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만나는 첫 관문의 얼굴을 바꾸다
서울역 플랫폼111
2026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원장상
구분: 공공시설물
2026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 공진원 원장상에 서울역의 초대형 디지털 미디어 시스템 「플랫폼(Platform) 111」이 선정됐다. 공공디자인대상에는 코레일·코레일유통·홍익대학교 공공디자인연구센터가 공동 수상기관으로 이름을 올렸다.[주1] 서울역 맞이방 한쪽 벽 전체를 길이 111m, 높이 5.5m의 디지털 미디어로 바꾸고, 이 가운데 91m에는 광고와 미디어 콘텐츠를, 20m에는 실시간 열차정보를 제공하는 TIDS를 배치한 프로젝트이다. 한쪽에서는 브랜드 광고, 영상, 3D 콘텐츠와 미디어아트가 재생된다. 열차정보 구간에서는 승객이 실제 이동에 필요한 출발시간과 열차 정보를 확인한다.[주4] 서울역의 기존 광고매체는 라이트박스 형태의 고정 이미지가 중심이었다. 철도역에서 디지털 미디어가 광고판, 안내판처럼 각각 떨어진 시설로 존재하던 환경을 하나의 긴 화면으로 재구성한 플랫폼111은 서울역에서 필요한 정보와 미디어 콘텐츠가 만나는 하나의 디지털 환경이 됐다.
이로 인해 서울역의 인상은 크게 달라졌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의 의미는 거대한 디지털 전광판을 설치했다는 것에 있지 않다. 서울역을 이용하는 사람이 한국의 철도와 처음 관계를 맺는 순간부터, 자신의 열차를 찾고 지역으로 이동하기까지의 정보 경험을 함께 바꿨다는 점이 중요하다.
서울역은 지하철과 버스가 모이는 서울의 교통거점이면서 공항철도로 인천국제공항과 연결되고 KTX를 통해 전국 주요 도시로 이어지는 철도 관문이다.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이 공항철도에서 내려 부산, 경주 등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다면 서울역에서 마주하는 열차정보와 공간환경은 한국의 지역을 경험하기 직전에 접하는 첫 공공서비스가 된다. 서울시 역시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라 서울의 교통서비스를 관광 경험의 중요한 요소로 다루고 있다.
플랫폼111 가운데 이용자의 행동을 가장 직접적으로 바꾼 부분은 20m의 TIDS이다. 나머지 91m의 광고·미디어 화면이 서울역의 공간적 인상을 바꿨다면, TIDS는 승객이 자신의 열차를 찾고 다음 행동을 결정하는 방식을 바꿨다. 한국철도공사는 2024년부터 더디엔에이와 이용자의 시선과 이동행동을 조사해 「철도역사 디지털 안내체계(TIDS) 방향성 제안」을 개발했고, 이를 토대로 카드형 TIDS 표준디자인을 만들었다. 서울역에 실제 적용한 뒤에는 2025년과 2026년 두 차례 이용자 효과성 조사까지 실시했다. 따라서 플랫폼111은 두 종류의 디자인 변화가 결합된 프로젝트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91m의 미디어 영역은 서울역의 공간적 얼굴을 바꿨다. 20m의 TIDS는 이용자가 서울역을 이해하고 사용하는 방법을 바꿨다.
특히 외국인에게 두 변화는 서로 분리되지 않는다. 처음 방문한 장소에서는 주변 공간을 어떻게 인식하는가와 필요한 정보를 얼마나 쉽게 찾는가가 하나의 경험이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한국의 지역을 만나는 첫 관문
서울역은 공항철도가 연결돼 있어 인천공항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외국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동시에 KTX를 통해 전국으로 이동할 수 있는 역이다. 코레일은 서울역에 외국인 우선창구를 운영하고 13개 언어 실시간 통번역, 해외 신용카드 자동발매기, 다국어 승차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24년 코레일 다국어 홈페이지의 승차권 발권도 107만 매에 달했다.
이들에게 TIDS는 전광판 하나가 아니다. 한국의 철도시스템을 처음 이해하는 인터페이스이며, 서울에서 다음 도시로 이동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공공정보이다.
