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피로 시대, 감각의 회복을 이끄는 멀티센서리 디자인
분야
등록일
작성자
조회수407
최근 소비 시장에서는 단순히 기능이나 성능을 넘어 '감각(Sensory Experience)' 자체를 소비하는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슬라임을 주무르거나, 말랑이를 반복해서 누르고, 기계식 키보드나 조약돌 키보드의 키감을 즐기며, 클릭 버튼(클리커)이나 왁뿌볼처럼 손으로 반복적인 행동을 하는 제품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러한 제품들은 특별한 목적이나 생산성을 제공하지 않는다. 대신 촉감, 소리, 움직임 같은 단순한 감각 경험을 통해 사용자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심리적 안정감과 만족감을 제공한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이는 현대인이 디지털 환경 속에서 지속적인 정보 과부하와 긴장 상태에 노출되면서, 짧은 순간이라도 몸과 감각을 통해 마음을 회복하려는 욕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 https://www.pexels.com/ko-kr/photo/8617550/
사람의 뇌는 일정한 리듬이나 반복적인 움직임에서 안정감을 느낀다. 손으로 무언가를 계속 누르거나 주무르는 행동은 불안감을 완화하고 긴장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행동을 '셀프 수딩(Self-soothing)' 또는 '감각 조절(Sensory Regulation)'의 한 형태로 설명한다. 슬라임을 늘리고 접는 행동, 말랑이를 반복해서 누르는 행동, 키보드를 타이핑하며 느끼는 일정한 반발력은 모두 사용자가 현재의 감각에 집중하도록 만들며, 이는 일종의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 효과를 만들어낸다. 복잡한 생각에서 잠시 벗어나 손끝의 감각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감소하는 것이다. 이러한 촉각 기반 제품은 단순한 놀이용품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다. 초기에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등 감각 조절이 필요한 사람들의 치료 및 집중력 향상을 지원하는 보조 도구에서 출발했다. 이후 그 효과가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스트레스 완화와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제품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미지 출처 : https://www.pexels.com/ko-kr/photo/6144305/
과거 소비자는 제품의 성능과 효율성을 우선시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제품이 제공하는 '경험'이 구매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조약돌 키보드의 부드러운 키감, 기계식 키보드가 가진 다양한 스위치의 클릭감과 타건음, 클리커와 피젯 토이(Fidget Toy)는 특별한 기능 없이도 반복적인 움직임 자체가 재미와 만족감을 제공한다. 이처럼 제품의 핵심 가치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서 '어떤 감각을 느끼게 하는가'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지 출처 : 인스타그램 ‘말랑이, 왁뿌볼, 클리커, 조약돌키보드’ 검색
이미지 출처 : 인스타그램 ‘말랑이, 왁뿌볼, 클리커, 조약돌키보드’ 검색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람들은 눈과 뇌를 계속 사용하지만 손은 단순히 화면을 터치하는 정도의 제한된 움직임만 반복한다. 이러한 환경은 정신적 피로를 더욱 크게 만든다. 이에 따라 사람들은 오히려 촉감을 적극적으로 자극하는 아날로그적인 경험을 찾기 시작했다. 손으로 직접 만지고 누르고 비틀고 굴리는 행위는 디지털 화면에서는 얻을 수 없는 만족감을 제공한다. 이처럼 감각은 단순한 자극이 아니라 현대인의 스트레스를 회복시키는 하나의 휴식 도구가 되고 있다. 슬라임, 말랑이, 조약돌 키보드, 클릭 버튼 등은 단순한 장난감이나 소품이 아니다. 이들은 빠르고 복잡한 현대사회 속에서 사람들이 잃어버린 감각적 만족과 심리적 안정감을 회복하도록 돕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제품이다. 앞으로 소비자는 더 이상 성능만 뛰어난 제품을 찾지 않을 것이다. 손끝에서 느껴지는 작은 만족, 반복되는 행동이 주는 편안함, 감각을 통해 얻는 심리적 안정감이 새로운 소비 가치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러한 '센서리 힐링(Sensory Healing)' 트렌드는 다양한 산업에서 더욱 확대될 것이다.
이미지 출처 : https://10x10.co.kr/shopping/category_prd.asp?itemid=6888662
문구류에서는 촉감이 좋은 펜과 노트, 생활용품에서는 부드러운 소재와 클릭감이 강조된 제품이 늘어나고 있으며, 패션에서도 만졌을 때 편안함을 주는 소재와 쿠션감 있는 디자인이 주목받고 있다. 또한 자동차 버튼, 스마트폰 액세서리, 게임 컨트롤러, 사무용품 등에서도 촉감과 사용 경험을 차별화 요소로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는 제품의 기능뿐 아니라 촉각, 청각, 움직임을 포함한 멀티센서리(Multi-sensory) 디자인이 브랜드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자료
https://www.pexels.com/
https://www.instagram.com/
https://10x10.co.kr/
-성신여자대학교 통계학과 학사 졸업
-연세대학교 대학원 의류환경학과 석사 졸업
-트렌드 분석 및 컨설팅 회사 인터패션플래닝, 트렌드 분석 연구원 및 컨설턴트
(현) 시선인터내셔널 미샤 정보실 실장
·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영리를 목적으로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본 콘텐츠를 블로그, 개인 홈페이지 등에 게재 시에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외부필자에 의해 제공된 콘텐츠의 내용은 designdb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