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디자인에서 데이터와 직관의 역할
Jonas Frich a, *
Boyeun Lee b
Saeema Ahmed-Kristensen b
a 오르후스 대학교, 덴마크
b 엑서터 대학교 비즈니스스쿨, 영국
*교신 이메일: frich@cc.au.dk
DOI: doi.org/10.21606/drs.2024.847
원문 출처 : https://dl.designresearchsociety.org/cgi/viewcontent.cgi?article=3391&context=drs-conference-papers
초록(Abstract)
이 논문은 사용자 경험(UX)디자인이라는 광범위한 영역에서 데이터 기반 접근 방식을 채택하는 과정에서 직관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탐구한다. 직관과 데이터 기반 접근 방식 사이의 관계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정량적 온라인 연구를 수행했다(n=141). 본 논문의 기여는 ① 데이터 기반 디자인의 현재 실천에 대한 검토, ② 직관 성향이 데이터 기반 접근 방식의 사용을 예측하는지에 대한 분석이다. 연구 결과, UX디자이너 대다수가 데이터 기반 접근 방식을 더 많이 활용하게 되었음을 보여주었으나, 직관적 사고에 대한 선호는 데이터 기반 방법 활용의 증가 원인을 설명해주지 못했다.
키워드: 데이터 기반 디자인, 디자인, 직관
1. 서론(Introduction)
디지털화와 사회의 데이터화는 디자인에서 데이터 기반 접근 방식의 대중화를 가능하게 했다. 한편, 이러한 데이터 집약적 방법과 접근은 의견을 배제(Kohavi et al., 2007)하고, 실험을 통한 혁신을 장려(Kohavi et al., 2007; Eisenmann et al., 2012)하며, 편향과 일화적 증거를 완화하고, 비즈니스와 디자인을 정렬시키는 수단(King et al., 2017)으로 환영받고 있다. 다른 한편, 데이터가 디자이너의 창의성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어 왔으며(King et al., 2007), 최근 연구는 디자이너들이 데이터 관련 기술에 대한 훈련이 부족하고(Lu et al., 2021), 현재는 충분히 사용하지 못하지만 더 활용하고 싶어 한다는 점(Gorkovenko et al., 2020)을 보여준다.
디자이너들이 데이터 기반 접근 방식을 다루면서 경험하는 어려움에 대한 우려는 UX 및 인터랙션 디자인의 정전(canonical) 문헌을 고려할 때 놀라운 일이 아니다. 예를 들어, Löwgren & Stolterman(2007)은 디자인에서 직관의 필수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무엇보다도, 디자이너는 독특한 상황에서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좋은 판단이 좋은 행동과 결정을 이끈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우리는 이 현상을 ‘올바른 느낌을 신뢰하는 것’이라고 부를 수 있다. 느낌에 의존하는 것이 신뢰할 수 없거나 무책임하게 들릴 수 있지만, 디자인 실천에서는 다른 대안이 없다.”
이 인용문은 저자들이 “디자인 능력”의 중심 요소로 본 현상을 묘사하며, 직관이라고 부르고 정의할 수 있다. 그러나 Löwgren & Stolterman(2007)은 직관이 전문성이나 훈련 개념과 연결되어 있음을 인정한다:
“우리가 여기서 논하는 직관―디자인 상황에서 신뢰할 수 있다고 느끼는 감각―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는 오랜 시간 진지한 준비에서 비롯된다. 이런 의미에서 직관은 단순한 우연이나 추측과는 다르다.”
