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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누가 잘 따라하나?

물론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그러나 그렇게 봐도 좋을 만큼 아래의 사실은 우리를 놀라게 한다.

우리나라의 많은 공기청정기 들이 일본의 유명한 그것들과 유사한 것은 단순히 우연일까?
대답은 [No]이다.
아래의 그림들은 눈에 띄는 대표적 사례만을 짝 지운 것이다.

이것을 단순히 우연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특히, 첫번째 경우를 보면, 모두 앞 판, 본 몸체, 뒤 몸체와 받침구조, 이렇게 4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국내업체의 그 형상은 기이하다. 어딘가 어색해 보이며, 특히 왼편의 일본기업의 그것을 어떻게든 바꾸어 보려 했던 노력이 역력히 나타난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국내 두 제품은 버튼 생김새가 같다. 자세히 보면 앞 판과 컬러만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어쨌든 결론은 국내업체에서 겉모습을 [베껴] 출시한 제품이라는 것이다.

제품에서 중요한 것은 충실한 기능은 물론이요, 구조에 합당한 [독창적인]디자인과 그에 따른 서비스까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잘 팔아보려는 생각으로 베끼는 디자인에 연연하며 언제나 1등의 뒤를 좆는 것은 영원한 2류가 될 것이 분명하다.
바꾸어 말하면, 우리나라 공기 청정기 업계는 계속해서 일본의 히트상품이 바뀌기 만을 바랄 수밖에 없다.
왜? 그래야 또 얼굴만 약간 바꾸어서 생산하지요~

혹자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공기청정기에 들어가는 필터를 비롯하여 구조에 필요한 요소들에는 기본적인 치수가 한계가 있지 않은가? 그렇기 때문에 스케일이 비슷하게 되어 모두 베낀 것이라고 오해하는 것은 아닐까?”

그럴 수도 있다. 아니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이 자존심 덜 상한다.
그래, 기술과 원료를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어쩔 수 밖에 없어……… 라고 생각해볼까?
그러나 정말 그렇다면, 한계가 있는 것이라면 국내의 그 모든 잘생기고 예쁜 공기청정기들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하다는 말인가? 물론 아니라는 것을 누구나 안다.

무엇이 문제인가, 바로 [디자인 비용]이다.
기업들은 디자인 비용이 생산에 있어 제일 큰 변수가 되는데, 즉 디자인에 따라 설계비와 금형비용이 크게 달라진다. 디자인에 과감히 투자하여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여 시장에 내놓으면, 고객들은 그것을 평가하고 구매력을 행사하게 되는데, 여기엔 기업의 위험이 따른다.
“대박이냐, 도산이냐”
물론 잘 된 디자인이라면 걱정이 없겠지만, 시장에 내놓기 이전엔 그것[잘되었다는 기준]마저도 각자의 주관적인 판단이기 때문에,[특히 CEO의 안목이 가장 큰 판단력을 행사한다.] 위험요소는 붙어있기 마련이다.
더욱이 이것이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디자인이라면 그 자체가 도박이 될 수 있다.

경제가 어려울 때일수록 기업들은 모험을 싫어하며 그것을 회피하려 한다. 가장 안전하며 순탄한 길, 흔히 말해 [ 안전빵 ]으로 가고 싶어하는 것이다. 아무런 분석과 시장조사 없이 우리나라 중소 기업들이 돈 넘쳐 흘러서 혁신적인 디자인에 “그래 바로 이거야!! 딱이야!!”라고 흥분해서 과감히 [올 인] 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너무 과장이었지만, 그만큼 신중하게 생각하게 되고 모험은 피하는 분위기란 것을 설명하는 것이다.

