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단체인 국경없는 기자회(Reporters Without Borders)가 금지 도서 및 기사물에 게이머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비디오 게임 마인크래프트(Minecraft) 내에 가상 도서관을 만들어 놓았다.

가상 도서관인 ‘검열없는 도서관(The Uncensored Library)’에는 이집트와 멕시코, 러시아 등의 국가에서 금지된 자료들이 소장되어 있다.

검열없는 도서관은 마인크래프트 내에 있는 가상의 도서관이다.

국경없는 기자회(RSF)와 광고회사 DDB은 언론이 엄격하게 통제되는 국가의 젊은이들도 자유롭게 자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이 같은 콘셉을 고안해냈다.

개발 팀은 정부가 도서관의 콘텐츠를 감시하지 못하도록 블록체인 클라우드 저장소를 활용해 마인크래프트 내부에 가상의 도서관을 짓기로 했다.

“도서관은 오프라인 맵의 형태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다운받은 오프라인 맵은 분산된 블록체인 클라우드 저장소에 저장되는데, 이를 해킹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라고 DDB 독일의 선임 아트디렉터인 잔드로 하이에를리(Sandro Heierli)는 설명했다.

“다운받은 맵은 다시 업로드가 가능해 도서관의 자료는 계속해서 늘어날 수 있습니다. 현재 20만 부의 자료가 있고, 국경없는 기자회라도 이를 없앨 수는 없습니다.”

블록체인 기술 덕분에 정부가 마인크래프트 내에 있는 책을 검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마인크래프트의 인기는 이번 도서관 개발에서 주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시민권에 대한 제한을 강화하고 있는 억압적인 국가에서 젊은이들은 그래도 아직은 자유가 주어지는 마인크래프트와 같은 가상 세계로 피하려고 한다”고 하이에를리는 말했다.

사용자들은 게임에서 수집하고 공유하며 스스로 책을 쓰는 방식을 통해 도서관의 콘텐츠와 “재미있게 상호작용”할 수 있다. 플레이어들은 검열받지 않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을 수는 있지만, 서버 에 있는 책의 내용을 변경할 수는 없다.

RSF와 DBB는 신중하게 세운 기준에 따라 자료를 선정했다. RSF의 세계 언론자유 지수(World Press Freedom Index)를 토대로 언론의 자유가 낮은 국가들을 구글 데이터 상에서 마인크래프트 사용이 높은 국가들과 비교했다.

그런 다음, 디자이너들은 워드 문서를 가상의 도서관에서 볼 수 있도록 마인크래프트 책으로 자동 변환해주는 마인크래프트 플러그인을 게임에 설치했다.

DBB와 RSF는 사용자 보호와 함께, 언론인의 보호도 고려했다. 멕시코 언론인 자비어 발데즈(Javier Valdez)와 같이 대부분의 저자들은 작고했거나 망명 중이고, 신원을 밝히지 않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RSF는 모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언론인과 그들의 가족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고 하이에를리는 밝혔다.

RSF와 DBB는 디자인스튜디오 블록웍스(BlockWorks)와의 협업 아래 뉴욕공립도서관을 모티브 삼아 가상 도서관을 지었다.

전체적으로, 16개국 24명이 프로젝트에 투입되었으며, 12,500만 개의 “디지털 레고 블럭”을 가지고 가상의 공간을 세웠다.

“이 도서관의 디자인은 고대 그리스로마 건축 전통에서 나왔습니다. 네오클래식 건축 양식은 박물관과 미술관, 도서관 등 전세계적으로 공공 건물의 디자인에서 문화와 지식을 대변하기 위해 종종 사용됩니다”고 하이에를리는 설명했다.

마인크래프트가 취약 집단을 위한 플랫폼으로 사용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UN은 개발도상국의 공동체들이 스스로 공적 공간을 디자인할 수 있도록 이 게임을 활용한 바 있다.

또, 2015년에 건축가 비야케 잉겔스(Bjarke Ingels)는 건축가들이 마인크래프트의 원리를 건축에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스토리텔링의 미래(Future of Storytelling) 서밋에서 도시디자인에 공동체를 참여시키는 모형의 하나로 이 게임을 사용하기도 했다.

원문기사: The Uncensored Library gives gamers "a safe haven for press freedom" (deze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