2. 관련 연구 (Related work)
2.1 데이터 기반 디자인 (Data-driven design)
데이터 기반 디자인(data-driven design)이라는 용어는 Domazet et al.(1995)에 의해 처음 사용된 이후 문헌 전반에서 폭넓게 논의되어 왔다. 통일된 정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이는 제품과 서비스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법, 접근, 프로세스를 의미한다(Lee & Ahmed-Kristensen, 2023). 데이터 기반 디자인은 데이터-X-디자인 개념들 가운데 자주 사용되는 개념으로 등장했는데, 여기에는 데이터 활용 디자인(data-enabled design, Van Kollenburg & Bogers, 2019), 데이터 정보 디자인(data-informed design), 데이터 인지 디자인(data-aware design), 데이터 중심 디자인(data-centric design, King et al., 2017), 그리고 데이터로부터/데이터와 함께/데이터에 의해 디자인하기(designing from/with and by data, Speed & Oberlander, 2016) 등이 포함된다. 현재 데이터 기반 디자인에 관한 연구와 정의는 무형의 서비스보다 유형의 제품에 더 초점을 두는 경향이 있으나, UX 및 인터랙션 디자인 분야에서도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Liikanen, 2017; Kohavi et al., 2007).
포괄적인 문헌 검토를 통해, Lee & Ahmed-Kristensen(2023)은 새로운 제품·서비스 개발 과정에서 데이터 또는 머신러닝이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열 가지 데이터 기반 디자인 활동과 활용되는 데이터 출처 유형으로 정리했다. 이 가운데 UX 및 인터랙션 디자인 연구자들은 데이터를 사용해 사용 맥락을 더 잘 이해하고, 사용자 행동을 변화시키며, 비즈니스 전략과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활용한다. 예를 들어, 한 연구팀은 비만 치료 여정에서 건강한 생활습관 변화를 촉진하기 위해 스마트 생태계를 설계했으며(Lovei et al., 2020), 약물 복용 순응도를 이해하고 변화시키기 위해(van den Heuvel et al., 2020), 수술 후 생활방식을 개선하도록 장려하기 위해(Jansen et al., 2020; Lovei et al., 2020) 데이터 기반 접근법을 사용했다.
또한 UX 및 인터랙션 디자인 연구자들은 비즈니스 전략과 생태계 구축을 지원하기 위해 데이터를 사용할 것을 주장한다. 관련 문헌에서는 비연결 상태의 제품에서 일대일 연결된 스마트 제품으로, 다중 제품에서 단일 연결된 제품 시스템으로, 개별 구성요소에서 시스템 생태계(system of systems)로 전환하는 전략을 검토한다(Bogers et al., 2018; Porter & Heppelmann, 2014; Zheng et al., 2019). Bogers et al.(2018)과 Noortman et al.(2022)은 이러한 접근을 생태계 개발에 초점을 맞추어 탐구했다.
연구자들은 데이터 기반 디자인을 기존의 사용자 및 맥락 이해 접근법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채택했다. 이는 관찰, 공감적 디자인, 인터뷰 같은 전통적 접근법이 숨겨진 고객 요구나 본질적 제품 요건을 포착하지 못하거나(Lakoju et al., 2021), 실제 사용 맥락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van den Heuvel et al., 2022) 때문이며, 또한 이러한 방법들이 주관적이고 시간 소모적이라는 점(Engel & Ebel, 2019; Zheng et al., 2019)도 이유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량적·정성적 데이터를 결합하여 비만 수술 환자의 가정 내 책임을 더 포괄적으로 이해하는 연구도 이루어졌다(Versteegden et al., 2022).
2.2 디자인과 직관 (Design and intuition)
디자인 분야에서 직관은 흔히 암묵적이고 총체적인 앎의 방식과 함께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인정된다. 앞서 언급했듯, 이는 디자인 능력(Lowgren & Stolterman, 2007; Cross, 1990)이나 디자이너적 앎(designerly ways of knowing, Cross, 2001)이라고 불리며, 디자이너가 복잡한 상황과 정의되지 않은 문제를 다루는 방식의 중심에 있다(Buchanan, 1992).
