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나마 지구 바깥을 다녀오는 여행상품을 제공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우주 관광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1961년, 지금은 국제 유인우주비행의 날로 알려진 4월 12일에 구소련 우주비행사 Yuri Gagarin이 우주여행에 나선 최초의 인간이 되었다.
60년이 지난 지금,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은 돈 많은 고객들을 위해 평생 기억에 남을 경험을 개발하는 일을 맡아 우주관광 현실화에 일조하고 있다.
특히, 고고도 기구나 지구궤도를 도는 우주 호텔 등 지구 대기 바깥에 머물면서 우주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인프라 건설에 다양한 디자인 및 건축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우주관광을 위한 디자인 10건을 모아 소개한다.
Axiom Station by Phillipe Starck
민간 우주탐사 기업인 Axiom Space는 세계 최초를 표방하는 자사의 상업용 우주정거장의 내부 디자인을 디자이너 필립 스탁에게 의뢰했다.
국제 우주정거장(International Space Station)에 연결될 Axiom Station은 승무원실과 다이닝 공간, 주거생활 모듈 등으로 구성된다. 스탁이 인테리어를 맡은 주거생활 모듈의 경우, “무중력 상태에서 인간의 신체 움직임과 특성에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과 부드러운 벽면을 통해 편안한 엄마의 자궁”을 재현하고자 했다.
10일 동안의 객실 이용료는 1인 당 4,100만 파운드(약 653억 원) 선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금빛 테두리의 둥근 창문틀을 액자 삼아 저 너머 지구의 모습이 그림처럼 담기고, 객실 내부의 나노 조명은 시간과 우주호텔의 위치에 따라 색을 달리하며 분위기를 바꾼다는 구상이다.
Voyager Station by Orbital Assembly Corporation
보이저 스테이션은 최초의 우주 호텔로 설계되었으며, 2027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전식 구조물의 최대 수용 인원은 440명이 될 전망이다.
총 24개의 주거 모델에는 고급 빌라와 개별 침실 유닛, 레스토랑, 바, 체력단련실 등이 들어서고, 승무원 숙소와 연구동은 링 구조물 안에 별도로 설치된다.
Neptune by PriestmanGoode for Space Perspective
운송수단 디자인 전문업체인 프리스트만 구드는 우주관광 스타트업인 스페이스 퍼스펙티브의 넵튠을 맡았다. 넵튠은 성층권으로 올라가 지구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일종의 우주 유람선으로, 회전하는 가압의 캡슐을 수소가스를 채운 거대한 고고도 풍선이 성층권까지 끌어 올리는 방식이다. 2024년 첫 여행이 예정되어 있다.
The Explorer Capsule by PriestmanGoode for World View
우주탐사 기업 월드뷰도 열기구 컨셉의 우주 관광상품을 추진하고 있다. 거대한 풍선 아래 달린 선실이 관광객을 태우고 지구 대기 외권으로 떠오른다는 구상이다.
스페이스 퍼스펙티브처럼, 2024년에 상업용 우주비행을 시작할 계획이며, 디자인 역시 프리스트만 구드가 맡았다. 단, 수소 대신 헬륨 가스를 활용한다.
세계 최대의 산호초 군락인 호주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를 포함해 전 세계 주요 관광명소에 설치될 우주공항에서 비행선을 띄울 계획이며, 승객들은 스크린과 컵 홀더까지 딸린 편안한 의자에 앉아 우주에서의 당일 여행을 즐기게 된다.
Orbital Reef by Blue Origin
아마존 창업자 Jeff Bezos가 설립한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은 치열해지고 있는 민간 우주진출 경쟁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 중 하나다.
오비탈 리프 우주정거장의 주요 타켓은 기업이다. “다목적 비즈니스 파크”를 지향하며, 우주에 신시장을 여는 데 필요한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따라서, 장기간 체류하며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시설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지구에 근접한 궤도에 머물기 때문에 우주 정거장의 창밖으로 지구의 모습이 내다보이게 된다.
Moon Village by SOM for the European Space Agency
건축기업 SOM과 유럽우주국은 달 표면에서 과학적 연구탐사를 수행하는 데 활용될 수 있는 공기주입식 거주 모형을 개발했다.
문 빌리지라는 이름의 4단계 유닛은 태양 에너지로 운영되기 때문에 달의 남극 지방을 설치 부지로 고려한다. 공기를 주입해 팽창시키는 구조여서 압축된 형태로 달까지 운반할 수 있다.
연구기지를 염두에 두고 개발되었지만, 우주 관광을 위한 숙소로도 확대가능하다고 SOM은 밝혔다.
SpaceshipTwo by Seymourpowell for Virgin Galactic
Richard Branson이 설립한 미국의 우주항공 기업 버진 갤럭틱은 자사의 우주선 스페이스십투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런던의 디자인스튜디오 시모어파월에 의뢰했다.
개별 의자에 앉아 둥근 창 너머로 보이는 지구의 모습을 반영하도록 객실 내부에는 화이트와 실버, 틸이 강조된 색채 팔레트를 적용했다.
승객들은 허공에 떠다니는 자신들의 모습을 선내 후면에 위치한 대형 거울을 통해 바라보며 무중력 상태를 더욱 실감하게 된다.
Gateway to Space by Foster + Partners and Viewport Studio for Virgin Galactic
스페이스십투와 같은 우주선 개발과 함께, 우주관광에 뛰어든 기업들은 우주선의 발사기지 디자인에도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버진 갤럭틱의 게이트웨이 투 스페이스도 그중 하나다. 미국의 뉴멕시코에 설립한 세계 최초의 민간 우주공항인 Spaceport America 내에 위치한다.
설계는 영국 건축회사 포스터+파트너스가 맡아 2011년에 완공했고, 내부 시설은 런던의 뷰포트 스튜디오가 2018년에 완성했다. 사막이라는 삭막한 주변 환경을 보완하기 위해 내추럴 톤을 사용했고 상투적인 우주시대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피했다.
Horizn One suitcase by Horizn Studios and Alyssa Carson
우주 관광과 관련된 새로운 용품의 디자인도 함께 부상 중이다. 2019년, 베를린에 본사를 둔 가방브랜드 호라이즌 스튜디오스는 세계 최연소 우주비행사인 Alyssa Carson과 협업해 자칭 세계 최초의 우주여행 캐리어를 개발했다.
그래핀강화 탄소섬유를 사용해 초강도, 초경량성을 자랑할 뿐 아니라, 유연성까지 확보했다.
가방 바닥이 전자기성을 띠고 있기 때문에 무중력 상태에서도 우주선 벽에 붙여 놓을 수 있고, 내장된 스마트 스크린으로 통해 여행자가 지구의 지인들을 만나는 일도 가능하다.
Aurora Station by Orion Span
우주관광 사업의 꿈을 현실화하는 일이 순탄치만은 않다. 텍사스 스타트업 오리온 스팬이 대표적 사례다.
오리온 스팬은 2018년에 세계 최소의 우주 호텔인 오로라 스테이션을 추진하며 화제가 되었다. 7,000만 파운드(약 1,116억 원) 규모의 사업으로, 2022년 개장을 목표로 했다.
당시, 업체는 670만 파운드(약 106억원)의 여행비를 예치하는 고객에게 12일간의 무중력 우주여행과 탐사연구 참여를 약속했다.
그러나 Space News에 따르면, 오리온 스팬은 자금유치에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2021년 봄에 웹사이트를 통해 사업 중단과 예치금 환불을 공시하기에 이르렀다.
원문기사 보기: Ten space tourism-related designs including spaceships and space hotels (deze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