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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넘 사진전을 통해본 디자인과 사진.

필자는 지인에게서 얼마전 얻은 표를 가지고 예술의 전당으로 향했다. 마침 휴가기간이라 시간도 많고, 또 어떤 주제가 어울릴까 하는 차에 잘 됐다 싶어 한 두 방울씩 살랑살랑 내리는 비를 맞으며,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 도착해 관람하기 시작했다.

이번 전시는 디자인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듯 보여, 디자인을 같이 엮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디자이너와 사진작가는 어떻게 다를까? 한번 편하게 생각해 보자.

우선 일반적으로 작가의 의도를 표현하는 방법에서 차이가 있을 것이다. 예술과 디자인은 과거와는 달리 현대에 와선 방법론적인 장르가 많이 파괴되어 가고 있기는 하지만, 차이란 엄연히 존재한다.

사진작가는 렌즈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보여지게 할 것인지를 정해진 사각 프레임 속에서 평면결과물로 표현해야만 하고, 반면 디자이너는 자신이 생각한 컨셉과 아이디어를 스케치나 글을 통해 정리하고 그것을 입체물로 만들어 내는 것이 차이 일 것이다.

그리고 닮은 점이라면, 기술을 연마해 그 궁극의 초월한 가치에 도달하게 되면 그것은 곧 예술이 된다는 것이다. 이번 매그넘 사진전처럼 말이다. (얼마 전 독일의 저명한 저술가이자 디자이너인 우타브란데스의 “디자인은 예술이 아니다.”란 책을 읽었는데도 불구하고 난 좀처럼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 궁극의 가치란 것은 무엇인가? 아마도 그 가치란 것은 디자이너도 그렇고 사진작가도 그렇고 인류애와 사랑이 아닐까? 이제는 일반인들에게도 많이 알려져 있는 디자이너인 김영세씨의 저서 이노베이터를 보면, 거기엔 자신이 처음 디자인을 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디자인에 대한 자신의 변화된 생각이 나오는데, 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디자인은 처음엔 상술인줄 알았고, 그 후엔 기술인줄 알았으며, 나중에 와서야 디자인은 인술 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물론 그것은 어느 한 분야에만 국한된 얘기는 아닐 것이다.

어쨌든 서론이 길어졌다. 우선 매그넘이 무엇인지 또 어떻게 이번 전시가 계획되고 전시 되어 졌는지 간략히 살펴보면, 이번 전시는 한겨레신문사 창간 20돌과 건국 60년을 기념해 3년 전부터 기획전시 되었으며, 매그넘 포토스(Magnum Photos)는 독립성과 자유를 위해 1947년 설립된 리포터와 예술가가 융합된 집단, 역사적 상황과 진실을 카메라에 담고 위대한 정신을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세계최고 저널리즘 작가들의 모임이다.

여기서 이번전시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유는 바로 그들 즉, 이방인들이 바라본 한국의 현재 모습을 저마다의 시각으로 담아내었기 때문에 해외의 다른 큰 어떤 전시회보다도 깊은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번 전시회도 역시 그러하듯 작가개인이 가지고 있는 개성과 그 사람의 역사가 사진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대한민국을 위한 기획전이라고 해서 그 작가들의 작품의 주제나 정체성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 작가들의 개성적인 눈으로 프레임으로 피사체를 담았기에, 작가가 전하려고 하는 말은 일관되게 보이고 있다.

사진전을 보며 사진은 우연한 기회이지만 그것은 역사가 될수도 있다는 것과 또한 사진은 사회와 시대적 아픔도 함께 그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를 들어 분단의 아픔이나 파괴된 숭례문 같은 것들을 말이다.

매그넘작가들에 의하면, 그들의 임무는 본질적으로 신뢰하고자 노력하는 진보적이고 도덕적인 보편성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하며, 이런 신념을 바탕으로 매그넘은 기록의 도덕적 힘에 의지하고 있으며. 매그넘의 사진은 타자 간의 거리, 들리는 비명소리와 들리지 않는 비명소리의 거리, 도움을 받은 손과 도움을 받지 못한 손의 거리를 기록해 오고 있다. 또 그 결과로서, 지난 수십 년에 걸쳐 안전 지대와 위험 지대의 윤리적 거리가 시각적으로 증언될 수 있었다.

사진전을 관람하는 내내 매그넘은 이탈리아의 유명한 디자이너 알렉산드로 멘디니가 주축이 되어 만들어졌던 실험적 디자인 모임인 멤피스 디자인 그룹이 생각났다. 매그넘과 같이 현실적인 한계를 뛰어 넘어 디자인 그 이상의 가치를 보여주고자 했던 바로 그것과 깊은 관계가 있어 보였다.

자 이제 누구나 그 감동을 느끼길 원한다면, 한번 가보길 바란다. 매그넘 사진전이 디자이너의 눈을 활짝 열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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