역사적으로 직관의 역할에 대한 인식은 여러 변화를 겪어왔다. 이 분야의 진화에 대한 설명은 대체로 초기 직관 기반 예술적 디자인 개념과 장인정신에서 1960년대 과학적으로 최적화되고 합리적인 디자인 프로세스를 추구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을 강조한다. 이 시기는 “과학, 기술, 합리주의에 기반한 ‘디자인 과학 혁명(design science revolution)’”을 요구하는 흐름으로 절정에 이르렀다(Cross, 1982). 그러나 1970년대에는 관점이 다시 직관을 중시하는 쪽으로 이동했다. 앞선 1960년대 합리주의적 디자인 운동의 선구자들조차 기존의 방법과 합리성을 지지했던 입장을 거부하고, 보다 총체적이고 직관적인 접근을 옹호하는 쪽으로 전환했다(Cross, 1982). 직관을 옹호하는 흐름은 Schon의 실증주의·합리주의 디자인 운동 비판에서도 힘을 얻었으며, 이는 다양한 분야에서 반영적 실천(reflective practice)으로 널리 인정받게 되었다(Schon, 1987; Cross, 1982).
결국 디자인 연구의 역사적 궤적은 합리성과 직관 사이를 오가는 진자 운동처럼 볼 수 있다. 사회적 발전도 이에 영향을 미쳤다. 예술과 공예에 대한 강조는 산업디자인, 기계화된 대량생산, 그리고 인체공학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으며, 이는 공식화된 교육 프로그램에도 반영되었다. 이러한 발전은 디자인에 대한 지배적 태도를 형성했고, 합리성과 직관 사이에서 번갈아 기울어지며, 디지털화로 가능해진 데이터 기반 접근법이 새로운 전환을 이끌 잠재력도 나타나고 있다.
직관은 디자인에서 전문성 개념과도 관련되며(Lowgren & Stolterman, 2007), 두 요소 모두 의사결정 과정의 핵심적 역할을 한다. 그러나 디자인의 의사결정은 앞서 언급한 정의되지 않은 문제들을 다루는 경우가 많아, 물리학이나 체스와 같은 잘 정의된 문제 영역과 대조적이다. 다시 말해, 체스는 각 말의 위치가 명확하고 따라야 할 규칙이 분명하며 목표가 ‘왕을 잡는 것’으로 고정되어 있지만(Newell & Simon, 1972), 디자인은 출발점이 불분명하고 규칙이 없으며 가능한 해법이 다수 존재한다.
경험 많은 디자이너의 의사결정 과정을 연구한 결과, 그들은 결정을 실행하지 않고도 사전 평가(pre-evaluation)를 통해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아이디어나 결정을 빠르게 배제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 이는 이러한 사전 평가를 가능하게 하는 일련의 전략을 개발함으로써 가능해졌다(Ahmed et al., 2003). 반면 초보 디자이너는 시행착오 과정을 채택하는 경향이 있다(Ahmed et al., 2003; Kavakli & Gero, 2003). 따라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으로 전환하는 과정이 전문성이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흥미로운 연구 질문이 된다.
2.3 직관 연구 (Intuition research)
심리학과 경영학 같은 분야에서 현대적 의미의 직관 연구는 1980~90년대에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 시기에는 직관을 전문성, 의사결정, 이중과정 추론(dual-process reasoning)과 관련해 개념을 명확히 하려는 노력이 두드러졌다(Akinci & Sadler-Smith, 2012). 그러나 직관 연구의 기원은 거의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융(Jung)의 성격 유형 이론과 그 대중적 운영화까지 이어진다(Stein & Swan, 2019). 다만 이 이론은 널리 사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학계에서는 지속적으로 비판을 받아왔다(Pittinger, 1993; Hodgkinson & Sadler-Smith, 2014; Gardner & Martinko, 1996).
직관은 “왜 그런지는 설명할 수 없어도 무엇을 해야 할지는 아는 것”(Strick & Dijksterhuis, 2011)으로 간단히 정의할 수 있다.
