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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치유하는 디자인

몇 일전 신문에서 ‘스트레스’라는 말이 일본에서 가장 익숙한 외국어로 1위를 했다는 기사를 접한 일이 있다. 한편으로는 동의를 하면서도 씁쓸함을 느끼게 하는 짤막한 기사였다. 아마도 이 같은 결과는 직장생활을 삶의 중심으로 여겨온 많은 사람들의 단면을 보여주는 예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년에 산 컴퓨터보다 더 업그레이드 된 새로운 올해의 컴퓨터를 바라보면서 내년까지 기다렸다 사야할지 고민하게 되는 게 급속도로 변하는 요새 우리네 현실이다. 그만큼 우리가 사는 시대는 초를 다투어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그런 복잡하고 바쁜 생활 속에서 우리가 가장 많이 느끼는 것이 ‘스트레스’라는 사실은 어찌 보면 당연한 모습일 수도 있다.

20세기가 품질과 가격으로 승부하는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디자인으로 승부하는 시대란다. 원래 디자인이란 아주 오래 전부터 존재해 왔고 그 궁극적인 목적은 우리의 생활을 풍요롭고 윤택하게 그리고 좀 더 편리하게 만들어주는데 그 의의가 있었다.
과거의 디자인이 투박하고 일차적인 것들을 눈과 마음을 즐겁고 풍요롭게 해주는 게 디자인의 목적이었다면 너무나 많은 아름다운 것들로 채워져 있는 지금의 디자인은 어떤 차별화를 통해서 사람들의 생활을 풍요롭게 만들어 나가고 있을까?

빠르게 돌아가는 시간 속에서 불안감과 강박관념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를 안고 살아가
는 현대인들에게 위로가 되는 디자인들은 과연 어떤 것들일까?
그렇듯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가는 시대에 발 맞춰 마음을 치유하는 아니 치유해 준다는 디자인과 운동 음악들이 속속들이 눈에 띄고 있다. 많은 연예인들의 홍보로 이미 많이 알려진 요가, 서점에 나가보면 책들의 한 코너가 요가에 관한 책들로 수북히 쌓여 있을 만큼 요가에 대한 관심을 날로 커지고 있다.

한 편에 자리를 잡은 안정을 주는 음악들, 미술치료에 대한 관심의 증가 이렇게 눈에 띄게 스트레스에 찌든 우리들의 마음을 치유해 주겠노라 하는 것들 이외에도 우리는 알게 모르게 많은 제품들로부터 찌든 우리의 마음을 위로 받고 있는 것이다.

테러와 전쟁 그리고 그 밖의 것들로 인해 우리는 그 어느 때 보다도 따뜻한 손길에 대한 욕구가 늘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그 한 예로 몇 몇 코스메틱사의 제품들은 눈길을 끄는 제품의 이름들로 그런 시대의 성향을 나타내고 있다. 한 코스메틱사는 ‘Peace of Mind'(마음의 평화)라는 이름의 하얀색 박하 맛 풍선껌을 매장마다 비치하여 동전을 넣으면 하나씩 나오는 형식으로 이용, 프로모션의 한가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다.
그냥 껌이 아니라 ’마음의 평화‘를 주는 껌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이 회사가 추구하는 모토인 것이다. 이 얼마나 감성적인 접근인가? 신선하고 기분 좋은 아이디어 아닌가? 이 밖의 제품들도 Mind Clearing(마음정리)을 비롯하여 이런 종류의 이름을 가진 제품들로 매장을 채우고 있다.

philosophy(필로소피)라는 회사 역시 긍정적인 메시지를 제공하는 코스메틱 종류의 하나로서 The Great Awakening(커다란 깨달음) Help me!(헬프 미)등 코스메틱 제품으로서는 특이한 이름의 제품들 색다른 각도의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어떻게 보면 특이하면서 새로운 감성 접근 방식의 이 제품들은 의아하게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것들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진짜 이 작은 껌 하나 혹은 로션이 그들에게 마음의 평화를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나는 그것이 아니라 단지 그들은 그런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주는 제품들에 애정과 고마움을 느끼는 것이다.
한 예로 peace of mind(마음의 평화)라는 이름의 코스메틱 제품은 9.11이후에 약 75%이상이나 늘어났다고 한다.

그 밖에도 유머로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알레시’의 제품들 또한 그런 디자인의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알레시는 접시와 주전자, 팬 등 주방 기구뿐만 아니라 벽시계에 이르기까지 기능적이면서 미적 감각이 뛰어난 생활용품들을 연평균 20여종 이상 출시한다.

디자인이 경쟁력인 시대에 감성마저 자극하여 웃음을 선사하는 디자인이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또한 굳이 상업적이 아니더라도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책의 장르가 있으니 그게 바로 아트북이라는 것이다.
처음 아트북이 나왔을 때 사람들은 “이게 무슨 책이야? 왜 이리 비싸?”라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 많은 사람들이 이미 외국에서는 자리를 잡은 아트북이라는 장르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책이지만 눈으로 읽기보다는 마음으로 보고 느끼는 책이 아트북이다. 한마디로 만든 사람이 보내고자 하는 메시지를 책을 보면서 그냥 느끼는 것이다. 이 밖에도 레스토랑, 카페 역시 어디에서든지 볼 수 있는 체인점 보다는 커스터마이즈 되어있는 장소를 선호하는 경향이 늘어가고 있다.

나를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 시켜주고 또 그런 개인의 욕구를 채워주는 곳들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저 밥 한끼 차 한잔을 먹기 위한 곳이 아닌 말이다.

아마도 "NOW" 라는 시대는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르고 격렬하게 변하는 시대 일 것이다.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시간적, 공간적 경계가 사라져버린 세계가 우리 삶의 일부가 되어가면서 우리는 좀더 감성적인 또 좀더 긴 감동을 줄 수 있는 것들을 원하고 있다.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길을 걷는 사람들 속에서 매번 뒤떨어져서는 안 된다는 강박관념 속에서 우리는 아마도 많게 혹은 적게 스트레스라는 유행병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누구나 이렇게 빨리 돌아가는 사회 속에서 넘쳐나는 정보의 과잉공급 속에서 싫증을 느끼지 않을 사람은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어쩌면 세심한 터치로 디자인에 또 자상한 컨셉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들에 열광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내일은 또 어떤 감성적인 디자인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디자인을 접하게 될지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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