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경험의 확장, 몽클레르의 퍼피니스(puff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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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클레르(Moncler)가 서울 성수동에서 ‘Have A Puffy Summer’ 팝업을 오픈하여 글로벌 캠페인 ‘퍼피 서머(Puffy Summer)’를 국내에 선보였다. 이번 팝업은 밀라노 디자인 위크(Milan Design Week)에서 공개된 전시의 연장선으로, 브랜드 세계관을 보다 확장된 형태로 구현한 공간이다. 성수동 팝업은 단순한 제품 전시를 넘어, 방문객이 직접 몰입하고 체험할 수 있는 브랜드 경험 중심의 공간으로 기획 되었다. 팝업은 4월 29일 오프닝 이벤트를 시작으로 5월 1일부터 3일까지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되었으며, 몽클레르가 제안하는 여름 시즌의 감각적인 스타일과 브랜드 특유의 창의적인 에너지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몽클레르가 만든 ‘퍼피한 세계’
‘퍼피 서머(Puffy Summer)’ 캠페인은 몽클레르의 시그니처인 ‘퍼피니스(puffiness)’를 여름 시즌에 맞게 새롭게 해석한 프로젝트다. 여기서 여기서 말하는 ‘퍼피한 느낌’은 공식 용어라기보다는 최근 브랜드가 강조하는 폭신하고 포근한 실루엣의 감각을 설명하는 표현에 가깝다. 강아지 퍼피처럼 둥글고 복슬복슬한 볼륨감, 몸을 감싸 보호해주는 듯한 안정감을 말한다. 몽클레르는 기존의 기능성 다운 브랜드 이미지를 넘어서 보다 감각적인 패션 언어로 '퍼피니스'를 확장하고 있다. 숏패딩의 실루엣을 더욱 둥글게 다듬고, 광택감 있는 나일론 소재를 사용하거나 후드와 카라를 과장되게 키우는 방식으로 마치 이불에 감싸인 듯한 포근함을 시각적으로 구현해왔다. 이번 캠페인 역시 가볍고 유연한 실루엣과 경쾌한 컬러 팔레트를 통해 여름 시즌에 맞는 새로운 퍼피니스의 이미지를 제안한다. 배우 제이미 도넌(Jamie Dornan)이 참여해 유쾌한 해양 생물들과 함께 브랜드 특유의 위트 있는 비전을 표현한 점도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몽클레르는 기존의 기능성 다운 브랜드 이미지를 넘어, 보다 감각적인 패션 언어로 '퍼피니스'를 구현하고 있다. ©Moncler
이번 성수동 팝업 공간은 이러한 브랜드의 방향성을 입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외부 파사드에는 거대한 문어 오브제가 설치돼 방문객을 이색적인 수중 세계로 이끈다. 내부 1층에는 고래, 해마, 게, 랍스터, 플라밍고 등 ‘퍼피 서머’를 상징하는 다양한 바다 생물 오브제가 배치되어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를 만든다. 2층은 컬렉션 전시 공간으로 구성되어 몽클레르가 제안하는 여름 스타일링을 보다 집중감 있게 보여준다. 공간 디스플레이 연출 방향은 제품을 단순히 나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오브제와 의상이 함께 어우러져 하나의 장면처럼 느껴지도록 연출했다. 마치 물속에서 천천히 부유하는 듯한 감각을 통해 몽클레르가 말하는 ‘퍼피니스’를 공간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성수동 팝업 현장, '퍼피 서머'를 상징하는 다양한 바다 생물 오브제가 배치되어 생동감 넘치는 공간을 연출했다. ©Moncler
이러한 연출은 앞서 밀라노 디자인 위크(Milan Design Week)에서 선보인 전시와도 연결된다. 당시 몽클레르는 패션과 디자인의 상징적 공간인 10 Corso Como에서 건물 자체를 거대한 생물에게 잠식당한 듯 변형시키는 방식의 설치를 선보였다. 건물 외벽에는 거대한 문어가 건물 전체를 지배하듯 감고 있고, 내부 공간은 ‘부유하는 여름(Floating Summer)’을 콘셉트로 컬러풀한 바다 생물과 의상들이 뒤섞인 채 떠다니는 듯한 장면으로 구성됐다. 제품은 진열대 위에 정돈된 형태로 놓이는 대신 공간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며 하나의 놀이 공간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또한 각 바다 생물 오브제에는 포켓, 스티치, 몽클레르 배지 같은 디테일이 적용돼 브랜드 특유의 패션적 요소를 놓치지 않았다.
