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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시민중심 공공서비스를 위한 디자인 기반 평가모델 개발: 한국 사례 - 김아미, 박형준. 2025

시민중심 공공서비스를 위한 디자인 기반 평가모델 개발: 한국 사례

Developing a design-led evaluation model for citizen-centered public services: a South Korean case

김아미 a, 박형준 b

a 성균관대학교 거버넌스 및 정책평가연구소, 서울, 대한민국
b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 및 거버넌스대학원, 서울, 대한민국

<정책디자인과 실천 Policy Design and Practice>* 연구논문 (접수: 2025년 3월 18일, 승인: 2025년 6월 12일)

 * <Policy Design and Practice>는 Taylor & Francis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로, 정책연구와 서비스디자인의 교차 분야에서 중상위권으로 인정받는 저널이다. 2024년 Clarivate JCR 기준 공식 Impact Factor는 2.6이며, SCImago에서 제공하는 SJR은 0.932로 해당 분야 상위 1분위(Q1)에 속한다.
국제적으로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저널로 ESCI(Emerging Sources Citation Index)에 등재됨. 

 

원문 출처 : https://www.tandfonline.com/doi/full/10.1080/25741292.2025.2523104#abstract 


초록

공공서비스는 오랫동안 서비스 품질과 시민 만족도를 기준으로 평가되어 왔다. 그러나 공공서비스가 점차 더 넓은 서비스 생태계 안에서 공동 창출(co-created)된다고 이해되고, ‘공동-’ 접두어가 붙은 참여적 실천들이 공공부문에서 부각됨에 따라 새로운 평가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본 연구는 한국의 사례를 토대로, 이해관계자 참여와 시스템적 관점을 강조하는 시민중심 공공서비스 평가를 위한 초기 모델을 제안한다. 이 모델의 가치는 행정학 및 디자인 분야 전문가 의견을 통해 검증되었다. 연구 결과, 이 모델이 복잡한 서비스 생태계를 다루고 장기적 변화를 촉진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편, 맥락 특수적 적용과 이해관계자 역량과 같은 과제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주요어

공공서비스 평가

디자인 기반 평가

평가 모델

공공서비스 생태계

정책을 위한 디자인


1. 서론

 

전 세계 정부는 시민을 수동적 수혜자가 아니라 공공서비스의 적극적 공동 생산자로 바라보는 방향으로 전환해왔다(Baredes 2022). 한국에서는 행정안전부가 행정역량을 강화하고 정책 형성 전반에 걸쳐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2021년 ‘시민참여 활성화 추진계획’을 출범시켜 시민 참여의 제도화를 추진하고 있다(행정안전부 2021).

시민중심 접근은 정책결정자의 가정을 기반으로 하는 방식보다 더 투명하고 효과적인 것으로 간주되며, 정부에 대한 만족과 신뢰를 향상시킨다(World Bank 2018). 추가적으로 디지털 기술은 시민 수요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실시간 피드백 수집을 가능하게 한다(OECD 2019).

본 연구는 서비스 생태계 내 공동창출을 반영하는 평가 프레임워크의 필요성에 대응하여 시민중심 공공서비스 평가를 위한 디자인 기반 모델을 제안한다. 디자인 기반 평가는 여정맵(journey mapping), 프로토타이핑과 같은 디자인 방법론을 활용해 이해관계자 협력과 정성적 통찰을 촉진하며, 시민중심 평가는 서비스 과정 전반에서 시민 경험과 공동창출을 우선시한다. 디자인 방법론은 반복적·참여적·사용자 중심 평가 과정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시민중심성을 구체화한다. 본 연구의 참신성은 중앙집권적, 하향식 평가체계로 특징지어지는 한국의 특수한 거버넌스 맥락 속에서(Yang and Torneo 2016) 이러한 접근들을 통합했다는 점에 있다. 의료 분야와 같이 특정 서비스 맥락(예: 환자 경험)에 초점을 두는 디자인 기반 평가와 달리, 본 모델은 더 넓은 서비스 생태계 관점을 채택하여 다양한 공공서비스에 적용 가능하다. 

본 연구는 공공부문 디자인 및 서비스 평가 관련 문헌을 바탕으로 예비 모델을 개발하고, 전문가 의견을 통해 그 가치를 검토하였다. 연구는 두 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1) 전문가들은 디자인 기반 평가모델에서 어떤 가치를 인식하는가? (2) 향후 개발 및 실행 과정에서 어떤 도전 과제가 존재하는가? 논문은 기존 평가 접근을 검토하고, 디자인 기반 평가의 가능성을 탐색하며, 연구 설계를 설명하고, 사례 적용을 포함한 연구 결과를 제시한다.