직관은 다양한 방식으로 연구되어 왔다. 동시적 프로토콜 분석(protocol analysis, Baldacchino et al., 2014), 미시현상학(micro-phenomenology)을 활용한 인터뷰(Petitmengin, 2014), 중대한 사건 기법(critical incident technique, Akinci, 2014) 등이 있다. 직관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한 방법은 자기보고(self-report) 평가이다.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보고 방식은 직관 연구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접근법으로 평가된다(Hodgkinson & Sadler-Smith, 2014).
대표적인 도구 중 하나는 Betsch(2004)가 개발한 직관 및 숙고 성향 척도(Preference for Intuition and Deliberation, PID)이다. 이 도구는 사람이 의사결정을 내릴 때 감정적·암묵적(직관적) 방식과 명시적 인지·계획(숙고적) 방식 가운데 어느 쪽을 선호하는지를 측정한다. 이는 카너먼(Kahneman, 2011)의 시스템 1과 시스템 2 사고 개념과도 유사하다. 두 성향은 대립적 개념이 아니라 직교적 개념으로 간주되지만, 선행연구에서는 두 성향 사이에 약한 부적 상관관계(r=-.19)가 보고되기도 했다(Betsch, 2004). PID는 18개의 리커트 척도 질문으로 구성된다.
Hodgkinson & Sadler-Smith(2014)는 여러 직관 측정 도구를 비판적으로 검토한 결과, “본 장에서 평가된 네 가지 도구 가운데 REI와 PID가 가장 유망하고 문제가 적다”라고 결론지었다. 이 도구는 대규모 국가 대표 표본(Betsch, 2004), 유럽 대학생 집단(Betsch & Kunz, 2008), 운동선수(Raab & Laborde, 2013), 젊고 교육 수준이 높은 독일인 집단(Konig et al., 2021) 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사용되었다.
3. 방법 (Method)
3.1 참가자 (Participants)
총 141명의 자발적으로 자신을 UX디자이너라고 밝힌 사람들이 연구에 참여했다. 연령대는 20세에서 66세까지였으며, 평균 연령은 33.23세(SD=8.9)였다. 참가자는 Prolific 플랫폼을 통해 모집되었으며, 참여 기준은 “현재 고용 상태가 정규직·파트타임·또는 한 달 이내 신규 취업 예정”이면서 “영어에 능통할 것”이었다.
참가자는 21개국 출신으로, 영국(n=46), 남아프리카공화국(n=36), 미국(n=12), 포르투갈(n=11), 이탈리아(n=6)이 주요 국가였다. 참가자들은 스스로를 UX디자이너라고 여겼으며, 실제 업무에서 UX디자인을 수행한다고 보고했다. 구체적으로는 웹사이트,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로봇, 인터랙티브 터치스크린 등과 같은 제품에 참여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나, 이는 자유기술 형식으로 수집되어 분석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참가자들의 평균 경력은 6.57년(SD=6.71)이었으나, 일부 극단적으로 경력이 많은 응답자가 포함되어 있어, 중앙값 4.0년이 샘플의 대표적 경험치를 더 잘 반영한다.
3.2 자료 (Materials)
설문은 SurveyXact 플랫폼을 통해 구현되었다. 이 플랫폼은 상업적으로 제공되는 온라인 설문·데이터 수집 도구이며 유럽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을 준수한다. 설문은 태블릿, 노트북, 스마트폰에서 모두 응답할 수 있었다.
설문은 다음과 같은 섹션으로 구성되었다:
-
직관적/숙고적 사고 성향을 측정하기 위한 표준화 도구 (Richetin et al., 2007에서 사용된 형태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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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기반 접근법 사용과 관련된 참가자의 행동·태도에 대한 주관적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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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활동에서 사용되는 데이터 유형(정성/정량)에 대한 주관적 보고, Lee & Ahmed-Kristensen(2023)의 프레임워크에서 영감을 받음
설문 질문과 동의서는 OSF 저장소에 공개 데이터로 제공된다:
https://osf.io/hn43u/?view_only=81d2dd07c37a41ba86ea46ddd6e141bf
3.3 절차 (Procedure)
사전 선별(pre-screener)은 Prolific 플랫폼에서 n=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UX디자이너를 확인했다. UX디자이너 도달률을 높이기 위해 Prolific의 사전 분류 항목인 “소프트웨어 개발 기술 지식: UI 디자인, 반응형 디자인, UX, A/B 테스트”를 추가했다.