밀라노 디자인 위크(Milan Design Week)에서 선보인 10 corso Como 건물 외관 모습 ©Moncler
이번에 진행했던 성수 팝업 공간은 거대한 문어 오브제가 파사드를 장식하며 방문객을 이색적인 수중 세계로 이끈다. 1층에는 고래, 해마, 게, 랍스터, 플라밍고 등 ‘퍼피 서머’를 상징하는 동물 오브제가 배치돼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2층에는 컬렉션 전시 공간을 마련해 몽클레르가 제안하는 여름 스타일링을 보다 집중도 있게 선보인다.
몽클레르가 바다 생물을 주요 모티프로 선택한 이유 역시 흥미롭다. 단순히 귀엽고 유쾌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다운 특유의 감각을 시각적으로 가장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다운은 공기를 머금고 부풀어 오르는 소재이며, 브랜드가 강조하는 퍼피니스 역시 부력과 유동성, 부드러운 움직임과 맞닿아 있다. 문어의 유연한 흐름, 고래의 부유감, 해파리의 부드러운 움직임은 모두 몽클레르가 추구하는 감각을 직관적으로 드러내는 장치다. 최근 럭셔리 브랜드들이 단순히 제품만을 전시하기보다, 공간 전체를 하나의 세계관으로 구축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흐름 속에서 몽클레르 역시 공간과 설치, 오브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브랜드의 감각을 더욱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바다 생물 오브제에는 포켓, 스티치, 몽클레르 배지 같은 디테일이 적용돼 브랜드 특유의 패션적 요소를 노출하여 재미를 더한다. ©Moncler
공간으로 확장되는 럭셔리 브랜드의 새로운 전략
최근 럭셔리 브랜드들은 더 이상 제품 자체만을 보여주는 데 머물지 않는다. 대신 브랜드가 가진 감각과 분위기, 그리고 철학을 하나의 ‘경험’으로 확장시키며 공간 전체를 브랜드 세계관으로 구성하는 방식에 집중하고 있다. 몽클레르가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선보인 “Have a Puffy Summer” 팝업 프로젝트 역시 이러한 흐름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의류를 진열하는 팝업 형태를 넘어, 거대한 오브제와 세트 디자인을 통해 건축과 공간 자체를 브랜드의 언어로 변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건물 외벽을 감싸는 촉수 형태의 구조물과 내부를 채운 부유감 있는 연출은 몽클레르가 지닌 ‘puffy’라는 감각을 시각적·공간적 경험으로 확장시킨다. 관람객은 제품을 바라보는 소비자라기보다, 브랜드가 만들어낸 하나의 장면 속으로 들어가 그 분위기를 직접 체험하는 참여자가 된다. 이제 브랜드는 단순히 제품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브랜드의 감각 안에 머무르고 기억하게 만드는 환경 자체를 디자인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최근 럭셔리 브랜드들이 전시와 공간 연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이유는 단순한 판매를 넘어 브랜드의 이미지를 더욱 강하게 각인시키기 위해서다. 특히 SNS와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는 제품 사진 한 장보다 강렬한 공간 경험이 훨씬 빠르게 공유되고 오래 기억된다. 그래서 설치 미술적인 연출이나 건축적 개입, 감각적인 scenography는 단순한 디스플레이를 넘어 브랜드의 철학과 정체성을 전달하는 중요한 장치로 기능한다.
최근 디자인 위크나 아트 페어에서 럭셔리 브랜드들이 예술가, 건축가, 세트 디자이너와 적극적으로 협업하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브랜드는 더 이상 ‘상품’을 중심으로 소비자와 만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적 경험과 감각적 이미지를 통해 자신들의 세계관을 구축하려 한다. 결국 오늘날의 럭셔리 브랜드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히 무엇을 판매하느냐보다, 어떤 분위기와 감각을 사람들에게 기억시키느냐에 가까워지고 있다.
-숙명여자대학교 디자인학부 실내디자인 학사 졸업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실내디자인 석사 졸업
-2023 굿디자인어워드(GD) 심사위원
(현) 삼성문화재단 리움미술관 책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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