 

2. 공공서비스 평가의 접근

 

공공정책 평가는 1960년대 미국에서 시작되었고, 이후 스웨덴, 캐나다, 독일 등으로 확산되었다(Derlien 1999). 1980년대와 1990년대에는 정부혁신이 시민 지향적 서비스에 방점을 두었다(Van de Walle 2018). 1990년대 후반에 이르러 공공서비스 시장은 자유화되었고, 국가 주도의 모델에서 시민 수요 기반 모델로 전환되었다(Van de Walle 2018).

이 시기 동안 서비스 품질과 시민 만족도가 주요 평가 기준으로 부상했는데, 이는 민간 부문의 품질경영에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Brysland and Curry 2001). 외주화가 확대되면서 경쟁을 통해 ‘최상의 가치(best value)’를 제공한다는 개념이 힘을 얻었다. 학자들은 시민 만족도를 정부 신뢰와 연결시키며, 만족도가 낮을 경우 부정적 평가와 공공 프로그램에 대한 지지 감소로 이어짐을 보여주었다(Van De Walle and Bouckaert 2003; Welch, Hinnant, and Moon 2004).

서비스 품질 연구는 민간 부문에서 기원했으며, 제품 품질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더 어렵다고 간주되었다(Parasuraman, Zeithaml, and Berry 1988). 서비스 품질은 고객 기대와 실제 성과 사이의 격차로 정의되었고(Gronroos 1984; Parasuraman, Zeithaml, and Berry 1985), 지속적 모니터링과 관리가 필요했다(Carman 1990).

한편, 시민 만족도는 기대, 경험, 기존 태도를 포괄하는 복합적 개념이다(Van de Walle 2018). 서비스 품질의 향상이 반드시 더 높은 시민 만족도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고객지향이 부상하면서, 고객 만족도를 측정하는 설문조사가 1990년대 이후 여러 나라에서 시행되었다(Van de Walle 2018). 한국에서는 1999년에 이러한 조사가 처음 도입되었으며, 이후 꾸준히 시행되어 왔다(기획재정부 2012).

서비스 품질과 시민 만족도를 기반으로 한 공공서비스 평가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관련성이 있지만, 서비스 연구의 초점은 점차 서비스 경험으로 이동해왔다(Sundbo 2015). 서비스 경험은 총체적 가치와 더 높은 수준의 목표로 개념화된다. 예를 들어, 여행 서비스 맥락에서 고객은 단순히 숙박이나 항공 예약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과 같은 가치 창출 경험을 원한다(Klaus and Maklan 2013).

더 중요한 점은, 가치 창출이 서비스 제공자와 고객 간 협력을 통해 서비스 생태계 내에서 공동창출(co-created)된다고 여겨진다는 것이다(Vargo, Akaka, and Vaughan 2017).

이러한 관점의 변화는 공공서비스에도 영향을 미쳤다. Osborne(2018)은 공공서비스에서 공동창출이 시민이 그것을 자각하지 못하더라도 본질적으로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더 나아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공공부문 혁신(PSI) 랩은 공공부문에서 이해관계자와 함께하는 다양한 ‘공동-’ 협력 방식이 채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McGann, Blomkamp, and Lewis 2018).

서비스 생태계 관점이 공공서비스 연구에서 점점 더 강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렌즈로 공공서비스를 평가한 연구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드물다. 특히 정책 과정의 초기 단계(예: 기획과 실행)에서의 공동실천 연구에 비하면 더욱 그렇다. 공공 개입에서 공동평가(co-evaluation)의 실제와 연구는 아직 크게 탐구되지 않은 영역으로 남아 있다(Mckenna 2021).

 

3. 디자인 기반 평가의 잠재력

 

PSI 랩(공공부문 혁신 랩)의 부상과 함께 디자인은 공공부문 혁신을 위한 방법으로 인정받아 왔다(Cole 2022; McGann, Blomkamp, and Lewis 2018). 이러한 흐름은 또한 디자인 접근을 통해 공공서비스 평가가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낼 가능성을 연다.

첫째, 사용자 중심 및 공동디자인과 같은 디자인 접근은 사용자 수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정부에 대한 불신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Blomkamp 2018; Mintrom and Luetjens 2016). 문제의 성격과 조직적 맥락에 따라, 시민 참여는 ‘시민을 위한 디자인’, ‘시민과 함께하는 디자인’, ‘시민에 의한 디자인’ 등 다양한 형태를 가질 수 있다(Junginger 2017). 이러한 참여적 접근은 정책 과정의 다양한 단계에 부분적 또는 전면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Nabatchi, Sancino, and Sicilia 2017). 이러한 참여적 실천을 내재화하면 공공서비스 평가 자체를 전환할 수 있다.