참가자들은 사전 선별에 응답하는 데 중앙값 43초를 소요했으며, 보상은 £0.15(시간당 약 £12.56)였다.
총 166명의 UX디자이너가 사전 선별에서 확인되었고, 이 중 146명이 실제 연구에 참여했다. 그러나 3명은 설문 오류로 제외되었고, 2명은 주의집중 확인 질문(attention check) 2개 중 하나를 통과하지 못해, 최종 분석에는 141명이 포함되었다.
참가자들은 실제 설문에 응답하는 데 중앙값 6분 20초를 소요했으며, 보상은 £1.50(시간당 약 £14.21)이었다.
3.4 데이터 분석 (Data analysis)
데이터는 응답 시간, 경력, 나이 등에서 극단적 이상치를 점검했다. 예를 들어, 경력이 37년, 30년이라고 보고한 참가자가 있었는데, 각각 나이가 55세, 52세라고 응답했으므로 완전히 비현실적이지 않았다. 어떤 참가자는 매우 빠르게 응답(최단 1분 19초)했지만, 개방형 질문 답변을 검토했을 때 배제할 근거가 충분하지 않았고, 다른 질문에 대한 답변도 전체 경향과 일치했기 때문에 포함되었다.
기초 기술통계는 데이터의 중심 경향을 이해하는 데 사용되었고, 집단 간 차이 비교에는 추론통계가 사용되었다. 모든 변수를 연속형으로 취급했으며, 표본 크기가 비교적 크고 리커트 척도를 간격척도로 간주할 수 있다고 가정하여 모수적 검정을 적용했다(Field, 2012).
통계 분석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JASP (2023)을 활용해 수행되었다.
모든 데이터는 OSF 저장소에서 확인 가능하다:
https://osf.io/hn43u/?view_only=81d2dd07c37a41ba86ea46ddd6e141bf
4. 결과 (Results)
4.1 UX디자이너가 활용하는 현대적 데이터 기반 실천
UX디자이너들은 대체로 두 범주로 나뉜다. 데이터 기반 방법을 채택하지 않았거나, 사용을 늘렸거나. 데이터 기반 접근법 사용을 줄였다고 답한 사람은 극소수(4.26%)에 불과했으며, 응답자 절반 이상(56%)이 데이터 기반 접근법 사용을 증가시켰다고 보고했다(그림 1 참조). 또한 데이터 기반 접근법 사용을 늘린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자신의 업무를 더 데이터 기반적이라고 여겼다(M=4.28, SD=0.66 vs. M=3.68, SD=0.94, t(133)=4.37, p<0.001).
표본에는 남성(n=110)과 여성(n=30) 간 불균형이 존재했는데, 이는 원래 사전 선별조사(n=500)가 50/50으로 균형을 이루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 분야의 실제 성비를 어느 정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한 명은 남성/여성 범주 모두에 속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그림 1. 질문 “데이터 기반 접근법을 과거에 비해 더 많이, 덜, 혹은 동일하게 사용합니까?”에 대한 응답.
또한 UX디자이너들의 데이터 기반 실천은 다양한 맥락적 요인의 영향을 받거나 영향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데이터에 크게 의존하는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업무도 매우 데이터 기반적이라고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r=0.650, p<0.001).
또한 정량적 데이터 의존은 r=0.579, p<0.001로 매우 강한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정성적 데이터 의존(r=0.281, p<0.001)보다 두 배 정도 강했다. 즉, 두 유형의 데이터 모두 중요하지만, 데이터 기반 디자인 접근법과의 연관성은 정량적 데이터가 훨씬 더 크다는 의미이다.
