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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함의 매력(5)

섹시함의 매력(IV)


IT비즈니스닥터 박승창의 디자인 이야기
2004 DesignDB.com 5월호

스승의 날 다음날 오후 2시경, 나는 TV의 모 음악 프로그램에서 가수 장나라씨가 나와서 자기를 소개하고 있는 장면을 시청하고 있었는데, 그녀가 자신의 건강미, 귀여움, 그리고 섹시함을 웃으면서 설명했다. 그리고, 밤 11시 경에 명화극장을 보기 위하여 채널을 찾던 중에 홈쇼핑 광고 방송의 한 장면을 보게 되었는데, 여성의 속옷을 홍보하는 마네킹의 히프 부위에 카메라는 멈추어서 한참 동안 섹시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잠깐 동안이었지만, 그 장면을 보고나서 곧바로 나는 채널을 돌려가며 심야 영화 중에서 섹스 글씨가 들어가는 제목의 영화만을 찾았더니, 어느 채널에선가 [섹스와 시티2]라는 제목의 영화가 상영 중이었고, 여배우의 하얀 두 다리가 남자 배우의 어깨에 각각 걸쳐진 채로 [우~우~] 라는 소리를 토해내고 있었다. 나는 그 장면에서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는 순간 내 본능의 즐거움을 가지게 되었다.
어떤 날에는, 내 휴대폰에 [오빠, 우리 은밀한 대화를 할까?]하는 메시지와 그녀의 전화번호라는 것이 나타나 일에 열중하고 있던 나의 정신에 자극을 주는 상황에서, 나는 혼잣말로 [참! 재밌는 세상이로군..] 뇌까리곤 한다. 내가 길을 걷거나 영화를 보거나 고속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순간에도 갑자기 [섹스에 대한 노크를 해도 되겠습니까?]라고 묻지도 않는 무례함(?)으로 나의 본능을 시험하려 드는 것이 요즈음 콘텐츠이다.
언젠가 내가 아는 모 교수님께서 요즈음의 시류를 한 마디로 지탄하시면서 ‘요즈음엔 이쁜 것들이 문제야’라고 말씀하셨다. 이쁜 것들은 제품, 여자, 남자, 강아지, 고양이, 꽃, 그리고 여성들의 화장품 외에도 너무너무 많아서 항상 눈과 귀와 본능이 즐겁다. 음악을 들어도 아주 섹시한 음색으로 신음소리까지 넣어서 고객들을 불러내는 상술이 범람하고 있고, 인터넷에 들어가면 스팸 속에는 반드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섹스 메일들이 있다.
우리들은 매스 미디어인 신문, TV, 잡지, 인터넷, 라디오, 그리고 휴대폰에 이르기까지 과거와 다른 개방적일 수 밖에 없도록 우리의 감추고 싶고 거부하고픈 심리를 항복시키는(?) 섹스라는 콘텐츠 홍수 속에 살고 있다. 그 만큼 본능과 감성에 호소하여야 상품이 팔리는 고객창조 고민의 시대가 지속되고 있다. 어쩌면, 이러한 섹시함의 매력들이 넘치는 사회이면서도 개인의 프라이버시는 철저하게 보장되어야만 균형잡힌 사회로 성숙하게 될 것 같은데, 현실은 무방비 상태의 청소년들에게까지 무차별로 섹스 콘텐츠가 전달되고 있다.
확실히 말해, ‘예쁜 사람은 꽃보다 예쁘고, 아름다운 사람은 꽃보다 아름답다’라는 명제가 당연하다. 코카콜라의 병 모양이나 이효리 섹시폰에서 권상우 섹시폰에 이르는 거의 대부분의 광고가 편암함, 아름다움, 예쁨, 순수함, 우아함, 귀여움, 우스움, 그리고 부드러움으로 속성을 지니게 될 때만이 고객이 창조되고 있다. 간혹, 여고괴담처럼 무서움, 잔혹함, 그리고 공포스러움으로 속성을 지니고 있는 영화, 인형, 그리고 벽보판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그것들은 지난주 서울도시철도공사에서 신작영화 [페이스]의 대형포스터를 광고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바와 같은 경우를 만나게 되고 나는 그 판단에 칭찬의 박수를 보내는 개인이다.
아무리 예쁜 것들이 문제라고 하여도 악독한 것들 보다는 훨씬 평화스럽고 착하기 때문에 나는 예쁜 것들이 약간의 절제만 해 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예를 들어, 사회의 장애인이나 곤란한 빈민들에게 혐오감을 주는 행동이나 사치와 향락 생활이 그들만의 생활로 외부에 노출되지 않았으면 더 좋겠는데, 그렇게 되면 스포츠 신문의 기자들이나 연예가 중계의 기자들에게는 취재꺼리가 없어질 것 같아서 미안함이 든다. 최근 국내에서 개관된 성인영화관이나 TV드라마에서 공지하는 연령제한에 대한 시청지도문 보다 조만간 아예 섹시한 콘텐츠라면 소포처럼 그것의 개봉여부를 수신인이 판단하여 개봉하도록 하면 더 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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