둘째, 특히 인간중심디자인에 뿌리를 둔 디자인 접근은 주어진 문제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대신 문제의 근본 원인을 반복적 확산(divergence)과 수렴(convergence) 과정을 통해 재정의하려 한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 관점을 전반에 걸쳐 통합하고, 프로토타이핑과 반성적 실천(reflective practice)과 같은 접근을 통해 지속적 검증과 피드백을 가능하게 한다(Norman 2013). 정책 맥락에서 Mintrom과 Luetjens(2016)는 이를 환경 스캐닝(environmental scanning)으로 설명하며, 디자인이 정책 행위자가 공공문제에 대한 오랜 가정을 재검토하고 비판적으로 살펴보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디자인은 공공문제가 적절히 이해되었는지, 해결을 모색하는 과정이 충분히 탐구되었는지를 평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셋째, 인간중심디자인이 복잡한 사회문제를 다루는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사용자’라는 개념도 확대되었다. 이제는 서비스의 최종 사용자에서 문제와 관련된 더 넓은 이해관계자 생태계로 확장된 것이다(van der Bijl-Brouwer 2016). 또한 디자인 실천은 민족지학, 시스템사고, 사회학과 같은 학제 간 방법을 통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러한 발전과 더불어 공공부문 디자인을 주도하는 PSI 랩들은 점점 더 지역사회 파트너와 공동디자인을 수행하여 긴급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려 한다(Cole and Hagen 2024). 일부 학자들은 PSI 랩이 단기 성과에 치중한다고 비판했으나(Olejniczak et al. 2020), Cole과 Hagen(2024)은 변화이론(theory of change)과 통합된 디자인을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변혁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적 접근으로 보았다. 이는 디자인이 다학제적 접근과 결합될 때, 사용자와 이해관계자의 경험을 이해함으로써 공공서비스의 단기적·장기적 영향을 평가하는 가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넷째, 디자인은 공공부문에서 실험주의(experimentalism)의 방식으로 수용되어 왔다(Kimbell and Bailey 2017). 16개국 20개의 PSI 랩 분석에 따르면, 정책 과정에서 프로토타이핑을 통한 실험은 정책과 사용자 수요 간의 간극을 메우는 수단으로 기능한다. 이는 더 큰 정책 주기 안에서 설계–테스트–적응이라는 작은 반복 주기를 만들어낸다(Olejniczak et al. 2020). 더 나아가 디자인이 장기적 변혁을 위해 점점 더 사용됨에 따라, 프로토타이핑은 단기 학습을 위한 도구일 뿐만 아니라 이해관계자들이 딜레마를 드러내고 확장된 반복적 실험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대립적 공간(agonistic space)’으로 이해되기도 한다(Hillgren, Seravalli, and Emilson 2011). 복잡한 공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종종 이해관계자 관계, 지식, 실천이 함께 진화하는 장기적 과정이 요구되며, 그 속에서 혁신이 등장한다(van der Bijl-Brouwer, Kligyte, and Key 2021). 이런 의미에서, 학습과 피드백이 디자인 과정 속에서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평가하는 것은 복잡성에 대응하는 혁신이 일어나는지, 또 어떤 방식으로 나타나는지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종합하면, 이러한 관점들은 디자인 접근이 공공서비스 평가를 진전시키는 데 상당한 잠재력을 지닌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이해관계자 참여, 문제 탐구, 사용자 및 이해관계자 경험, 학습과 피드백 과정, 그리고 단기 및 장기적 영향과 관련된 부분에서 그러하다. 이러한 고려사항들은 본 연구에서 제안하는 평가 차원과 항목을 개발하는 데 기초가 되었으며, 다음 장에서 이를 상세히 설명한다.

 

4. 방법론

 

본 연구는 디자인 접근을 활용해 공공서비스를 평가하기 위한 기초 모델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공공부문 디자인 및 서비스 평가에 관한 기존 문헌을 토대로 모델을 구성하고, 델파이(Delphi) 기법을 활용한 전문가 의견 수집을 통해 그 가치를 검토하였다. 연구 질문은 다음과 같다. (1) 전문가들은 디자인 기반 평가모델에서 어떤 가치를 인식하는가? (2) 향후 개발 및 실행에서 어떤 도전 과제가 존재하는가?