한편, 디자이너들에게 Lee & Ahmed-Kristensen(2022)가 제시한 데이터 기반 디자인 활동 각각에서 어떤 유형의 데이터를 사용하는지 묻자, 뚜렷한 경향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림 2에서 보이듯 정성·정량 데이터를 혼합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림 2. 질문 “어떤 유형의 데이터를 사용합니까?”에 대한 참가자 응답(활동별 집계).
4.2 UX디자이너의 직관 선호와 데이터 기반 접근법 사용
예상과 달리, 이번 연구의 UX디자이너 141명은 직관적 사고에 대한 선호가 이전 연구에서 보고된 다른 집단보다 두드러지게 높지 않았다. Betsch(2004)는 네덜란드 인구 대표 표본(n=2132)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에서 남성(M=3.1, SD=0.5), 여성(M=3.5, SD=0.5)의 직관 선호 점수를 보고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UX디자이너 남성이 유의미하게 높은 점수를 보였으나(M=3.238, SD=0.560, t(1255)=2.7351, p=0.006), 여성의 경우 차이가 없었다(M=3.544, SD=0.503, t(1043)=0.4747, p=0.635). 그러나 이 차이의 효과 크기는 매우 작았다(5점 척도에서 0.138, Cohen’s d=0.260).
즉, 최소한 서유럽 국가의 일반 인구와 비교했을 때 UX디자이너와의 차이는 크지 않다. 그러나 개인별 직관 성향이 데이터 기반 접근법 채택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은 남아 있다. 그러나 직관적 사고 성향과 데이터 기반 접근법 활용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r=0.082, p=0.33).
다만, 직관 선호는 정성적 작업 의존도(r=0.169, p=0.050)와 정성적 작업에 대한 자신감(r=0.190, p=0.028)을 예측하는 것으로 보였다. 반면, 직관은 정량적 작업 사용이나 이에 대한 자신감과는 관련이 없었다.
5. 논의 (Discussion)
5.1 데이터 기반 접근법 사용 증가의 원인과 함의
조사에 참여한 디자이너 중 상당수가 데이터 기반 접근법 활용이 늘었다고 보고했다. 이 경험적 경향은 디자인 분야에서 데이터 기반 전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을 강조한 기존 연구들(Gomez Ortega et al., 2023; Gorkovenko et al., 2020)과도 일치한다. 그러나 이러한 증가가 최근 2년 이내에 일어난 현상인지, 아니면 5년·10년·20년에 걸친 점진적 변화인지는 불분명하다. 이를 규명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일부 참가자는 데이터 기반 접근법 사용이 증가한 이유를 자신의 직장 이동이나 새로운 조직의 도입 문화와 연결해 설명했다. 예컨대 참가자 127은 이렇게 말했다.
“새로운 회사에서 새 직장을 시작했을 때, 다양한 도구를 도입하고 KPI를 정의했으며 데이터 수집을 자동화했습니다. 예를 들어, 웹사이트 데이터베이스로부터 데이터를 받아오는 Power BI 대시보드를 만들었습니다.”
또 다른 참가자 69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이 회사에서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개선책을 찾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씁니다. 이전 회사에서는 우리의 느낌이나 직감에 의존해 일했습니다.”
이 발언의 후반부는 데이터가 ‘추측이나 직감에 의존하는 방식’을 대체할 수 있다는 믿음과도 연결된다. 참가자 80 역시 이를 강조했다.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은 UX디자인에서 추측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사용자 경험 데이터를 통해 우리는 목표 달성을 위해 콘텐츠를 최적화할 수 있습니다.”
다만 데이터 기반 접근법 사용 증가의 함의 중 하나는 D’Ignazio & Klein(2023)이 지적했듯, 잘못된 중립성·객관성의 환상을 강화할 위험도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직관과 데이터 기반 방법론이 디자인 과정에서 공존할 수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직관은 초기 가설 생성과 창의적 탐색을 이끌 수 있으며, 데이터 기반 접근법은 이를 검증하고 해법을 정교화해 두 접근 간 상호보완적 관계를 형성한다.
