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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여자복식 - 홍나영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25. 여자복식

홍나영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한국 전통복식은 이천년 이상을 내려왔으며 오늘날 한복이라는 이름으로 남아 있다. 이러한 한복의 전형적인 모습은 19세기의 양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외관상으로는 한복이 삼국시대의 우리 옷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그 기본구 조는 변함이 없이 내려오고 있다. 즉 남자는 바지저고리, 여자는 치마저고리 라는 위 아래로 나누어진 이부식(二部式)의 옷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의복의 구조에는 변화가 없었다 하더라도 길이와 세부적인 형태, 무늬와 세부 장식 등에서는 시대에 따라 적지 않은 변화를 겪었다. 따라서 전시대를 아우르는 한국 전통복식의 특징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겠지만 18세기~19세기의 여성복식을 중심으로 하여 한국의 여성전통복식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를 몇 가지 지적한다면 다음과 같다.
 

1절 평면구조

우리나라 옷은 서양의 옷과는 달리 평면적인 구조를 하고 있다. 물론 일본과 중국의 옷도, 다른 아시아의 전통복도 평면적이다. 서양의 옷이 인체의 곡선에 맞게 재단되어 인체의 선을 드러내는 것에 비해 옷감의 식서를 이용해 직선적으로 재단한 아시아권의 복식은 비교적 인체의 선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주요한 특징이다. 물론 옷의 크기에 따라 그 결과는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조선전기의 저고리는 품이 크고 넉넉하며 길이도 길어 신체선이 전혀 드러나지 않고 점잖고 품위 있는 반면 19세기 여성의 저고리는 매우 짧고 작기 때문에 여성의 상체에 밀착되고 여성성이 강조되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은 가슴을 허리띠로 압박하여 저고리를 착용하였기 때문에 자연스런 가슴의 곡선을 드러내는 서양의 복식과는 전혀 다른 실루엣을 연출하였다. 또한 평면적인 구조는 착용자가 옷을 입음으로써 그 조형이 완성되는 측면이 있다. 그 결과 착용자의 정확한 신체 치수가 필요 없고 적당히 여유를 두고 만들어 입음새에 따라 완급을 조절하는 융통성이 있으며 신체와 옷 사이의 공간이 존재함으로써 느낄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내는 구조였다.

 

2절 재료의 미

한국의 복식은 재료 자체가 갖고 있는 자연스런 특성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만들었다. 예를 들어 자수와 같은 장식이 왕실과 양반층의 복식에 사용되기는 하였지만 활옷을 제외하고는 부분적인 장식에 그쳤다. 금박의 경우에도 대부분 왕실과 사대부가의 예복에 한하였고, 의복 전체를 금박으로 덮는 경우는 없다. 무엇보다 일상복으로서의 우리 옷은 재질의 특성을 살리는데 초점을 맞추어발달되었다. 기본적으로 한국 전통복식은 우리나라의 뚜렷한 사계절에도 불구 하고 계절에 따라 의복의 구조가 바뀌지는 않는다. 그 결과 계절별로 여름에는 삼베와 모시, 겨울에는 면직물이나 견직물 그리고 동물의 털가죽 등 을 사용하는 등 각각의 다른 재료를 특성에 맞게 사용하였다. 물론 고대에는 고구려 벽화에서 보이는 것처럼 화려한 무늬를 염색하는 기술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시대에는 ‘스민 무늬’ 즉 단색에 직물의 문양만을 직조로 나타낸 것을 선호하여 무늬 염색법이나 이캇트와 같은 화려한 선염직물은 쇠퇴하였다. 무늬의 화려함 보다는 오히려 풀 먹이고 다듬이질과 다림질로 손질한 옷감에서 느껴지는 빳빳한 긴장감과 바삭거리는 재질감을 선호하였다. 이러한 특성은 견직물의 경우에도 정련을 하지 않은 생사를 여름철 소재로 즐겨한 것을보아도 뚜렷하다. 또한 무명과 삼베 등의 재료를 하얗게 바래어서 혹은 생모시나 안동포와 같이원래의 색상 그대로 사용한 의복은 단순하며, 소박하고 담백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3절 절제의 아름다움