4.1. 연구 맥락: 한국의 공공서비스 평가

한국에서 공공서비스 평가는 「정부업무평가 기본법」에 따라 중앙정부, 지방정부, 산하기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이러한 평가는 매년 실시되며 특정 주제나 전체 성과를 다룬다(국무조정실, n.d). 

한국의 평가는 미국 모델의 영향을 받았지만, 여전히 유교 전통, 중앙집권적 거버넌스, 짧은 민주주의 역사에 의해 형성된 하향식(top-down) 구조를 유지한다(Yang and Torneo 2016; Jung 2024). 장·이(2024)는 평가를 수행하는 기관과 평가를 받는 기관 간 인식 격차를 지적하였다. 전자는 평가를 성과 검증과 개선을 위한 도구로 보지만, 후자는 주로 통제와 기관 간 비교 수단으로 인식한다. 평가 결과가 순위나 수치 점수로 환원되기 때문에 문제 식별이나 실행 가능한 통찰을 도출하는 데 한계가 크다. 이런 연구들은 현행 평가체계가 지역 및 서비스 수준의 공공 생태계에 의미 있는 피드백을 제공하는 데 어려움이 있음을 보여준다.


4.2. 예비 평가모델의 설계

4.2.1. 기초 개념

이 모델은 세 가지 기초 개념에 기반을 두는데, 이는 모델의 구조를 뒷받침하고 기존 평가 접근과 차별화한다(표 1 참조).  첫째, 서비스 생태계 개념이다. 공공서비스는 시민, 공무원, NGO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역동적 상호작용을 통해 가치를 공동창출하는 네트워크로 이해된다(Vargo, Akaka, and Vaughan 2017). 이는 이해관계자 참여와 조직/생태계 역량 차원에 반영된다. 둘째, 시스템사고 개념이다. 이는 사회문제 속 복잡한 상호연결성을 전체적으로 이해하려는 접근이다(Morcol 2005). 이는 문제 정의와 최종 사용자 경험 차원에 영향을 준다. 셋째, 변화이론(theory of change)이다. 이는 단·중·장기 목표를 체계적으로 연결해 시스템적 영향력을 달성하기 위한 로드맵이다(Cole 2022). 이는 성과/영향과 학습/피드백 차원을 뒷받침한다.

이러한 개념들은 모델이 공공서비스의 복잡성을 포착하고, 이해관계자 협력을 촉진하며, 장기적 변화를 지원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그림1. 예비 디자인 기반 평가모형


 

표 1. 전통적 평가와 디자인 기반 평가 기준 비교

구분 전통적 평가 (예: SERVQUALa, ACSIb) 디자인 기반 평가 (본 연구 모델)
초점 서비스 품질, 시민 만족 공동창출 가치, 생태계 관점
방법론 정량적 설문, 표준화된 지표 정성적, 참여적 디자인 도구(예: 여정맵)
이해관계자 역할 수동적 응답자 서비스 단계 전반의 적극적 공동생산자
시간 관점 사후(ex-post), 단기 실시간, 장기적·체계적 변화
주요 차원 신뢰성, 반응성, 보장성, 공감, 유형성(SERVQUAL); 기대, 품질, 가치(ACSI) 이해관계자 참여, 문제 정의, 조직/생태계 역량, 최종 사용자 경험, 성과/영향, 학습/피드백
a. Parasuraman et al. (1990).

b. Fornell et al. (1996).

 

4.2.2. 모델 구조

모델은 여섯 가지 차원으로 구성된다: (1) 이해관계자 참여, (2) 문제 정의, (3) 조직 및 생태계 역량, (4) 최종 사용자 경험, (5) 성과와 영향, (6) 학습과 피드백(그림 1). 각 차원에는 항목이 포함되며(표 2), 서비스 맥락에 따라 선택적으로 적용하도록 설계되었다. 평가는 PDCA(Plan-Do-Check-Act) 주기를 따라 지속적 개선을 지향한다.

모델 적용을 보여주기 위해 두 가지 가상의 사례를 제시한다(표 3 참조). 하나는 여권 발급 서비스이고, 다른 하나는 치매 돌봄 서비스이다. 두 경우 모두 평가자는 관련 이해관계자와 협력하며, 먼저 문제를 이해해야 서비스가 이를 적절히 해결하는지를 평가할 수 있다.