5.2 UX디자인의 다학제성과 다양성
이번 연구 결과가 보여주듯, 일반적으로 디자이너가 전체 인구보다 더 높은 수준의 직관적 사고를 보인다는 가정은 UX디자인 영역에는 반드시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업계 경험과 관찰을 참고하면, 많은 UX디자이너들이 개발이나 프론트엔드 엔지니어링 같은 기술적 배경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곧 기술적 분야에서 직관적 사고가 얼마나 보편적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공학이나 소프트웨어 개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본질적으로 직관적 접근에 덜 기울 수 있다고 가정할 수 있으며, 이는 UX디자인이 직관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할 수도 있다. 이러한 경험적 통찰은 직관과 디자인의 관계가 일부 학술 문헌에서 제시된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UX디자인에서 작동하는 인지 과정에 대한 보다 세밀한 탐구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또한, 디자이너가 데이터 기반 접근법을 채택하는지 여부가 조직의 영향에 크게 좌우된다는 이번 연구 결과와 결합하면, 직관 선호와 데이터 기반 접근법 사이에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은 이유를 부분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5.3 한계 (Limitations)
본 연구에는 몇 가지 한계가 있다. 먼저 외적 타당성과 관련해, Prolific을 통해 모집된 참가자들이 전 세계 UX디자이너를 완벽히 대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번 결과가 보편적으로 적용되기는 힘들 수 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 수집된 경험적 데이터는 자기보고식 행동과 태도를 통해 파악된 UX디자인 내 데이터 기반 접근법에 대한 특정하고 제한적인 관점만을 반영한다. 만약 정성적 방법이나 실험 같은 다른 연구 방법을 사용했다면 다른 통찰을 얻었을 가능성도 있다.
더불어, 성별에 따른 직관 성향 분석은 최선의 방법은 아니었으나, 선행연구에서 이러한 구분이 흔히 보고되어 온 전례를 따라 수행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주제를 예비적으로 탐구하는 단계라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으며, 향후 연구를 통해 이러한 초기 결과를 보완하고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
6. 결론 (Conclusion)
조사된 다수의 디자이너가 보고한 바와 같이, UX디자인 실천은 데이터 기반 접근법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데이터 기반 방법 채택 여부는 디자이너가 속한 조직 유형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UX디자이너가 (적어도 서유럽 국가의 일반 인구와 비교했을 때) 본질적으로 더 직관적이라는 증거를 보여주지 않았다. 이는 정전(canonical) 문헌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직관이 디자이너에게 자산일 수는 있으나, UX디자이너를 일반 인구와 구분 짓는 특성이 되지는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직관에 대한 개인적 선호는 데이터 기반 접근법 사용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사사(Acknowledgements)
이 연구는 Merkur Foundation의 재정적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이들의 기여는 연구 완성에 핵심적이었다. 또한 공학·물리과학연구위원회(Engineering and Physical Sciences Research Council, EPSRC, 연구비 번호 EP/T022566/1)의 지원을 받았다. DIGIT Lab은 차세대 디지털경제센터(Next Stage Digital Economy Centre)이다.
7. 참고문헌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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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About the Auth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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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as Frich: 덴마크 오르후스대학교 조교수. 디지털화 맥락에서 데이터 활용과 창의성의 역할에 초점을 맞추어 창의적 전문가들을 연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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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yeun Lee: 영국 엑서터대학교 비즈니스스쿨 디자인·혁신 전공 조교수.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을 활용한 제품·서비스 개발 맥락에서 디자인이 디지털 혁신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연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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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eema Ahmed-Kristensen: 영국 엑서터대학교 디자인공학 및 혁신 교수, DIGIT Lab 소장. 디지털 기술·AI·데이터를 활용한 제품·서비스·시스템 혁신과 창의성의 근본적 이해를 연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