서울역에서 안내정보의 중요성은 낯선 이용자일수록 커진다. 매일 이용하는 승객은 어느 전광판을 봐야 하는지, 승강장이 어느 방향에 있는지 이미 알고 있다. 그러나 처음 서울역에 온 외국인 이용자라면 그렇지 않다. 특히 언어와 철도체계가 낯선 외국인은 한정된 시간 안에 자신의 열차번호와 출발시간, 행선지와 승강장을 찾아야 한다.
기존 TIDS가 여러 열차정보를 표 형태로 나열했다면 새로운 TIDS는 한 편의 열차를 하나의 카드로 묶었다. 이용자가 먼저 출발시간으로 자신의 열차를 찾고, 열차번호와 목적지를 확인한 뒤, 마지막으로 타는 곳을 찾아 이동하도록 정보의 순서를 실제 행동에 맞췄다. 이 변화는 한국어에 익숙한 사람에게도 유용하지만 언어정보를 빠르게 해석하기 어려운 외국인에게 더욱 중요할 수 있다. 글자를 하나하나 읽는 부담을 줄이고 정보의 위치와 구조만으로도 다음 행동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공공정보 디자인의 역할은 정보를 더 많이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낯선 사람도 다음 행동을 알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서울역에서 그것은 관광서비스의 문제이기도 하다. 외국인이 부산이나 경주, 전주, 강릉으로 향하면서 처음 접하는 철도 안내환경이 혼란스럽다면 그 경험은 해당 도시를 보기 전부터 시작된다. 반대로 자신의 열차와 승강장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면 한국의 교통시스템에 대한 신뢰 역시 그 순간부터 형성된다. 그런 점에서 플랫폼111과 새로운 TIDS는 서울역의 ‘얼굴 바꾸기’라는 표현에 잘 맞는다. 서울역을 더 화려하게 보이게 만든 것뿐 아니라 한국을 처음 이용하는 사람에게 이 나라의 공공서비스가 어떻게 말을 거는지도 바꿨기 때문이다.
열차정보를 미디어 환경의 일부로 넣다
공공디자인의 관점에서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20m의 TIDS 영역이다. 대형 LED 전광판의 대부분은 광고와 콘텐츠에 사용되지만 전체 화면의 일부를 열차정보 전용 영역으로 확보했다. 승객에게 필요한 실시간 공공정보가 111m 미디어 시스템 안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구조다.[주3]
코레일유통의 설명에 따르면 플랫폼111은 광고·영상 영역과 실시간 열차정보 영역을 함께 운용하는 국내 최초의 복합형 미디어 시스템이다.[주3]
서울역을 이용하는 사람에게는 광고나 미디어아트를 감상하는 경험보다 지금 타야 할 열차가 몇 시에 어느 곳에서 출발하는지 확인하는 일이 더 시급할 수 있다. 공공정보와 상업 콘텐츠가 같은 공간을 사용할 때 각 정보의 역할과 우선순위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라는 공공디자인 과제가 함께 생긴다. 2026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에 코레일·코레일유통과 함께 홍익대학교 공공디자인연구센터가 수상기관으로 포함돼 있다는 점도 이 프로젝트가 디지털 광고매체 구축만으로 제출된 사업이 아님을 보여준다.[주1]
매시 55분, 광고가 멈추고 미디어아트가 나온다
플랫폼111이 들어서기 전 서울역 동편 맞이방에는 가로 8.5m, 세로 3m 규모의 라이트박스형 광고판이 있었다. 2025년 새 매체의 광고면은 91m×5.5m 규모로 확대됐다. 면적 기준으로 기존보다 20배 이상 커졌다.[주4] 화면이 커지면서 표현 방식도 달라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플랫폼111에 자사의 통합 CMS를 적용해 일반적인 동영상뿐 아니라 3D 애니메이션과 몰입형 콘텐츠를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 광고·미디어 공간을 ‘서울 파노라마(Seoul Panorama)’라는 브랜드로 운영하고 있다.[주4]
광고는 장기간 고정된 그래픽을 노출하는 방식에서 시간에 따라 바뀌는 콘텐츠로 변화했다. 같은 화면을 공익 메시지, 문화 콘텐츠, 브랜드 광고, 미디어아트 등 여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조건도 만들어졌다. 플랫폼111은 2025년 9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됐다.
