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잠들기까지 우리는
白艸 박승창
깨어나 누워 있을 땐
일어나 앉으려 하고
일어나 앉아 있을 땐
하늘을 향해 서려 하고
땅을 딛고 서있을 땐
발길 닿는 대로 걸으려 한다.
혼자서 걷는 길
어느 순간 외로움을 느낄 땐
사랑에 눈뜨려 하고
차지하려 한 것과
떠나가려 하는 것 사이에 서서
애증의 수많은 후회
선량한 마음에 새기려 할 땐
그나마 떨구어진 고개
인연의 칼날 위에 서서
남은 이별의 아픔마저 안으려 한다.
품어도 품어도 팔이 모자라는 세상
사람
사랑 사랑 그리고...
미친 듯이 몰두하며 써버리는 하루
대낮의 마지막이 가까워 올 때는
말없는 하늘에
빨간 석양만이 유난하다.
누웠다가
일어나 앉았다가 서고
걷다가 멈추어
앉았다가 다시 누우려 하면
어느새 그때 그 시절은 없어졌는지
낯선 터 낯선 인연 낯선 사랑...
애쓰며
같은 하늘 아래에 살아왔기에
편안하게 누워
다시 잠들려고 할 때에는
머리 위로 흐르는 세월과 구름
바람과 빗속에서
나풀거리며 날아다닌 꿈
고독한 영혼 속에 담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