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연결 : 모두가 안전해질 때까지 -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개관 10주년 기념 팬데믹 특별전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개관 10주년 기념 팬데믹 특별전다시, 연결 : 모두가 안전해질 때까지Special Exhibition on Pandemic RE-CONNECT : UNTIL EVERYONE IS SAFE전시기간 : 2022. 9. 8. (목) - 2023. 1. 31.(화)
장 소 : 대한민국역사박물관 3층 전시실
- 관 람 료 : 무료
- 관람시간: 10:00 ~ 18:00 (수, 토: 10:00~21:00)
- 관람문의 : 02-3703-9200
전시를 열며(Prologue)
2019년 처음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가 팬데믹*으로 지속되고 있는 오늘, 세계 어디에도 안전한 곳은 없습니다. 코로나19가 등장하지 않았다면 인류는 안정된 삶을 살 수 있었을까요? 이 신종 감염병은 전에 없었던 돌발 상황일까요?
감염병은 인류 역사와 줄곧 함께였습니다. 천연두는 1만 년 이상 인류를 괴롭혔고, 중세인들은 흑사병을 신이 내린 형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근대에는 콜레라와 스페인독감 같은 감염병이 수시로 인류를 위협했습니다. 현대에 이르러 의학과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일부 감염병의 위력은 약해졌지만, 우리는 여전히 많은 감염병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생태계 파괴의 영향으로 사람과 동물 사이에서 병원체가 전파되는 ‘인수공통人獸共通감염병’까지 증가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 사회의 취약한 부분을 또렷하게 드러내 주기도 했습니다. 국경 폐쇄와 글로벌 공급망의 붕괴가 가져온 혼란, 경제 격차에 따른 불평등한 백신 분배, 감염자를 특정 인종·계층·종교와 결부시키면서 나타난 편견과 차별 등 여러 사회 문제가 감염병 종식만큼 시급한 해결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무엇보다 감염 공포로 반복되고 있는 격리와 차단, 그에 따른 사회적 단절은 인류의 소통과 연대까지 가로막았습니다.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또 다른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서로를 ‘다시, 연결’하는 일 아닐까요?
이번 전시가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를 충분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 팬데믹(Pandemic)은 우리말로 ‘감염병 세계적 유행’을 뜻한다. 감염병이 두 개 이상의 대륙에서 동시 발병·확산되는 현상으로, 세계보건기구 (World Health Organization)의 감염병 경보 단계 중 최고 위험 등급에 해당한다.- 교류가 가져온 번영과 질병Prosperity and Disease Brought through Exchanges
- 근대에 교역이 활발해지면서 인종·국가·대륙을 넘나드는 교류가 급속도로 확대되었습니다. 이 국제 무역망을 통해 각 지역의 풍토병 역시 경계를 넘어 여러 국가와 대륙에 전파되어 심각한 피해를 유발하는 팬데믹으로 발전했습니다. 전 세계가 하나의 '질병 문화권'이 된 것입니다. 19세기 전 세계를 휩쓸었던 콜레라를 대표 사례로 꼽을 수 있습니다. 20세기 초에 발병한 스페인독감 또한 제 1차 세계대전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 수보다 더 많은 수의 사망자가 발생했을 만큼 끔찍했던 팬데믹으로 역사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 돌아온 감염병의 시대The Period for the Return of Contagious Diseases
- 백신과 항생제로 대표되는 20세기 치료 의학의 눈부신 발전에 힘입어 감염병에 대한 인류의 대응 능력은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1948년 미국 국무장관 조지 마셜(George C.Marshall)이 감염병 정복이 임박했다고 선언하면서 인류는 길고 지루했던 감염병과의 투쟁을 끝낼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었습니다. 실제로 오랫동안 인류를 괴롭혔던 천연두를 박멸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감염병의 위협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될 거라는 희망과 달리 1980년대 후천성면역결핍증(HIV/AIDS), 속칭 에이즈가 전 세계를 강타했습니다. 그 후로도 새로운 감염병이 속속 등장하며 팬데믹은 계속되었고, 대유행 주기는 오히려 짧아지고 있습니다.