한국에서 여권 서비스는 비교적 단순하고 단기적 문제로,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 신청 후 약 2주 내에 여권을 수령한다. 이 경우 평가팀은 사용자 여정을 맵핑하여 서비스가 얼마나 원활히 제공되는지 단기적 성과를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치매 돌봄 서비스는 지역별 의료·돌봄 인프라와 이해관계자가 다르며 장기적·체계적 대응이 필요하다. 따라서 평가팀은 지역사회의 장기적 비전을 식별하고, 단·중·장기적으로 그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는 시스템사고와 결합된 디자인 도구 활용이 제안된다.

 

표 2. 모델의 여섯 차원과 항목 (전문가 의견 반영 버전)

이해관계자 참여

a) 이해관계자는 누구였는가? (정체성, 문제 관련성, 권력·지식 격차, 투입 자원 등)

b) 어떻게, 얼마나 자주 참여했는가? (설문, 인터뷰, 워크숍 등)

c) 어떤 서비스 단계에 참여했는가? (기획, 실행, 평가, 실행 후 조치)

d) 참여는 얼마나 효과적으로 촉진되었는가?

문제 정의

a) 문제 이해를 위해 어떤 혁신적 방법이 사용되었는가?

b) 해결책은 반복적으로 시험되고 투명하게 개선되었는가? (예: 공개 문서화)

c) 단·중·장기 목표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설정되었는가? (예: 변화이론 로드맵 활용)

d) 문제의 공간적·시간적 영향이 고려되었는가?

조직 및 생태계 역량

a) 실무자와 이해관계자가 혁신적 방법을 이해하고 적용할 역량을 지니는가?

b) 역량 강화를 위한 기회(교육, 워크숍, 멘토링 등)가 제공되는가?

최종 사용자 경험

사용성(Usability):

a) 접근성: 서비스와 정보 접근은 쉬웠는가? 디지털·비디지털 접점이 잘 통합되었는가?

b) 반응성: 서비스는 적시적이고 맞춤화되었는가?

c) 혁신성: 새로운 아이디어가 포함되어 사용자에게 이익을 주었는가?

감성(Affect):

a) 미적 품질: 접점은 단순하고 깔끔하며 시각적으로 만족스러웠는가?

b) 편안함: 물리적 접점은 쾌적했는가?

c) 신뢰성: 직원은 전문적이고 서비스는 일관되었으며 경험은 신뢰할 수 있었는가?

d) 언어 적절성: 접점에서 사용된 언어가 사용자에게 환영받고 존중받는 느낌을 주었는가?

사용자 가치(User Value):

a) 공정성: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었는가? 혜택이 공정하게 배분되었는가?

b) 청렴성: 직원은 윤리적 기준을 따랐는가? 의사결정은 투명했는가?

c) 포용성: 언어, 문화, 장애 등 다양한 배경이 고려되었는가?

d) 디지털 보안: 개인정보와 사이버 보안은 적절히 관리되었는가?

성과와 영향

a) 서비스가 사용자의 단기 문제를 해결했는가?

b) 현재 성과가 장기적 목표 달성에 어떻게 기여했는가?

c) 서비스가 다른 공공문제 해결에도 기여했는가? 그렇다면 어떻게 기여했는가?

학습과 피드백

a) 사용자와 이해관계자로부터 피드백은 얼마나 자주 수집되었는가?

b) 피드백을 바탕으로 서비스가 수정되었는가? (단일 고리 학습)

c) 핵심 가정이나 목표가 검토·수정되었는가? (이중 고리 학습)

d) 피드백 과정(수집, 학습, 활용)은 투명했는가?


표 3. 모델의 적용 사례(복잡성 수준에 따른 비교)

여권 서비스: 최종 사용자 경험, 단일 고리 학습, 단기 성과에 초점.

도구: 사용자 여정 맵핑.

치매 돌봄 서비스: 문제 정의, 이해관계자 참여, 장기 성과 등 광범위 차원 고려.

도구: 시스템사고와 통합된 디자인 툴킷(예: 영국 디자인카운슬 Systemic Design Toolkit, 2021).


표 4. 참여 전문가 정보

P01: 디자인 실무자 (디자인 에이전시)

P02~P04: 행정학 학자

P05: 디자인 학자

P06, P08: 행정학 학자

P07: 디자인 학자

P09: 디자인 실무자 (디자인 에이전시)

P10: 행정학 실무자 (연구기관)

 

4.3. 델파이 기법을 활용한 전문가 의견 수집

델파이 기법은 정책·실무·조직적 의사결정에 대해 전문가 간 구조화된 의사소통을 통해 합의를 도출하는 방법이다. 익명성을 보장하여 자유로운 평가와 의견 제시가 가능하다. 보통 여러 차례에 걸쳐 정량·정성적 접근을 혼합하여 합의를 구축한다(Beiderbeck et al. 2021).

