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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조금만 더 생각해 보는게 어때요?

학교를 가는 길에 문득 쇼윈도를 쳐다볼 때면, 이것저것... 휴대폰, 전자기기, 신발, 옷, 그러다 학생복이 걸린 쇼윈도를 보게 됩니다. 색 바랜 2년 전 포스터에서 얼마 전에 갖다 놓은 것 같은 포스터까지. 언제나 봐오던 것들이지만, 한 번 더 보게 됩니다. 예쁜 얼굴, 멋진 표정, 갖가지 몸짓들... 정말 폼생폼사의 멋진 세계가 있죠. 하지만 "왠지 지겨운걸?"하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2년 전이나 3년 전이나 지금이나 얼굴이 달라지고 포즈가 약산 세련되어진 것 빼고는 바뀐 게 없으니까요. 어디선가 다들 한 번쯤은 본 것 같은 얼굴들... 아무튼 멋진 모델들의 밝고 활기찬 모습과 장난끼어린 남자모델들의 포즈까지 모든 것이 천편일률이라는 사자성어를 위해 존재하는 것 같더군요.

"보고 멋있으니 끌린다."

광고라는 게 원래 그런 것이죠. 소비자의 소비욕구를 이리저리 찌르면서 자극하면 되니까. 멋진 탤런트와 모델들... 눈이 끌리긴 하지만, (특히 예쁜 여자모델들을 보면 더 그렇구요.) 왠지 지겨운 그래서 덤덤한 그런 느낌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나보다. 무엇을 말하려는지 너무 뻔하게 보이니까요.

"나 따라 해봐요! 요렇게..."


그 학생복을 입으면 마치 나도 그렇게 변할 것 같은 느낌? 이것저것 구미에 당기는 이벤트들에서 느끼는 재미? 나를 가져보라고 이리저리 외치지만, 그 브랜드의 학생복을 사 입는 학교와 학생들이 얼마나 많은데... 다들 그렇게 멋지게 변하던가? 멋진 그리고 모두 똑같은, 나? 따라하지 못하는 사람은 뭔가 부족한 사람이 되어버리는 시스템.

'어차피 광고는 광고.'

하지만 왠지 모를 껄적지근한 찜찜함을 남기는 것은 왜 그런지... 소비자에게 던져지는 '나'. 내가 가질 수 있는, 하지만 너무나 많은 그리고 똑같은 개성, 단지 멋진, 예쁘게 꾸며지고 개구쟁이 같은 수많은 나... 그리고 그러한 것들로 서서히 서열 비스한 것이 정해져 버리는 것은 단지 지금 우리의 문화가 천박하기 때문일까?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이 자신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것이 겨우 그것뿐일까? '나'라는 존재의 가치가 단순히 내가 걸칠 수 있는 옷에서, 혹은 여러 가지 악세서리 제품들을 보여주는 것에서 찾아야 하는 그런 것일까?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모두다 아는 이야기들...마치 짜고 치는 고스톱같은 광고전략과 소비.'

단순한 광고일뿐인데, 거기에 대해서 나 혼자 너무 심각해지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얼짱, 몸짱의 모델이 입은 저 학생복에 내 얼굴을 집어넣고 내 몸매로 저 학생복을 입어 본다는 생각을 한 번 해본다면? 백마디 말보다는 그것이 모든 것을 설명해주는 것이죠. 수많은 소비자들에게 그들은 내가 아니니까.

나라는 것, 개성이라는 것 그리고 그 표현은 여러 가지가 될 수 있겠죠. 위에서 말한 학생복이든, 휴대폰, 오토바이, 명품, 그 무엇이든, 그것은 나를 남에게 드러내고 내 취향을 남에게 알려주지만 그것이 나 일 수 없다면? 단지 바라봐야만 하는 것이라면? 광고는 우리에게 탄탈루스의 저주일 뿐이겠죠.

생각을 바꿔보면 어떨까? 소비자를 단지 판매를 위한 시장으로서 보고 '이런 모습이 멋진거야, 이게 너야'라고 하기 전에 소비자를 인격을 가진 존재로서 바라봐주면 안될까? 소비자의 얼굴이 포스터에 실리고 소비자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어서는 안될까? 소비자와 대화하고 인격체로서의 만남을 전제로 하는 광고전략은 불가능한 걸까? 어린 소비자들은 그저 멋진 이상형만이 필요한 것일까요.

'저희는 당신의 이러저러한 생각들을 존중합니다'라는 광고전략을 사용하지 못할 것도 없는 타겟일텐데... 홈페이지의 이벤트같은 표피적인 것을 떠나서 광고전략 자체를 그렇게 바꿀 수는 없는 것일까?

이미 기업의 이미지 광고는 그러한 전략들을 간혹 사용하고 있죠. 그러한 광고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그것을 바라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하지만 청소년들이 주 소비자층인 제품군에서는 그런 전략들을 보기가 어렵네요. 청소년들을 너무 단순하게 바라보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설마 조삼모사의 원숭이 정도로 보는 것은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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