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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주방문화와 부엌가구 - 박영규 용인대학교 문화예술대학 미디어디자인학과 교수

13. 주방문화와 부엌가구

박영규 

용인대학교 문화예술대학 미디어디자인학과 교수

 

신석기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주방은 여성들의 가사노동 대부분이 이루 어지는 곳이며 시대에 따라 그 구조와 배치, 공간의 크기를 달리해 왔다. 또한 식생활의 변화에 따른 식재료의 선택, 조리기구의 발달, 부엌가구의 종류와 쓰임새 등이 다양화됨으로써 주방의 역할과 운용은 더욱 중요시 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적 생활양식,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 향상과 의식 변화에 힘입어 주방문화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신석기시대에는 움집 한가운데 둥글게 불구덩이를 만들고 이곳에 불을 피워 날고기를 익혀 먹었으며 천정에 난 구멍을 통해 연기를 밖으로 내보냈다. 잠을 자고 생활하며 음식을 만드는 모든 작업이 한 공간에서 이루어졌다.

청동기와 초기 철기시대에는 집의 구조가 긴 네모꼴로 바뀌었으며 부엌은 한가운데에서 벽 쪽으로 비켜났다.

삼국시대에 들어서서 부엌은 거의 완전한 모양새를 갖추었는데 4세기 중엽의 고구려 안악 3호분의 벽화를 통해서 알 수 있다. 부엌은 독채로 맞배지붕에 기와를 얹었고 지붕마루 한쪽에 새 한 마리가 앉아 있다. 부뚜막 시루 앞에선 아낙제가 안의 음식물을 살피고 또 한 여인은 둥근 상에 그릇을 치리는모습을 하고 있다. 부뚜막 연기는 오리목 모양의 굴뚝을 거쳐 밖으로 나가고 있다.

한국의 전통가옥에서 부엌은 음식을 조리하고 저장하며 난방을 겸한 다목적 공간이었다. 또 여성 일과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밥과 반찬을 준비하는 일이었으므로 조선시대의 여성들은 신분의 차이를 막론하고 부엌의 안팎을 다니면서 바쁜 일상을 살았다. 특히 일반 농민층들은 남녀의 구별 없이 길쌈, 가축치기, 양잠, 양봉, 식목, 과수 등 가족들이 모두 힘을 합해서 집안일을 돕는공동작업으로 가계를 꾸려나갔다.

전통적인 가정에서 살림을 맡은 주부는 곡식이나 찬 따위를 보관하는 곳간이나 도장의 열쇠가 달린 열쇠패를 치마끈에 차고 지내며 쌀을 꺼낼 때도 반드시 직접 문을 열고 내어 준 다음 스스로 잠궜다. 열쇠패는 상류층에서 주로마련하던 혼수품 가운데 하나로서 각가지 길상문양의 별전別錢을 엮고 열쇠를

매달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따라서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살림권을 물려줄때에는 이것을 넘겨주었다.

집에 따라서는 불씨가 담긴 화로를 시어머니가 맏며느리에게 물려주기도 했다. 불씨는 그 가문의 수명과 안전을 관장하며 재운財運과 관계가 깊다고 여겼기 때문에 불을 관장하는 조왕신竈王神을 부엌에 모셔서 정성을 들이며 가족의 건강과 복을 빌었다.

일반적으로 한국인의 일상식은 밥을 주식으로 하며 자연에서 나는 것들을 이용하여 만든 부식을 한 상에 함께 차리는데 주식과 부식이 분리된 이러한 상차림은 삼국시대 이후 정착되었다. 밥과 더불어 국, 찌개, 김치, 나물, 구이자炙, 전煎, 찜, 조림, 볶음, 회 등의 부식을 차리는데 밥이 주식이기 때문에밥상[飯床]을 차린다고 한다. 차리는 음식은 재료, 조리법, 음식의 온도 등이 적절히 배합되도록 구성하였다.

또한 음식을 치릴 때 그 종류에 따라 쓰는 식기도 달리하였다. 국, 김치와 같이 국물이 있는 음식은 움푹하게 들어간 모양을 사용하고 이와 함께 숟가락을사용했다. 밥그릇의 경우 남성은 주발周鉢, 여성은 바리를 썼으며, 국그릇은탕기나 대접을, 김치는 보시기(甫兒)에, 반찬은 쟁첩이나 접시에, 장은 종지에

담아서 냈다. 찌개는 뚝배기나 조칫보에 담아냈고 상에서 직접 전골을 끓이면

서 먹는 경우에는 신선로神仙爐, 전골틀 등을 이용했다. 전이 있는 경우 가운 데는 전골을 끓이고 주변 전에는 고기를 구워 먹는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였다.

특히 조선시대에는 3첩, 5첩, 7첩, 9첩, 12첩 등 이른바 쟁첩에 담는 첩 수에 따른 반상 차림이 정착하였는데, 일상생활에서는 3첩・5첩 반상이 보통이 었지만 생일 또는 손님 접대에는 7첩・9첩 반상을 차리기도 했다. 그리고 잔치 때에는 큰상, 술상, 국수상 등을 따로 차렸다. 궁궐에서는 여러 개의 상에차려진 12첩 반상을 수라상 水刺床으로 삼았다.

또한 일상식으로 반상・죽상・면상・주안상・다과상 등을 구별하여 차렸으며, 통과의례에 따라 삼신・백일・돌・혼례・상례・제례 등의 상차림을 행하였다. 1년을주기로 매년 반복되는 세시의례에 맞춰 음식을 장만하기도 했다.

...  

보고서 도입부에서 발췌

 

 

목차

 

1

한국디자인DNA 심화연구

주방문화와 부엌가구

심화연구자 박 영 규 (용인대학교 문화예술대학 미디어디자인학과 교수)

CONTENTS

제1부 주방문화와 주택구조

1장 주방

1.주방의 의미

2.주방의 문화

3.식생활 변천

2장 주택 구조와 주방

1.주택 구조

2.주방 구조

제2부 주방가구

1장 주방가구 특성

2장 주방가구 종류

3장 주방가구 제작기법

1.목재

2.제작기법

제3부 대표디자인

1.찬탁

2.이층찬장

3.뒤주

4.찻상

5.소반

6.함지

7.이남박

8.찬합

9.주병

10.떡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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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고서는 ‘한국디자인DNA 발굴 사업’(2010, 한국디자인진흥원)의 결과물 중 일부입니다. 한국디자인DNA 발굴 사업은 한국의 정신적, 문화적 가치가 담긴 디자인과 기술 요소를 발굴해 글로벌 시장에서 국가와 기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지식경제부 주최, 한국디자인진흥원 주관으로 추진되었습니다. 건축, 가구, 의복, 도자, 인문, 예술 각 분야에서 한국의 고유한 조형 의식의 원형과 정체성이 잘 나타난 한국적 디자인의 대표 사례 141개를 찾아 정리하였고, 연구과정 중 50개 주제로 한국디자인DNA를 소개하는 심화연구 보고서가 작성되었는데, 본 보고서는 그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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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디자인 #DNA #한국디자인DNA #K디자인 #정체성 #주방문화 #부엌가구 #박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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