본 연구의 델파이 설문(부록 A 참조)은 2라운드로 배포되었으며, 서면 응답을 수집하고 필요시 이메일을 통한 보충 의견을 받았다.

1라운드에서는 전문가들에게 모델의 구조와 항목을 자신의 학문적·실무적 경험에 기반해 비판적으로 평가하도록 했다. 항목에 대해 70% 이상(즉, 10명 중 7명 이상)이 동의할 경우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간주하였다.

2라운드에서는 수정된 모델을 검토하고, 향후 발전 방향에 관한 추가 질문에 응답하도록 했다. 이 단계는 합의 도출을 목표로 하지 않고, 개방형 피드백을 수집하여 정성적 통찰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이 과정은 표준 델파이 기법이라기보다 수정된 형태의 델파이 접근으로 볼 수 있다.

전문가는 연구진의 학문적 네트워크를 통해 모집하였으며, 공공부문 디자인 또는 행정학에 전문성을 가진 연구자와 실무자가 포함되었다. 실무자 3명, 학자 7명으로 균형을 이루었고, 모두 한국 공공부문 맥락에 적합한 전문가로 선별되었다. 특히 행정학자들은 학계 소속이면서도 정부 성과평가에 직접 참여한 경험이 있었다. 시민은 이번 연구에 포함되지 않았는데, 이는 이론적 검증에 초점을 두었기 때문이다. 다만 향후 연구에서는 폭넓은 이해관계자 참여를 계획하고 있다.

데이터 분석은 두 연구 질문을 기준으로 진행되었다. 데이터는 ATLAS.ti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개방코딩(open coding)으로 분류·코드화하였고, 이후 반복적 과정을 거쳐 주제로 묶였다(부록 B 참조). 제1저자가 분석을 주도했고, 제2저자가 독립적으로 검토하여 신뢰성을 확보하였다. 전체 코드와 주제 목록은 부록 C에 제시된다.

 

5. 연구 결과

 

전문가들은 새로운 평가모델을 기존의 전통적 평가 접근과는 대비되는 것으로 묘사했으며, 공공서비스의 복잡성을 포괄하는 모델로 보았다. 또한 이 모델의 개발·실행 과정에서 여러 도전 과제들이 확인되었다.

 

5.1. 전통적 평가 접근과의 대비

전문가들은 새로운 평가모델이 전통적 접근과 뚜렷이 대조된다고 인식했다. 현행 공공서비스 평가는 단기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형식적이며, 관료주의적 시각에 갇혀 있고, 사후적(ex-post)이라는 특징이 있다고 보았다.

단기 문제 해결에 집중한다는 것은, 현행 시스템이 공공기관의 연간 회계연도 주기나 정치 지도자의 임기와 같은 구조적 제약 때문에 단기 목표 달성을 우선시한다는 의미였다(P3, P4). 형식적이라는 평가는, 평가의 본래 목적(서비스 개선을 위한 피드백 제공)이 충실히 달성되지 못하고, 단순히 ‘이해관계자 회의를 몇 번 열었는지’와 같은 절차적 과업으로 축소되었다는 뜻이다(P4, P8, P9, P10). 관료주의적 시각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의미로, 실제 이해관계자의 수요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었다(P4). 사후적이라는 것은 평가가 연례 성과평가 주기에 따라 뒤늦게 이루어진다는 점을 가리켰다(P4).

반대로, 새로운 모델은 장기적 문제 해결을 지원하고(P3), 정성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며(P8, P9), 이해관계자 요구를 반영하거나 직접 참여를 가능하게 하고, 실시간 피드백을 허용(또는 허용해야 하는) 접근으로 여겨졌다(P2, P3, P4). 특히 실시간 피드백은 정부 성과평가 주기에 얽매이지 않고, 이해관계자가 공공서비스 과정의 어느 시점에서든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강조되었다(P3, P4, P6).


5.2. 공공서비스의 복잡성 수용

여러 전문가들은 공공서비스가 본질적으로 복잡한 과정이라고 보았다. 한 전문가는 공공서비스를 “정책 의도, 예산 편성, 과업 수행, 운영·유지관리의 복잡하고 다면적인 결과”라고 설명했다(P5). 또 다른 이들은 공공서비스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상호작용으로 보았다(P1, P2). P4는 사회문제가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새로운 평가모델은 이러한 복잡성을 고려하는 접근으로 인식되었다(P2, P7, P10). 일부 전문가들은 모델이 실행 단계에서 서비스 생태계 관점을 채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P7, P9).


