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은 사람이다. 사람은 두개의 눈을 가지고 있다. 그 두 개의 눈과 생각하는 뇌의 사이에 연결된 신경줄기가 있다. 뇌는 신경줄기를 통해서 두 눈이 감지한 피사체의 신호를 3차원으로 펼쳐서 아름다움을 느낀다. 사람이 두 눈을 가지고 느끼는 피사체의 아름다움은 좌우 균형, 색의 청탁, 빛의 명암, 선의 굵기, 윤관석의 모양, 그리고 모양의 움직임과 같은 파라미터들로부터 나온다. 아름다움을 느끼고 메모리에 저장하는 기능은 뇌의 본능이다.

사람이 사람을 매번 확인하고 인지하는 가장 좋은 수단이 얼굴이기 때문에 사람이 두 눈은 얼굴을 볼 때마다 얼굴의 범위안에 자리하고 있는 눈, 코, 입, 귀, 눈썹, 볼, 이마, 머리카락, 목, 안광 그리고 보조개까지 아름다움의 파라미터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매력을 서로 바라보는 사람이 상대방을 느낀다. 거기에 눈빛이 마주치게 되는 순간 매력은 극도로 증폭되고, 그 매력을 느낀 상대방은 말문이 막히거나 가슴이 벌렁거리는 감동과 함께 잊지못할 하나의 장면을 자신의 기억속에 새기게 된다.

이와 같이 아름다움은 경우에 따라서 평생 느끼는 사람의 기억속에 간직된다. 그러므로 고객에게 매력을 풍기는 제품과 서비스가 명품이 되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은 서로 대화를 한다. 대화속에서 칭찬과 추천은 좋은 소문으로 둔갑하고,그 좋은 소문이 발이 없어도 천리를 가게 된다. 명품이 지닌 아름다움은 그 만큼 세상의 구석구석까지 비록 말과 글은 다르고 사람마다 전달되는 속도는 달라도 결국 사람의 입과 글에 의해서 전파된다. 그리고 당대에 끝나지 않은 경우에는 그 명성이 후대에 까지 이어진다.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라는 명언은 아름다움의 한 생애가 인간의 생애보다 길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그 예술의 창조자가 바로 사람이라는 점이다. 아름다운 삶이란 아름다운 얼굴만큼이나 사람과 사람에 의하여 널리 전파된다. 아름다운 얼굴이 나이를 먹으면서 주름살을 얻게 되듯이 아름다운 삶도 사람들의 바램과 달리 시간속에서 변질되는 경우가 오히려 더욱 많다. 그만큼 일관성이나 지조를 그 사람의 행동이나 사상속에 고착시키면서 유지 보존시키는 일이 어렵고, 어쩌면 아름다운 삶을 바라보던 사람들의 시대적 잣대가 변질되는 경우도 많다.

그렇지만 어느 기간이든 일단 아름다움으로 인정되는 순간부터 그 아름다움이 소멸되기까지는 상당한 사람들이 인기와 부러움과 질투를 받게 마련이다. 오직 사람들의 질투를 받지 않는 대상은 바로 말이없는 대자연이다. 사람은 대자연속의 생물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모두 대자연의 혜택을 입고 살아가고, 대자연의 외경스러운 자태와 변화로부터 때로는 불가항력적인 두려움마저 느끼게 된다.

그렇게 아름다움은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모두 대자연을 닮기를 은근히 고객들로부터 기대되기도 한다. 전래되어 온 문양, 그림, 풍속, 문학, 음악, 그리고 놀이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전통과 관습속의 자연적인 아름다움은 설날과 같은 명절의 풍습속에도 고스란이 보존되어 있다.

'아름답게 살자'를 가훈으로 정한 다음날부터 지금까지 필자는 한번도 스스로 정한 가훈에 불만을 가져본 적이 없다. 나의 음성, 나의 외모, 나의 얼굴, 나의 몸짓, 나의 습관, 나의 서정시, 나의 소설, 나의 음악, 나의 논문, 나의 IT연구개발품, 나의 IT기술, 나의 사랑, 나의 섹스, 나의 학교성적, 그리고 나의 그림에 이르기까지 아름다움을 보존하고 빛내려고 항상 노력하고 있다.

아름다움의 매력은 그 사람이 죽어서 더욱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아 빛을 내고 길이길이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되는 경우가 많다. 바로 그와 같은 불멸의 감동을 고객들로부터 얻어낼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창조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므로 아름다운 디자이너들은 고객이 감동할때까지 그 까다로운 요구에 자신의 인생을 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