- 다시, 연결Re-Connect
- 코로나19 팬데믹은 감염병 유행이 개인의 건강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명료하게 보여 주었습니다. 국가 간, 지역 간 단절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붕괴, 경제력에 좌우되는 불평등한 백신 공급, 타인에 대한 근거 없는 편견과 차별 등 우리 사회의 취약한 모습들이 곳곳에서 드러났습니다. 게다가 환경 파괴와 기후 변화가 코로나19를 비롯한 인수공통감염병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되며, 이 문제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인류의 팬데믹 극복을 방해하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미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감염병은 의료적 대응만으로 완전히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목격했습니다. 우리 모두가 안전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전시를 마치며Epilogue
-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전 세계가 하나로 연결된 21세기 글로벌 사회에서 인구의 이동과 무역을 완전히 차단하지 않는 이상 병원체의 전파는 피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세계보건기구는 “모두가 안전해질 때까지는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No-one is safe until everyone is safe)”라는 코로나 대응 구호를 통해 세계시민의 연대와 협력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향후 인수공통감염병을 필두로 한 대규모 감염병이 주기적으로 유행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끝은 결국 끝이 아닌, 다음 팬데믹을 대비하기 위한 기나긴 여정의 시작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유지하여 다시금 병원체와 인류 사이의 물리적 거리를 넓히고, 타인을 잠재적 보균자로 여기는 대신 감염병의 위협에 맞서 함께 공동체를 유지하는 이웃으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모두가 안전해질 때까지 우리는 반드시 ‘다시, 연결’되어야만 합니다.
주요 전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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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라 유입에 대한 공포를 그린 정치 삽화1883 · 프리드리히 그레츠(Friedrich Graetz, 1842~1912)잡지 『PUCK』에 실린 정치 삽화로 이민자에 의한 콜레라 유입에 대한 공포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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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라 국내 유입 차단을 위한 예방 검역지침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 19세기 말1885년부터 1895년까지 해관총세무사가 외무아문(外務衙門)에 보낸 보고서를 모은 『총관내신(總關來申)』 중 콜레라의 조선 유입 차단을 위한 예방 검역지침(1886)을 담은 현의불허온역진항잠설장정(現議不許瘟疫進港暫設章程)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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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미착용 승객에게 탑승 거부를 알리는 모습미국 의회도서관(LIBRARY OF CONGRESS) · 1918스페인독감 당시 미국 시애틀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승객에게 탑승 거부를
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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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방역연구소 소보 창간호대한민국역사박물관 · 1949중앙방역연구소의 소보 창간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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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수첩, 육아수첩개인소장 · 1976, 19791979년부터 신생아에 대한 천연두 예방접종이 폐지됨에 따라 종두(Small pox) 접종이 신생아의 예방주사 종류에서 사라지게 된다.
- 아이와 병든 닭 집 잃은 박쥐
[전시영상] 인수공통감염병
1) 아이와 병든 닭, 2) 집 잃은 박쥐사람과 동물 종을 넘어 감염되는 인수공통감염병에 대한 두 사례를 ‘페이퍼 스톱모션’ 기법으로 제작한 애니메이션이다.
‘아이와 병든 닭’은 병든 닭을 가엽게 여긴 태국의 6살 어린이 캅탄 분마누크의 조류독감 감염을 다뤘으며, ‘집 잃은 박쥐’는 보금자리를 잃어버린 박쥐로부터 시작된 니파 바이러스 이야기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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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발생한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 반대 시위연합뉴스 · 2021코로나19 발생 이후 증가하는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에 반대하는 시위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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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북극이다전창환 · 2020인간이 파괴한 북극의 현실을 표현한 작품으로 ‘뼈만 남은 북극곰’의 모습에서 모티브를 얻어 포장용기로 쓰인 스티로폼을 연결해 형상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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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시대전창환 · 2021기후변화로 생존을 위협받는 인간, 인간이 부른 참사로 인해 방독면을 써야만 하는 환경공해 시대를 표현했다. 빨간색의 인간 형상은 화석연료에 불붙은 인간을 표현한 작품으로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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