한국의 복식은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라는 우리 조상들의 생각이 잘반영되어 있다. 덧붙이고 꾸미는 것은 어린이에게는 용납되는 일이지만 성인 에게는 적절하지 않다고 보았다. 따라서 단순하거나 소박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밋밋함을 벗어나기 위해 장식이 들어갈 경우에는 작은 장식이 부분적으로 살짝 가해짐으로써 악센트 역할을 하는 것을 선호하였을뿐 장식으로 가득 채우는 것을 기피하였다. 특히 회화나 도자기에서 여백의아름다움처럼 복식에도 꽉 채우는 구도 보다는 여백이 있는 구성을 추구하였다. 이러한 특색은 백색과 담색을 즐기는 색채관과도 일맥상통한다. 오방색을 귀히 여겼다고 하지만 그것은 색채관념이며, 왕실이나 관복에 한정된 것이었다. 일상복은 늘 연한 색조를 주조로 하거나 짙은 색상이라 하더라도 들뜨지 않는 차분하고 깊이 있는 절제된 색조를 즐겨 하였다. 특히 깃에 단 하얀 동정과 소매 끝에 단 거들지는 떼어내어 세탁하기 쉬운위생적인 면도 있지만, 단정한 분위기와 절제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요소였다. 한편 긴장된 선(線)에서도 절제의 아름다움이 나타난다. 버선코와 저고리의 섶코, 당의와 원삼의 도련 선은 이완된 완만한 선이 만나는 모서리의 마무리를 살짝 뾰족하게 올라가게 함으로써 예민하고 긴장된 선을 만들었다. 이와 같이 긴장된 곡선의 사용은 한국적인 선으로 지칭되지만 이 역시 철저히 절제 되어 의복의 한두 군데에만 살짝 더해질 뿐이다.
 

4절 율동의 미

우리 옷은 몸에 밀착되지 않기 때문에 움직이면서 흐르는 자연스런 선과 여유 로움이 중요한 조형적 요소를 형성한다. 특히 여자의 치마 같은 경우 넓은 폭에 잔주름을 잡아 착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혹은 치마를 치켜 올리는 입음새에 따라 선의 변화가 나타난다. 치마허리의 끈과 옷고름도 마찬가지이다. 고름은여밈을 위한 도구이지만 바람에 나부끼는 선을 율동감과 여유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위엄과 권위가 강조되는 궁중예복에서 조차 길게 느린 대대(大帶)의 끈이나왕비 적의(翟衣)에 두른 긴 하피(霞帔), 머리에 쓴 화관이나 족두리의 떨리는 장식품 등은 모두 율동적인 아름다움을 제공하는 요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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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도입부에서 발췌

 

 

목차

 

제1부 디자인DNA 심화연구

1장 한국의 여성복식에 표현된 아름다움

1절 평면구조

2절 재료의 미

3절 절제의 아름다움

4절 율동의 미

제2부 대표디자인

1장 여성복식

1절 삼국시대의 여성복식

2절 통일신라시대의 여성복식

3절 고려시대의 여성복식

4절 조선시대의 여성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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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고서는 ‘한국디자인DNA 발굴 사업’(2010, 한국디자인진흥원)의 결과물 중 일부입니다. 한국디자인DNA 발굴 사업은 한국의 정신적, 문화적 가치가 담긴 디자인과 기술 요소를 발굴해 글로벌 시장에서 국가와 기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지식경제부 주최, 한국디자인진흥원 주관으로 추진되었습니다. 건축, 가구, 의복, 도자, 인문, 예술 각 분야에서 한국의 고유한 조형 의식의 원형과 정체성이 잘 나타난 한국적 디자인의 대표 사례 141개를 찾아 정리하였고, 연구과정 중 50개 주제로 한국디자인DNA를 소개하는 심화연구 보고서가 작성되었는데, 본 보고서는 그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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