CEO는 생각한다. 신제품을 출시는 해야 하겠는데, 디자인업체에 맡기려니 돈이 너무 많이 든다. 투자비용을 최소화 하면서 많이 팔아먹을 방법이 없을까?
CEO는 고민한다. 그러다 머리 속 한 켠에서 기막힌 구세주가 등장한다.
“일본에 예쁜 공기청정기가 있는데, 그걸 인상만 약간 바꾸어서 출시해, 그건 결코 모방이 아냐, 약간 이용하는 거지, 결코 나쁜 짓이 아냐, 컬러와 재질만 조정하면 완전히 다른 제품이 되는 거야”
CEO는 행복하다.
‘이렇게 기막힌 생각을 왜 못하고 있었지? ‘무릎을 탁 치며 활짝 웃음짓는다.
그리고는 기획실장에게 전화한다.
“어, 최실장, 우리 기획하는 신제품 , xxx업체(중소디자인업체)에 전화해서 일본 S제품 xx모델 변형해서 일주일 이내로 시안 주문해!”

과연 이 CEO가 했던 생각이 기막힌 생각이었을까?
아마 위의 제품을 출시한 기업의 CEO 모두가 작년 말~올해 초에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올해 출시된 제품들인 것을 보면 말이다. 그것도 비슷한 시기에,]

카피디자인..이것들이 과연 이 CEO에게 [대박]을 가져올까?
잘 된 디자인[good-design]이 가지고 있는 것 중의 아주 중요한 하나는 그가 가지고 있는 범위 내에서의 가장 적합한 비례와 형태일 것이다. 그것으로 인상이 결정되고 그 다음이 컬러와 재질이 인상에 영향을 미친다.
이 것을 변형시키고 조정하는 것은 베끼는 사람의 진정한 도[道]가 아닐 것이다.
이 말인 즉슨, 카피 디자인이라는 것의 가장 중요한 목적[클라이언트의 그것]이 그 제품이 가지는 아름다움과 이미지를 이용하여 안전하게 돈을 벌어들이려는 것 일 텐데, 고유의 비례를 벗어나게 되면, 이미지는 깨어지고, 아름다움은 온데 간데 없게 된다.
그렇다고 비례를 그대로 이용하면 너무나 베낀 티(?)가 많이 나기 때문에 차마(주위의 시선이 두려워) 그렇게 하진 못한다.

그리하여 결국엔, 이른바 ‘돌연변이’가 나타나게 되는 것인데, 이것은 사람으로 말하면 ‘유명 연예인을 닮기 위해 불법 성형 수술하다 망친’ 것으로 비유하면 적절할까.
사람도 각자의 비례와 이미지에 어울리는 눈, 코, 입이 있다. 그것을 무리하게 변형시키면 그 자연스러움이 일그러지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아름답게 하려다 오버[over]되고, 그 부담스러운 형상에 지레 당황한 시술 의사는 비용을 좀 더 디스카운트[할인]해준다고 어르게(?) 된다.

한편, 기업은 쉬운 방법으로 대박을 기대하지만 태어나는 것은 비례가 무너진 돌연변이이다. 당황한 CEO. 하지만 아직 히든카드가 있다. 바로 개발비와 디자인 비용을 절약한 데에서 오는 ‘가격’ 경쟁력. 경쟁사보다 싸게 시장에 내어놓게 되면 아무래도 경쟁력이 있다는 생각에서 기업은 미소를 짓는다.

하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났다. 요즘의 소비자들은 눈이 높다. 값싸면 장땡인 시대는 오래 전에 물 건너(?)갔다. 이젠 상품 자체의 질과 더불어 디자인, 그리고 그로 인한 기업의 이미지마저도 확연하게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다. 이것저것 베끼기만 하다가는 기업의 정체성은 갈 곳이 없고, 그로 인해 독자적인 브랜드의 이미지를 유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소비자는 멀어져 간다.

사람이 ‘[유명스타의 그것을 닮기 위해]성형하다 망친’ 것이 부담스럽고 이상하듯, 소비자들은 제품의 그것도 마찬가지로 느낄 것이다.
심지어 이 녀석들은 유명영화의 제목을 패러디한 [에로비디오]와 같은 취급을 받게 될 지도 모른다.

위와 같은 기업의 CEO분들이 명심해야 할 또 한가지.
불법 성형하다 망친 사람들에겐 두 가지 길이 있다는 것.

만족할 때까지 [재수술]을 받거나,
그냥 [망친] 채로 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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