일 및 공휴일 오전 10시 30분 부터 오후 8시 30분 까지
*백화점 정기 휴무일 제외
-숙명여자대학교 디자인학부 실내디자인 학사 졸업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실내디자인 석사 졸업
-2023 굿디자인어워드(GD) 심사위원
(현) 삼성문화재단 리움미술관 책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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