5.3. 문제 맥락에 따른 차별적 적용

전문가 의견 수집의 1라운드에서, 평가모델을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다. P5는 ‘평가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모든 공공서비스에 일률적으로 적용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 역시 모델 디자인 과정에서 이러한 문제를 인식했는데, 공공서비스 문제는 가로등 수리처럼 단순한 것부터 기후변화 대응과 같은 대규모 도전까지 복잡성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다른 전문가들도 동의하며, 문제의 성격과 유형에 따라 모델 항목을 다르게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P5, P6, P8, P10). P8은 ‘공통 항목’과 ‘특화 항목’의 이중 구조를 제안했는데, 전자는 단순한 서비스 문제에 적용하고, 후자는 복잡한 문제에 추가적으로 적용한다는 방식이다.

그러나 문제 복잡성에 맞춘 항목을 개발하는 데에는 도전 과제가 있었다. 예컨대, 개발 비용 증가, 평가자와 이해관계자가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단순화해야 한다는 요구, 맞춤형 평가가 서로 다른 항목을 쓸 경우 사례 비교가 어렵다는 점 등이 지적되었다(P4).

 

5.4. 자율성과 표준화의 긴장

전문가들은 평가 항목의 세분화·적용을 두고 의견이 다양했으며, 이는 자율성과 표준화 간의 긴장을 드러냈다. P5는 모델이 경직된 표준이 되어서는 안 되며, 다양한 기준을 제시해 이해관계자가 문제 맥락에 맞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사하게, 다른 전문가들도 모델을 ‘최소 기준선(minimum benchmark)’(P9) 혹은 ‘가이드라인’(P10)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았다.

반면, 일부는 항목을 더 세분화하거나 정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예컨대 P4와 P8은 이해관계자 참여를 평가하기 위한 지표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으며, 참여자의 문제 관련성, 참여 방식(대면 또는 온라인), 빈도, 의미 있는 관여 정도 등을 측정할 수 있다고 보았다. P8은 특정 집단에 맞춘 맞춤형 지표 도입을 권장했다. 그러나 P10은 지나친 세분화와 정량화가 오히려 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5.5. 모델의 지속적 개선과 적응, 그리고 장애요인

전문가 5명은 새로운 모델이 기존 평가처럼 형식적 절차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이는 대부분 전문가들이 공유한 우려였다(P2, P3, P4, P6, P7, P8, P9, P10).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여러 전문가들은 지속적 모니터링의 필요성을 제안했다(P2, P7, P9, P10). 즉, 평가 결과가 실제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피드백 루프를 마련하고, 이 루프가 계속 작동하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P2는 모델이 환경과 수요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러한 지속적 개선과 적응에는 장애요인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순환보직(job rotation)과 공공서비스 외주화였다. P5와 P10은 순환보직이 직원 전문성과 프로젝트 연속성을 약화시켜 평가를 형식적 절차로 만들 위험이 있다고 보았다. 또한 P5는 외주화가 학습과 피드백을 수용할 책임을 모호하게 만들어, 이중고리 학습(double-loop learning)을 달성하기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5.6. 공공서비스 생태계의 역량 부족

제안된 평가모델이 효과적으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공공서비스 평가에 참여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언급되었다.

첫째, 평가자의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 정성적 평가는 평가자의 전문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P2, P9), 객관성과 신뢰성 확보가 과제로 지적되었다. 둘째, 조직 역량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특히 ‘창의적 자신감(creative confidence)’ — 즉, 다양한 혁신적 아이디어와 지속적 피드백을 수용하는 태도 — 과 서비스디자인 원칙을 적용해 복잡한 문제를 다루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했다(P2, P3, P9). 셋째, 조직 리더가 새로운 평가 접근을 이해하고 지지하는 것이 중요하다(P3, P5). 넷째, 공공서비스가 외주를 통해 제공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외부 이해관계자의 역량 강화도 필요하다고 지적되었다(P4).

 

6.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공공서비스를 위한 초기 디자인 기반 평가모델을 제안하였다. 한국 공공부문 전문가들은 제안된 모델이 공공서비스의 복잡성을 수용하고, 장기적 변화를 촉진하며, 이해관계자 참여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기존 평가방식과 대조된다고 인식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과제가 남아 있다. 일부는 한국의 중앙화된(centralized) 평가문화와 관련되어 있으며, 정량화 선호나 이해관계자 역량 부족과 같은 문제는 보다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성격을 가진다. Morcol(2005)은 공공행정에 있어 복잡성 이론이 정책이란 환경과 함께 진화하는 시스템이며, 예측 불가능성을 내포하기에, 직관적·정성적 접근을 수용할 필요가 있음을 드러낸다고 하였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자율성과 표준화 간의 긴장은 공공서비스 평가에 시스템사고를 도입할 때 맞닥뜨리는 도전이다. 이러한 저항은 흔히 뿌리 깊은 조직문화나 그(시스템 사고에 대한) 가치에 대한 낮은 인식에서 비롯된다(Apolitical 2024).

