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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과 문화 이야기- 동서양의 미에 대한 관점 차이


르네상스 시대의 문화의 발전과 현재 이탈리아의 예술적 디자인이 관련성이 있는가. 디자인과 문화의 관계는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필연적인 연계성을 너무 많이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그 나라의 속성과 철학이 고스란히 디자인에 투영되는 경우가 많고 그래야만 디자인이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디자이너가 자국의 문화 정체성을 살린 디자인을 좋아한다. 디자인은 예술이 아니기 때문에 그 나라의 미적 감각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마치 문화의 우열을 가릴 수 없듯, 한 나라의 미의식에 우열을 가릴 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문화적 부재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독자적인 정체성을 가진 디자인을 만든 것이 좋은 예일 것이다. 단지 디자인 역량의 차이는 현재 문화를 재해석하는 방식과 여기서 언급할 예술과 미에 대한 그 나라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

아름다움에 대한 태도는 각 나라의 문화에 따라 달라 질 수도 있다. 여성의 아름다움을 절대적인 미의 가치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그 문화의 선호 기준에 따라 다르게 평가할 수 있는 것이다. 동양에서 보통 복스러운 여인을 미인으로 치는 이유는 아마도 순종적인 여인상에 높은 가치를 두고 편안한 것을 중시하기 때문일 것이다.

동양과 서양은 아름다운 여성에 대한 인식과 태도에 큰 차이를 보이는데 동양 사상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공자의 경우, 미를 도덕성의 관점에서 바라보았다. 공자가 말한 미는 엄격하게 말해서 모두 도덕적 범주에 속하지만, 미학 범주의 미와도 일정한 연계를 가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미와 선이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서양에서도 감각적 쾌락만을 중시하는 미를 경계해 왔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인간의 신체에서 비례를 만들어 낼만큼 객관적인 잣대를 만드는 데에 힘써왔다는 것이다. 둘 다 미의 쾌락적 감각을 경시했지만 서양은 완벽한 미의 이데아를 추구하였고 동양은 미 자체보다는 도덕성이나 예, 그리고 그것에 담긴 내용을 중시한 것이다.

서양의 디자인이 동양에 비해서 발전한 것은 미의 객관적인 잣대를 세웠다는 것이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객관적인 잣대를 세워놓고 그것에 맞추려 한다면 정체되어 디자인 발전에 큰 장애요소가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디자인 발전에 있어서 정체된 미의식보다는 동양의 유연성 있는 미의식이 훨씬 낫다고 말할 수 있다. 단지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미에 대한 동양과 서양의 태도의 차이점이다.

서양의 디자인이 발전한 직접적인 이유는 서양 미술사에서 살펴 볼 수 있는데 19세기 말 절대적인 미에 대한 잣대에 회의감이 생기면서 여러 가지 화풍이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그에 비해 동양의 화풍이 이처럼 다양하게 발전되지 못한 이유는 미술에서 보여지는 것이 그림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내면에 들어있는 화가의 의도를 중요시 여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그들은 더 나은 아름다움을 표현해 내기 위하여 야수파, 표현주의, 입체주의의 다양한 화법이 출현하게 되었고 그 이후 현대 미술은 상상력의 세계에 절대적 권위를 부여하여 이미지에 대한 해방으로 기이한 것, 낯선 것, 일상성의 논리가 지배하지 않은 것 등을 표현하였다.

서양이 19세기 말 20세기까지 발전되어 온 예술이 현재의 디자이너가 작품을 만드는 태도를 결정지어 준 토대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는 대중에게 철학이나 형식만큼 중요한 것이 美, 즉 시각적인 아름다움이다. 서양의 입맛에 맞는 경향으로 디자인과 예술이 흘러간다고 비판할 수도 있겠지만 문화라는 것은 힘의 논리로 지배하기 힘든 부분이다. 그것은 대중들이 원하는 것이고 대중이 원하지 않는 디자인은 바로 도태되어 버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일전에 잡지를 보면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베네통의 흑인 여성과 모델로 유명한 스테파니 중 어느 여성이 아름다운지 조사했더니 거의 만장일치로 스테파니를 꼽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라나 시대마다 미의 기준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상대적이라고 비약시킨다. 하지만 갓 태어난 아기조차 아름다운 여성을 더 많이 쳐다보는 것으로 보아 아름다움에 대한 지향은 인간 본연의 본성일 뿐만 아니라 그 미의 기준이 어느 정도는 공통성을 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술은 항상 솔직해야 하는 그 무엇이다’ 마샬 맥루언의 이러한 평범한 말을 ‘디자인은 항상 솔직해야 하는 그 무엇이다’ 라는 말로 바꾸어 볼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동양의 미의식을 서양의 미의식으로 대체할 필요는 없지만 미에 대한 태도는 변화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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