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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규방문화와 안방가구 - 박영규 용인대학교 문화예술대학 미디어디자인학과 교수

11.  규방문화와 안방가구

박영규 

용인대학교 문화예술대학 미디어디자인학과 교수

 

규방閨房은 여성들이 거처하는 공간을 일컫는다. 조선시대 각별한 남녀유별의 규제 속에서 규방은 여성들의 생활공간인 안방만이 아니라 사랑채와 대조하여 안채 전부를 지칭하기도 한다.

조선시대의 건물 배치를 보면, 남향집으로서 대지가 동서보다 남북이 긴 장방 형인 경우, 사랑채는 동남쪽에 사당은 동북쪽에, 안채는 서북쪽에 배치하였 다. 반면 대지의 동서가 길고 남북이 짧으면 사랑채와 행랑채는 전면 오른쪽 (동쪽)에 안채는 왼쪽(서쪽)에 둔다. 미음자형 평면인 경우 사랑채는 동남쪽 에, 사당채는 동북쪽, 그리고 안채는 서북쪽에 배치하는 것이 보통이다.

집을 지을 때 무엇보다 사당 터를 먼저 잡았으며 다른 건물보다 높은 자리에 세웠고 한 번 세운 사당은 헐지 않는 것을 철칙으로 삼았다. 사당은 집안의 중심처가 되는 동시에 모든 복의 근원지였다. 사당을 동북쪽에 세우는 것은 해가 뜨는 양陽의 방향이기 때문이며 태양은 생명을 상징하고 부활을 의미하며 생명력을 키워주는 존재로 믿었다. 사랑채를 이에 가까이 두는 것은 사당의 실질적인 관리자가 남자이며 역시 양의 방향에 두는 배려의 결과다.

조선시대는 일찍이 도입된 유교적 관념에서 남녀유별의 이념이 강조되어 사랑 채를 중심한 남자의 공간과 안채를 중심으로 하는 여성의 공간으로 분할하여 사랑채와 안채 사이에는 담을 치고 문을 달았다. 중문이 열렸을 때 마당에서 안채의 내부가 들여다보이지 않도록 중문간의 안채 쪽에 내외벽이나 내외담을 치기까지 하였다. 내외벽은 흔히 널벽으로 세우지만 화초담을 쳐서 치장을 겸하기도 하였다. 집에 따라서는 안채로 드나드는 문을 따로 내어 내외 관습을 지키기도 하였다.

조선시대 지배 이념의 핵심인 유교와 함께 주역의 음양 원리가 남녀 관계를지배하게 되었다. 주역의 남녀관에 따르면 남성은 우주 창조의 근원이며, 천상적天上的인 것, 움직임과 강한 것을 나타내는 데 반해, 여성은 창조된 것을 유지하는 지상적地上的인 것, 고요하고 부드러운 것으로 상징화된다. 그러면서도 이 둘은 하나만으로 성립될 수 없는 상호 보완적 성격을 갖기 때문에동등하게 중요한 것으로 인지된다. 이처럼 이상적인 철학이었으나 실제 생활에 있어서는 종속성이 강조되고 남존여비의 이념으로 굳어져 갔다. 점차 성性 에 대한 숙명론과 여성은 남성의 보조적 역할 수행에 만족해야 한다는 규범으로 체계화되어 조선시대의 남녀 관계를 지배하게 되었다.

규방에서는 육아, 길쌈, 바느질, 요리 등 의식주 전반을 관리할 뿐만 아니라 여아를 키울 때는 기본적인 소양, 예의범절, 읽기와 쓰기 등 정신교육도 담당했다. 동시에 자신들의 정서나 생각을 가사로 지어 부르거나 소설을 낭독하고필사하면서 다른 세계의 문화를 접하고 또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는 자기 계발의 문화공간이기도 했다.

조선시대 여성 교육의 목표는 내외법이나 남녀유별관에 입각하여 가정생활에 필요한 부덕과 예의범절을 가르치는 것이었다.

남자 어린이는 서너 살 때부터 안채 어머니 품을 떠나 사랑채 할아버지나 아버지의 훈도를 받아야 했으므로 따뜻한 애정보다는 엄격한 규율의 그물 안에서 성장할 수밖에 없었다. 여자아이는 아버지로부터 경서經書와 사서史書, 소학小學, 여사서女四書 등을 읽을 수 있는 기초적인 교양 정도의 교육을 받았다.

소학小學은 아동기에 올바른 가치와 학습을 형성하는데 필요한 내용, 즉 일상 생활과 연관되어 이루어지는 청소하고 대답하고 나아가고 물러나는 절도節度 와 부모를 사랑하고 어른을 공경하며 스승을 높이고 벗을 아끼는 도리道理가중심이 되어 있다.

읽기와 쓰기는 소위 언문이라 일컫던 한글 습득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양반 남성들은 유교 이념에 따라 선비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은 반면 결혼한 여성들은 부모 공양, 가묘家廟와 관혼상제 준수, 현모양처로서의 자질 실현에 힘썼다.

여성이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그것을 펼 수 없고 학문을 좋아하더라도 여자인까닭에 글을 배울 수 없었던 사회적 풍토에서 여성들의 한은 민요나 규방가사로 피어났다. 규방가사의 내용은 시댁 중심의 윤리로 여성을 가르치는 계녀가 戒女歌류 , 여성들의 내면세계 즉 친정식구에 대한 그리움과 시댁에서의 노동과 괴로움을 다룬 탄식가류, 봄에 화전놀이 나간 풍류현장에서 창작되고 불린화전가花煎歌류로 나뉜다. 이외에도 여행 노정을 기록한 노래나 가문의 자랑을 담은 노래 등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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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도입부에서 발췌

 

 

목차

 

제1부 규방문화와 안방

1장 규방문화

1.규방의 의미

2.여성 교육과 혼인

2장 한옥과 규방

1.한옥 구조와 전통 가구

2.규방의 역할과 분위기

제2부 안방가구

1장 안방가구 특성

1.지역적 특성

2.기능적 특성

3.여성 취향적 특성

2장 안방가구 배치와 품목

1.안방가구 배치

2.안방가구 품목

3장 안방가구 제작기법

1.목재

2.제작기법

제3부 대표디자인

1.농

2.장

3.의걸이장

4.문갑

5.좌경

6.빗접

7.반짇고리

8.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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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고서는 ‘한국디자인DNA 발굴 사업’(2010, 한국디자인진흥원)의 결과물 중 일부입니다. 한국디자인DNA 발굴 사업은 한국의 정신적, 문화적 가치가 담긴 디자인과 기술 요소를 발굴해 글로벌 시장에서 국가와 기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지식경제부 주최, 한국디자인진흥원 주관으로 추진되었습니다. 건축, 가구, 의복, 도자, 인문, 예술 각 분야에서 한국의 고유한 조형 의식의 원형과 정체성이 잘 나타난 한국적 디자인의 대표 사례 141개를 찾아 정리하였고, 연구과정 중 50개 주제로 한국디자인DNA를 소개하는 심화연구 보고서가 작성되었는데, 본 보고서는 그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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