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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담는 문화, 옹기 - 최윤정 이화여자대학교 강사

21. 담는 문화, 옹기

최윤정

이화여자대학교 강사

 

외부문화로부터의 잦은 유입으로 형성되고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표층(表層)문 화와 달리 도자기는 한반도의 유구한 문화가 내적인 발전과 전파, 교류 등에 의하여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우리민족의 전통적이며 고유한 '담는문화'의 대표적 표상(表象)이라고 할 수 있다.

도자기 역사중 가장 오래된 질그릇으로 시원(始原)을 찾아 거슬러 올라가며, 현재에 이르기까지 실생활에서도 사용되고 있는 옹기의 탄생배경과 재료, 생활 속의 양식과 상호 관계 연구를 통해 연속성(連續性)과 다양성(多樣性)의 문화를 찾을 수 있으며 나아가 옹기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우리 고유의 무위적자연주의(無爲的自然主義)의 조형의식을 정의내릴 수 있다.

윤용이 선생의‘우리 옛 도자기의 아름다움’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도자기 문화는 선사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만 년 전 것으로 추정되는 제주 고산리에서 발굴된 융기문 토기(덧무늬 토기)로부터 시작된다.(그림1) 융기문토기는 신석기 문명의 출현을 알리는 대표적 유물로서 기존의 5000년 전의 신석기 시대 빗살 무늬토기의 학설보다 5000년을 앞선 최근 학설로 이 땅에 도자역사의 기원을 알리는 출발점이 된다. 한편 또 다른 학설에 의하면 제주 고산리에서 발굴한 고토기(古土器)를 최초의 도자기로 보고 있다. 1) 융기문 토기는 강원도 양양 오산리, 강원도 고성의 문암리를 비롯한 동해 지역 뿐 만 아니라 남해와 충청 내륙지역 및 제주도전역 에서 출토되며 그보다 한반도에 나타난 시기가 늦은 빗살무늬 토기는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다. 기원전 10000년부터 기원전 1000년 사이 신석기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융기문 토기와 빗살무늬 토기는 발(鉢)의 기형(器形)을 보인다.

이는 본격적인 농경사회로의 전환을 알리는 기형적 특징을 엿볼 수 있다. 항아 리와 같이 저장에 적합한 기형과 크기를 아직까지는 갖추지 않은 것으로 일시적 저장과 간단한 식기로서 가장 기본적 생존 생활양식을 담고 있다.

대형의 빗살무늬토기는 채집한 음식물을 담는 가장 기본적인 기능에 충실한 그릇으로 먹기 위한 식기의 개념과 잉여물을 저장하는 대량 저장용기의 중간단계로서 담고 두는 저장용기 로서의 도자기의 탄생배경을 읽을 수 있다.(그 림2) 융기문 토기나 빗살무늬 토기의 굽이 없고 둥글고 뾰족한 바닥의 외형은 당시 아직은정착하지 못한 채 농경사회로 이행하는 중에한편으로는 수렵채집생활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며 농사를 병행하는 과도기적 생산경제 상황이었음을 을 해석할 수 있다.

기원전 1000년 청동기 문화가 형성되면서 강하고 깨지지 않는 금속의 재료적 특성은 정치적 군사적 힘의 집중을 만들었으며 이로 인해 신석기 시대에 비해 상당히 발전된 부족연맹국가가 형성되었다. 따라서 원시 국가의 형태가 생기면서 권력이 생기고 통치를 위한 권력유지 수단으로서 샤머니즘적 원시 종교가 생기게 되고 자연스럽게 종교의식을 위한 도구를 필요로 하게 되었다.

따라서 우리나라 최초의 부족국가이자 민족역 사의 시조인 고조선이 세워지고 이와 함께 술을 빚어 신에게 제사를 지내기위한 의식용 항아리로서 호(壺)의 기형이 탄생하는 계기가 된다.(그림3) 생활양식의 변화가 도자기의 기형과 기종의 발전에 밀접한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보여주는 예이다.