운영 초기에는 매시 55분부터 미디어아트를 상영하는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당시 공개된 작품 가운데 「문화로 통하는 여정(Journey Through Culture)」은 한옥에서 시작해 여러 대륙의 문화로 이어지는 장면을 구성했고, 「꿈의 항해(Voyage of Dreams)」는 서울역을 출발점으로 미래를 향해 이동하는 이미지를 담았다. 두 콘텐츠에는 특정 관람 위치에서 입체감이 강조되는 3D 아나몰픽 기법이 적용됐다.[주3] 2026년에는 LED.ART를 통해 이유석의 「Lucky Garden」, Rank SSS의 「You are the Universe」, Equalizer Studio의 「LUMINAQUA」 등 별도의 미디어아트 콘텐츠도 상영되고 있다.[주6] 화면이 광고가 판매되지 않는 시간에 검게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문화 콘텐츠를 송출하는 매체로 활용되는 것이다. 운영 콘텐츠가 계속 교체될 수 있다는 점에서 완공 시점에 형태가 고정되는 일반적인 공공시설물과도 사용방식이 다르다.
시설을 만든 기업과 콘텐츠를 운영하는 기업
플랫폼111은 여러 기관과 기업이 서로 다른 역할을 맡아 만들어졌다. 코레일은 서울역이라는 철도공간을 관리한다. 코레일유통은 철도역 광고사업을 담당하면서 플랫폼111을 구축했다.
대형 LED 미디어 시스템 구축에는 키노톤이 참여했다.[주2] 키노톤㈜(대표: 배윤성)은 2006년 설립된 디지털 미디어·공간 솔루션 기업으로 LED 디스플레이, 영상·음향시스템, 미디어아트 등의 시스템을 디자인하고 구축했다. 카카오모빌리티로 2025년 9월부터 플랫폼111의 광고·미디어 운영을 맡고 있다.[주4]
플랫폼111의 운영구조는 대략 다음과 같이 구분된다.
코레일 — 철도역 공간 및 공공서비스
코레일유통 — 사업 개발·광고매체 구축
홍익대학교 공공디자인연구센터 — 공공디자인대상 공동 수상기관
키노톤 — LED 미디어 시스템 구축
카카오모빌리티 — 광고·CMS·미디어 운영
공공기관이 공간과 서비스 기반을 제공하고, 미디어 기술기업이 실제 시스템을 구축하며, 플랫폼기업이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운영하는 구조다.
벤치나 사인과 같은 시설물은 설치가 끝나는 순간 디자인 결과의 대부분이 확정된다. 디지털 미디어 시설은 운영과정에서 화면에 표시되는 내용이 계속 바뀐다.
플랫폼111도 2025년 개장 당시의 콘텐츠와 2026년 현재의 콘텐츠가 다르다. 2025년에는 자체 제작한 3D 미디어아트와 상업광고를 중심으로 운영했고, 이후 다양한 작가와 스튜디오의 작품이 추가되고 있다.[주3][주6] 코레일과 카카오모빌리티는 2026년에도 플랫폼111을 운영하면서 철도 데이터와 디지털 서비스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주8] 플랫폼111의 품질은 어떤 공공정보를 어느 정도의 크기와 시간으로 보여줄지, 광고와 문화 콘텐츠의 비율을 어떻게 정할지, 화면이 서울역 이용자의 이동과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지 같은 운영상의 디자인 판단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대형 디지털 시설에서 디자인은 설치 이후에도 계속된다.
111m 화면이 바꾼 것은 서울역의 첫인상이다
플랫폼111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11m의 화면이다. 그러나 이용자 경험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 가운데 하나는 그 안에 있는 20m의 TIDS이다.
