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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판화 2005-새로운 시작
서울판화 2005-새로운 시작
주최갤러리 토포하우스
대상 일반
분야 공예
웹페이지 http://www.topohaus.com/

담당자명   전화 02)-732-7555
이메일 abc@def.com 팩스  

서울판화 2005-새로운 시작

서울판화展

2005_0615 ▶ 2005_0621

갤러리 토포하우스 전관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4번지

Tel. 02_732_7555

www.topohaus.com

경계 사이로 ''스며듦'' : 판화의 부드러운 전략

I. 현대미술과 중심의 상실

현대미술이, 아도르노(Th. Adorno)의 논지에 의거해 ‘부정의 부정’을 거듭하는 역사적인 과정의 실체라면, 혹은 더 나아가 이러한 과정조차도 회의 가능한 불확실한 담론체에 불과하다면, 도대체 현대미술에 있어서 역사성이 요구하는 시공의 위치가 존재하기는 하는 것일까? 현대미술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좌표를 잃어버렸다는 불안감을 은연중에 토로하고 있다. 어떤 이즘이나 사조가 안착되고 그 결과를 보기도 전에 다른 것들에 의하여 뒤섞이고 변질되고 간혹 전복하는 현대의 미술현상은 도대체 그 정체성을 규정하기 힘들다.

II. 개념의 재구성 혹은 판화사 다시 보기

단견에 현대판화는 형식을 비롯한 제도적 문제에 봉착해 있는 듯 보인다. 형식논리가 중심이 되어버린 현대미술의 경향 속에서 판화의 문제점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판화는 다른 장르가 고민하는 주제와 내용에 대해서는 거리를 두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판화는 하드웨어와 프로세스만 남아있는 조형기술일 뿐이라는 자책감이 밑에 깔려있다. 그것은, 현대미술에서 판화가 그동안 ‘수행했던’ 역할을 상기해보면, 더욱 반등된다. 거기에 장르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만큼의 상실감의 깊이가 크다는 일반적인 상식이 공동의 의식 속에 지배적인 것 같다. 한국현대미술에 있어 판화는 작가들의 조형의지를 충족시킬 도구이자, 새로운 조형성을 위한 실험 그 자체였다. 또한 미술의 대중화를 이룰 수 있었던 가능성이었고, 다른 한편 모더니즘의 탈 사회화를 극복하고 작가의 발언을 대중에 실어 나르는 매체로서 활용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모든 가능성은 장르개념에 대한 오해로, 그리고 더 직접적으로는 미술시장의 침체 속에서 나타났던 위기의식과 더불어 소멸되고 말았다. 외적인 원인은 내적인 반성을 동반하여야 하는데, 오히려 자괴감의 양상으로 나타난 피해의식은 상식적인 수준의 책임전가로 보여질 뿐이었다. 한국현대판화의 현 상태를 논의의 대상으로서의 가치 평가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들자면, 판화의 개념을 역사성과 결부하여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그것도 형식의 진보로서의 역사가 아니라 그것의 역사적 관계항 속에서 말이다.

III. 전략으로서의 ‘스며듦’

이번 서울판화제의 기획전 주제이자 화두인 ‘스며듦’은 작가들에 의한 주체적 실천의 방식을 나타내며, 그 방식은 다음과 같은 다양한 측면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첫째, 이 주제는 구조적인 - 아마도 건축적이라는 부르는 것이 더 타당할 것 같다 - 근대적 사고방식에 대한 도전으로 비쳐진다. 언어가 주는 뉘앙스에서 느낄 수 있듯이, 스며듦은 유기체적이며 식물성에 가까운 사고방식의 한 표현이다. 이것은 대립구도를 상정하는 서구의 근대적 사고 안에서 발생되는 갈등과 전복이나 변증법적 충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근대이후에 나타난 이종간의 유연한 교류와 친화적 이항결합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친화적 관계에서 형식과 매체 그리고 의식의 경계를 슬그머니 해소해 나가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그것은 어쩌면 현대미술에서의 혼성잡종(Hybrid)이나 크로스 오버(Cross over)를 연상시킬 수 있다. 그러나 스며듦은 각 영역 속에 들어가 형질을 변화시키는 그런 폭력성을 지양하고, 이종의 장점을 편파성 없이 드러내는 방법론으로서 인식된다.

둘째, ‘스며듦’은 탈 장르와 연관하여 기존 형식의 제한성을 극복하는 것을 의미한다. 타 형식과 교류하면서 기존 형식의 조형적 한계를 넓힐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공간적 제약은 물론 매체의 질료성에 고착된 표현의 틀까지 논의되어질 수 있다. 더불어 형식에 고정된 이미지의 틀을 벗어날 수 있다는 장점도 내포하고 있다. 이것은 기존의 형식을 벗어나는 탈 장르가 아니라, 오히려 합 장르화라고 지칭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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