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인문지리적 환경과 의식의 DNA 

김영기 

(사)문화산업R&D연구소 이사장  

한국디자인DNA발굴 사업 단장

'“인간답다는 것은 의미 있는 장소로 가득한 세상에서 산다는 것이다. 인간답다는 말은 곧 자신의 장소를 가지고 있으며,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라고 애드워드 랠프는 말하고 있다.
사람이 태어나 자신의 세계를 경험하는 심오하고도 복잡한 구조의 중심이 장소이다. 장소는 장소의 밖과 안의 경계를 가지고 있어 안에 거주하고 있는 실존적 자아가 외부와 관계를 맺고 유대를 유지해 오지만, 장소는 자기 정체성의 근거지가 되는 것이다.
어떤 국가나 사회의 잠재적 가능성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제일먼저 장소와 문화인류학적 기질과 성향을 이해하는 것이 제인 먼저이다. 진도 개는 진도의 개 즉, 진도란 장소의 개를 지칭한다. 한국인도 누구나 장소에서 태어나며, 장소에서 교육 받고, 장소에서 훈련 받아 한반도란 장소로부터 외부 세계로 관계와 유대를 맺어 세계인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는 진돗개의 DNA가 유전되므로 진돗개의 장점과 특성이 나타나는 것과 같이 진돗개의 기질과 성향은 DNA의 유전인자에 의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한국인의 기질과 성향 역시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고 나타나는 기질과 성향의 DNA 유전인자가 유전되고 있는 것이다. DNA는 오늘의 한국을 이룬 잠재 능력에 깊이 관여되어 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발굴해 보는 것은 한국디자인DNA발굴 연구의 기초가 될 것이다. 이는 어디까지나 생물학적 혈통(Roots)의 관계이지만, 장소는 그 유전인자의 활동에 영향을 주며, 지금 이 장소에 오기까지의 이동경로(Route)와 그 장소에서 정착 후 여러 환경조건에 따라 장소에서 축적된 경험의 형태와 구조가 우리를 조정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밝혀 보아야 한다.
...
이제 우리는 자기 이성에 대한 의심과 반성으로 이성의 균형감각을 잃지 않으려는 집단지성을 발휘하여야 하여야 건강한 경제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 건강한 미래 세대들의 성장을 돕는 사회를 위해 정신문화 창조성을 회복하는 일에 힘써야 한다. 스피노자의 말과 같이 인간이 자기보존을 염원한다면, 윤리적 명제로 자기 보존에 힘써야 한다고 했다. 창조성은 자기 보존의 가강 강력한 보존능력이다.
정신문화의 ‘장소(place)’를 잃어버린(placelessness) 인간이 되어 어디론가 흩어져 타향에 마음을 두고 살아가는 유랑하는 존재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스스로를 자신의 땅에서도 이방인으로 나그네 같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되어서도 안 된다. 이제 세계로 떠돌던 시대를 정리하고 ‘우리의 집‘으로 돌아와 세계를 다시 보아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가 살아왔고, 살고 있으며, 앞으로 살아갈 영원한 풍토의 장소가 우리를 학습시켜오고 존중해 온 것이 무엇인지를 DNA 관점에서 재인식하기 위해 연구하고자 한다. 진솔한 마음으로 우리가 살아 온 풍토의 장소, 그 정신문화의 장소, 풍토가 우리에게 준 모든 영향에 대하여 인문학적 감성으로 통찰하려고 한다.

...'

보고서 도입부에서 발췌

목차 
 

1장. 서(序) : 디자인DNA 새로운 시각

1. DNA와 블랙박스

2. 풍토-의식과 사고의 터
 

2장. 풍토와 인성(人性), 그리고 미의식

1. 지각장과 행동

2. DNA 지형과의 함수

3. 한류(類) 류(流)의 DNA

3장. 지리적 구조로서의 한국의 자연과 인간

1. 한국디자인 DNA : 풍토

2. 한국디자인 DNA : 미의식의 형성과 심상의 세계

4장. 사람이 살아온 하늘아래 땅

1. 한국디자인 DNA : 땅의 형태로부터

2. 한국디자인 DNA : 산, 산, 산심(山心)

3. 한국디자인 DNA : 땅의 역사 이야기

5장. 노년기성 지형과 미의식의 DNA

1. 한국디자인 DNA : 형(形)과 미의식

2. 한국디자인 DNA : 율(律)

3. 한국디자인 DNA : 지형의 지각 개

4. 한국디자인 DNA : 형태를 타고 흐르는 선

5. 한국디자인 DNA : 기후

6. 한국디자인DNA : 소나무

6장. 결론

1. 한국의 미학사상에 대한 반성

2. 한국디자인 D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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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고서는 ‘한국디자인DNA 발굴 사업’(2010, 한국디자인진흥원)의 결과물 중 일부입니다. 한국디자인DNA 발굴 사업은 한국의 정신적, 문화적 가치가 담긴 디자인과 기술 요소를 발굴해 글로벌 시장에서 국가와 기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지식경제부 주최, 한국디자인진흥원 주관으로 추진되었습니다. 건축, 가구, 의복, 도자, 인문, 예술 각 분야에서 한국의 고유한 조형 의식의 원형과 정체성이 잘 나타난 한국적 디자인의 대표 사례 141개를 찾아 정리하였고, 연구과정 중 50개 주제로 한국디자인DNA를 소개하는 심화연구 보고서가 작성되었는데, 본 보고서는 그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