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현상재가 운영하는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스페이스 비이(Space B-E)가 학동 갤러리에서 기획 전시 ‘The Language of Architecture: 접합부들(Joints)’을 5월 26일까지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건축의 언어(The Language of Architecture)’ 시리즈의 두 번째 프로젝트로, 이전 전시가 선이라는 요소를 통해 공간을 바라봤다면, 이번에는 그보다 더 미세한 단위인 ‘접합’에 시선을 옮긴다.
건축에서 '접합부'는 대부분 눈에 쉽게 띄지 않는 편이다. 서로 다른 재료가 만나는 지점을 연결하고 있지만 자연스럽게 마감되면서 시선에서 비켜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작은 부분에는 구조를 어떻게 연결할지, 어떤 방식을 선택할지에 대한 판단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사소해 보이지만, 오히려 설계의 의도가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는 지점인 것이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 배경으로 머물렀던 '접합부'를 전면으로 끌어내어 완성된 공간을 보여주기보다, 그 안을 이루는 연결 방식 자체를 하나의 관찰 대상으로 제시한다. 접합은 때로는 감춰지고, 때로는 강조된다. 그리고 예산이나 공정, 사용자 요구와 같은 현실적인 조건이 개입하면서 형태가 변화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접합은 단순한 디테일을 넘어, 프로젝트의 방향을 결정짓는 요소로 작동한다.
다양한 건축사 사무소에서 제시하는 접합부에 대한 고민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윤현상재
참여한 건축가와 스튜디오들은 이 접합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다. 어떤 작업은 재료의 대비를 드러내고, 어떤 작업은 연결 방식을 최소화해 오히려 접합을 지운다.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결과가 다양하게 나타나는 이유는, 접합이 하나의 정답이 아닌 선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만물상(MNML Truck), 'Yello Pearl' 접합의 구조 일부를 가감없이 보여준다. ©윤현상재
전시는 완성된 결과보다 과정에 가까이 다가간다. 접합 모형과 드로잉, 제작 과정의 기록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건축을 하나의 결과물이 아니라 여러 선택이 쌓여 만들어진 흐름으로 보여준다. 관람자는 각각의 디테일을 따라가며, 하나의 공간이 형성되는 과정을 거꾸로 추적하게 된다.
러한 구성은 관람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 큰 스케일의 공간을 한눈에 보는 대신, 작은 단위의 요소를 가까이에서 들여다보게 된다. 재료가 만나는 방식이나 마감의 차이를 인식하는 순간, 평소에는 지나쳤던 건축의 또 다른 층위가 드러난다.
수많은 디테일이 쌓이고 겹쳐져 하나의 완벽한 쓰임새의 구조체를 만든다. ©윤현상재
서로 다른 마감재 나무와 유리의 '접합부' 시공 단면을 보여주는 예시 모형 ©BRIQUE Magazine
전시가 열리는 건물 상층부에는 머티리얼 라이브러리 숍(Material Library Shop)도 함께 운영된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재료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전시에서 다루는 접합의 개념을 보다 구체적인 감각으로 이어서 경험할 수 있다.
접합부는 단순히 재료를 연결하는 기술적인 요소를 넘어, 설계의 의도와 선택이 가장 밀도 높게 드러나는 지점이다. 구조적 필요와 시각적 판단이 동시에 작동하는 이 작은 디테일은 공간의 전체 인상을 결정짓기도 한다. 이러한 시선은 겐고 쿠마(Kengo Kuma)의 작업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는 목재를 잘게 나누고 반복적으로 맞물리게 하여 체결 방식 자체를 하나의 디자인 요소로 만들어낸다. 어쩌면 접합부는 건축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시간이 흐르며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가장 솔직하게 보여주는 부분일지도 모른다.
<참고 자료>
- 윤현상재 https://www.younhyun.com/html/sub05/sub05_0501.php?vType=view&idx=184&page=1
- 브리크 매거진 https://magazine.brique.co/brq-news/yoonhyun-materials-joints-exhibition-seoul/
<전시 일정>
The Language of Architecture: 접합부들 Joints
- 일정: 4월 23일(목) ~ 5월 26일(화)
오전 10시 ~ 오후 6시 (매주 일요일, 월요일 휴관)
- 위치: 윤현상재 Space B-E 3F (강남구 학동로26길 14)
- 참여 작가
에이오에이 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aoa architects 서재원
다이아거날 써츠 Diagonal Thoughts 김사라
김효영 건축사사무소 KHY Architects 김효영, 김보경
삶것(LIFETHINGS)
만물상(MNML Truck)
포인트 아카이브POINT ARCHIVE 심주용
설계회사 SGHS
건축사사무소에스오에이 SoA
스튜디오 씨오엠 Studio COM
-숙명여자대학교 디자인학부 실내디자인 학사 졸업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실내디자인 석사 졸업
-2023 굿디자인어워드(GD) 심사위원
(현) 삼성문화재단 리움미술관 책임 디자이너
·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영리를 목적으로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본 콘텐츠를 블로그, 개인 홈페이지 등에 게재 시에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외부필자에 의해 제공된 콘텐츠의 내용은 designdb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