91m의 미디어월은 서울역이라는 장소의 표정을 바꾸고, 20m의 TIDS는 사람이 그 장소를 이해하는 방법을 바꾸었다. 특히 서울역은 한국의 지역 경험이 시작되는 관문으로서 이곳의 열차정보 디자인은 단순한 전광판 개선과 의미가 다르다. 낯선 사람이 자신의 열차를 찾고, 목적지를 확인하고, 다음 행동을 결정할 수 있게 하는 것은 공공서비스의 기본적인 품질과 연결된다. 한국철도공사가 2024년 이용자 연구에서 출발해 TIDS 표준디자인을 만들고, 실제 서울역에 구현한 뒤 2025년과 2026년 효과를 다시 조사한 과정도 이 점에서 중요하다. 디자인을 시설물의 형태로 끝내지 않고 사용자의 행동이 실제로 달라졌는지를 확인했다.
플랫폼111은 한국을 오가는 사람들이 처음 마주하는 국가의 관문에서 공간의 인상과 공공정보 경험을 함께 다시 디자인한 프로젝트라고 정의되어야 한다.
서울역 플랫폼111
2026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원장상
구분: 공공시설물
대상지: KTX 서울역 동편 맞이방
사업주체: 코레일, 코레일유통
디자인: 홍익대학교 공공디자인연구센터
미디어 시스템
구축: 키노톤㈜(대표: 배윤성)
공식 홈페이지: https://kinoton.co.kr/ko
광고·콘텐츠 운영: 카카오모빌리티
운영 개시: 2025년 9월[주1][주2]
주
[주1]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공공디자인 종합정보시스템, 「2026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 수상작 선정 결과」, 2026.8.19. 플랫폼(Platform) 111을 공진원 원장상 수상작으로 선정하고 코레일·코레일유통·홍익대학교 공공디자인연구센터를 수상기관으로 명시한다.
[주2] 한국철도공사, 「서울역, 문화·미디어 허브가 되다! — 서울역 초대형 미디어월 PLATFORM 111 오픈」, 『레일로 이어지는 행복+』 2025년 9+10월호. 길이 111m, 높이 5.5m의 인커브형 미디어월과 명칭의 의미, 코레일·코레일유통·키노톤 참여, 카카오모빌리티의 운영 참여를 확인했다.
[주3] 코레일유통 발표, 「매시 55분, 서울역이 미디어아트로 빛난다」, 2025.11.25. 플랫폼111의 전체 면적 610.5㎡, 91m 콘텐츠 영역과 20m TIDS 영역, 미디어아트 운영과 3D 아나몰픽 콘텐츠에 관한 내용.
[주4] 카카오모빌리티, 「KTX 서울역 초대형 전광판 ‘플랫폼111’ 운영…미디어 랜드마크 조성」, 2025.8.27. 기존 라이트박스형 광고판과 신규 미디어월의 차이, 통합 CMS, 3D·몰입형 콘텐츠, ‘서울 파노라마’ 브랜드 운영에 관한 내용.
[주5] 코레일유통, 「KTX 서울역 동편 맞이방 영상 광고매체 광고대행 입찰」, 2025.3.21. 광고면 91m×5.5m, TIDS 약 21m, 36개월 운영, 기초금액 12,294,864,965원, CMS 및 대형 LED 광고매체 운영경험 등 입찰조건을 확인했다. 최종 준공 규격은 이후 발표자료의 111m·91m+20m를 따랐다.
[주6] LED.ART, 「SEOUL STATION : PLATFORM 111」. 현재 플랫폼111에서 제공되는 미디어아트 작품과 111m 인커브 미디어 환경을 소개한다.
[주7] 키노톤 공식 홈페이지 및 2026년 기업 발표. 키노톤은 LED·프로젝터·오디오 기반 디지털 미디어 공간을 디자인·구축하는 기업이며, 플랫폼111을 2025년 9월 설치한 자사 대표 프로젝트로 공개하고 있다. 대표자는 배윤성이다.
[주8] 한국철도공사·카카오모빌리티, 「AI 기반 철도 안전 및 서비스 혁신을 위한 기술협력」, 2026.4.14. 양 기관이 2025년 9월부터 플랫폼111을 운영하고 있으며 플랫폼을 연간 1억 명 이상의 철도 이용객에게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소개했다.


개편 후

개편 전
사진 제공 : 코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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