종교는 사후세계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으며 따라서 사람의 죽음에 대한 장례문화가 형성되고 기원전 300년경, 고조선 후기에 이르러서는 옹관이 등장하였으며 이는 지금의 옹기의 대표적인 조형적 기능적 특성을 간직한 기형인 항아리의 탄생을 알리는 서막을 열게 된다.(그림4) 이는 옹기의 어원적 측면에서 옹기의 기원으로 볼 수 있다.

조선시대 서유구의 임원경제지에 의하면 옹(甕)은 도기 중에서 규모가 큰 것으로 일상생활에 가장 요긴하게 쓰이는 것이며 장을 담거나 소금을 저장하거나김치를 담그는데 쓰이는 그릇으로 독(옹(甕),앵(罌))이라 표기한다. 이는 역사적 자료를 토대로 옹기의 정의를 찾아본 것으로 옹기의 옹(饔,瓮)은 독을 뜻하며 크기가 큰 항아리를 말한다. 2)

금속을 제련(製鍊)하는 기술인 야금술이 기원전 500에서 기원후 500년 사이에 인도에서 최초로 시작된 강철 생산과 함께 더욱 발전하여 중국을 거쳐 철기시 대가 도래하면서 우리나라에도 전파되어 기원전 300년 이후 철문화가 정착하기 시작하면서 불의 온도를 1000℃이상 올리는 기술이 발달했다. 따라서 소성온도 상승과 함께 도자기에 있어서도 점차 화도를 견디고 효율적으로 불을 운영하는 가마를 짓는 기술도 체계적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이는 정치, 문화, 경제, 사회가 발전함으로써 점차 더욱 더 강한 무기를 만들기 위한 기술의 욕구가 커고 그에 따른 과학기술이 발전한 결과가 도자기 제작에 미친 파급효과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신석기 시대 노천소성으로 구워지던 토기가 청동기 시대 구덩이식 가마에서 철기시대에 이르러 반지하굴식 가마와 반지하식 가마로 발전되어 점차지상으로 올라와 등요의 형태를 보이는 보인다. 그 예로 삼국시대 경주 망성리에 10m정도의 7세기경 터널형 등요와 월성군 덕산리의 20m의 가마터가 확인된다.

 

체계화된 도자 제조, 가마짓는 기술의 발전으로 노천 산화소성에서 소성온도가 올라가고 환원소성으로 옮아가면서 소성연료의 잿가루가 날아가 기면위에 녹아 붙은 자연유가 시유된 회색의 경질토기로 발전하게 되었다.

...  

보고서 도입부에서 발췌

 

 

목차

 

1장. 서문

2장. 옹기의 탄생배경과 의미

3장. 재료 문화적 특성과 기능적 특징

4장. 용기(容器)문화 속의 옹기

1.부엌살림 용기

2.이동용기

3.제조용기

4.저장용기

5.농경 용기

5장. 도구문화 속의 옹기

1.제작 도구

2.신앙관련 도구

3.기타생활 도구

6장. 건축문화속의 옹기

7장. 재료 문화적 요소의 상관관계

8장. 해외 유사문화와 옹기의 가치의 비교

9장. 옹기의 고유한 조형 요소

1.옹기의 다양성을 담는 조형성

2.옹기의 독자적 연속성을 담는 조형성

3.전통옹기의 조형성과 현대적 응용사례

4.전통옹기문화의 대표성과 독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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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고서는 ‘한국디자인DNA 발굴 사업’(2010, 한국디자인진흥원)의 결과물 중 일부입니다. 한국디자인DNA 발굴 사업은 한국의 정신적, 문화적 가치가 담긴 디자인과 기술 요소를 발굴해 글로벌 시장에서 국가와 기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지식경제부 주최, 한국디자인진흥원 주관으로 추진되었습니다. 건축, 가구, 의복, 도자, 인문, 예술 각 분야에서 한국의 고유한 조형 의식의 원형과 정체성이 잘 나타난 한국적 디자인의 대표 사례 141개를 찾아 정리하였고, 연구과정 중 50개 주제로 한국디자인DNA를 소개하는 심화연구 보고서가 작성되었는데, 본 보고서는 그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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