본 연구는 또한 향후 연구 방향을 제시한다. 첫째, 이는 실증적 탐구의 출발점 역할을 한다. 향후 연구는 이 모델이 다양한 공공부문 맥락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탐색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공무원, 학계, NGO, 시민 등 폭넓은 이해관계자를 참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모델이 시민중심·공동평가를 지향하는 만큼, 시민의 참여는 모델을 정교화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시간적 제약으로 이를 실현하지 못했다.

둘째, 본 연구는 한국 맥락에서 수행되었는데, 한국의 공공프로그램 평가가 권위적인 경향이 있다. 중앙정부 주도로 외부 전문가가 특정 시점에 공공 프로그램을 평가하는 방식은 한국만의 특수성은 아니지만, 각국의 평가체계, 지방자치 정도, 평가 관련 역량에는 큰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뉴질랜드 오클랜드 시정부의 PSI 랩은 지역사회와 원주민 공동체와의 오랜 공동디자인 과정을 통해 자체 평가 프레임워크를 개발하였다. 그들은 전통적인 정부 주도 평가 방식으로는 복잡한 사회문제 해결이나 체계적 변화를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Tarena et al. 2021). 그러나 그들의 평가 접근은 생태계 내 혁신 역량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었다. 따라서 향후 연구는 디자인 기반 모델이 어떻게 다양한 제도적 환경과 문화적 규범에 적응할 수 있을지를 탐색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과 같이 공무원 순환보직이 빈번한 나라에서는, 그러한 제도가 없는 국가보다 지역 이해관계자 네트워크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할 수 있다.

본 연구의 기여는 제안된 평가모델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논의를 시작하고 향후 연구를 위한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 있다. 우리는 디자인 접근을 통해 가능한 시민중심 공공서비스 평가의 가치를 탐구하고, 효과적 적용을 위한 연구 의제와 실행 과제를 논의하였다. 한국 맥락에서 도출된 통찰은 디자인을 공공서비스 평가에 통합하려는 국제적 논의, 특히 포용적이고 생태계 기반 실천으로 전환하는 시스템에서 유용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

 

주석

 

1. Vargo와 Lusch(2016)는 서비스 생태계를 “자원 통합 행위자들이 공유된 제도적 장치와 서비스 교환을 통한 상호 가치창출로 연결된, 비교적 자율적이고 자기 조정적인 시스템”으로 정의한다(pp. 10–11). 이는 서비스를 분석할 때 사회·문화적 맥락에 의해 형성되는 다층적 요인을 고려해야 함을 보여준다.

2. 변화이론은 개입이나 프로그램이 목표를 어떻게 달성하는지를 설명한다. 장기적 성과를 설정한 뒤, 필요한 전제조건을 인과 경로를 통해 역추적하는 방식이다. 이는 모니터링과 평가를 위한 로드맵을 제공하고, 성찰·투명성·합의 구축을 지원한다(Taplin et al. 2013). 캐나다 정부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도 이를 활용해 공공 개입을 평가하고 있다(Treasury Board of Canada Secretariat 2021; European Commission 2024).

3. 순환보직은 한국 정부조직 인사제도의 핵심 요소로, 침체를 방지하고 전문성에 적정한 기간을 유지하도록 고안되었다. 그러나 한국에서 고위 공무원의 평균 재임 기간은 1년에 불과해 OECD 평균인 5년에 비해 훨씬 짧다. 이는 전문성 축적을 방해하고, 연속성을 끊으며, 책임성을 약화시킨다(Kim 2008).

4. 본 연구에서 시스템사고는 정식 프레임워크로 적용된 것은 아니며, 공공서비스가 복잡한 서비스 생태계 속에서 공동 생산되며, 일부 문제는 장기적·다층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인식으로 반영되었다.

 

이해상충 고지

저자들은 잠재적 이해상충이 없음을 보고하였다.

ORC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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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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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시민중심 공공서비스를 위한 디자인 기반 평가모델 개발: 한국 사례 - 김아미, 박형준. 2025"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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