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패션 브랜드 우로보로스(Auroboros)가 꽃의 성장과정을 모방해 실시간으로 색과 형태가 변하는 드레스를 디자인했다. 드레스의 소재로는 소금 결정과 재활용 플라스틱이 사용되었다.

바이오미미크리(Biomimicry: 생체모방)는 2021년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London Design Festival) 기간 중 빅토리아알버트박물관(Victoria and Albert Musuem)에서 열린 한 전시에서 AI 로봇 아이-다(Ai-Da)가 입은 가운형태의 옷이다.

우로보로스의 디자이너인 폴라 셀로(Paula Sello)와 알리사 올베코바(Alissa Aulbekova)는 “자연에서 배우고 자연에서 발견할 수 있는 전략들을 모방하는 작업방식”인 생체모방 개념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을 만들었다.

식물이 몸에서 자란다면 어떤 모습을 보일까를 상상하며 한 사람의 형태와 실루엣에 맞춰 자신의 형태를 잡아가는 식물의 모습을 드레스의 디자인에서 표현했다고 이들은 밝혔다.

우로보로스의 드레스는 시간에 따라 형태와 색이 달라진다. 

이 민소매 드레스를 제작하기 위해 디자이너들은 디지털 프로그래밍을 활용했다. 패턴을 자르고, 크기를 정하고 완벽한 핏을 만드는 작업 등을 디지털 기술로 처리했다. 모든 디테일을 완성한 후, 이들은 런던 동부에서 제작된 단단한 투명 아크릴수지인 재활용 퍼스펙스(Perspex)를 사용해 드레스의 뼈대를 만들었다.

옷의 중간 층을 장식한 크리스털은 소금결정을 수작업으로 가공한 것이다. 몇 주 동안 배양해 열을 가한 소금 결정에 암녹색 염료를 입히고 옷의 안쪽에 붙여 옅은 초록색이 배어나오도록 했다.

주얼리 브랜드 스와로브스키(Swarovski)와 함께했던 프로젝트에서 사용한 유리비즈는 바닥에 끌리는 옷자락을 장식하는 데 재사용되었다.  

초록빛 소금 결정은 드레스의 중간 층을 장식한다.  

디자이너들은 이 같은 소재의 재사용을 통해 지속가능성과 혁신, 포용성을 추구하려는 브랜드의 의지를 더욱 강화하고자 한다.

“의상의 유한한 생명주기를 보고 관객들의 생태적 자각이 깨어나기를 바란다. 지속가능성의 핵심에는 생명의 유한성이 자리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라고 디자이너들은 말했다.

실시간 자율적으로 형태를 바꾸는 겉 층은 런던퀸메리대학교(Queen Mary University of London)와 공동으로 개발되었다.  

공동 개발팀은 소금결정을 이용한 용액을 개발해 냈고, 드레스 표면의 혼합 매체에 이를 발랐다. 공기 중에 노출된 용액은 독특한 색상과 모양으로 결정화되면서 마치 드레스가 “살아있는”듯한 효과를 연출한다.

혼합매체 표면에 적용된 용액은 산소와 만날 때 결정화된다. 

용액은 주변 환경의 변화에 반응한다. 즉, 결정화 과정의 결과물은 시시각각 완전히 다른 모습을 띤다.

꽃잎이나 나뭇잎이 떨어지듯, 소금 결정들은 결국 수명이 다해 옷에서 떨어져 나간다.

“옷은 전적으로 유한한 상태에 있기 때문에 자연의 생명 주기가 여기서도 똑같이 재현된다. 순식간에 지나가는 그 과정은 만개하는 생명의 아름다움을 끝이 오기 전에 만끽하라고 우리에게 교훈한다.”

소금 결정들은 수명이 다하면 옷에서 떨어져나간다. 

우로보로스는 생체모방 외에도, 그리스 신화 속 인물과 모티브를 드레스에 차용했다. 태양신 아폴로와 님프 여신 다프네가 대표적이다. 자연과 밀접한 이들의 모습은 해조의 덩굴을 연상시키는 드레스의 네크라인과 파인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아이-다가 입은 실물 드레스는 자연 소멸하지만, 동일한 디자인의 디지털 버전은 온라인과 미술관에서 증강현실을 이용해 가상으로 관람할 수 있다.

원문 기사: Auroboros' Biomimicry "living" dress changes shape in real time (deze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