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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포스트] 폐 의류가 자동차 배터리가 된다면 - 이아람

<인터뷰> 진의규 티에프제이 대표


폐 의류가 자동차 배터리가 된다면

 

산업 폐기물로 에너지원 만든다 

티에프제이(대표 진의규)는 첨단 하이테크 소재 전문 스타트업 청년기업이다. 지난 2015년 8월 문을 열었으니 올해로 9년차에 접어든다. 짧다면 짧은 업력에도 불구하고 그간 티에프제이가 거둔 성과는 화려하기만 하다. 중소벤처기업부 ‘혁신기업 국가대표1000’에 선정되기도 했고, 대한민국 녹색에너지 우수기업대상을 받기도 했다. 신용보증 기금 혁신아이콘 6기 선정, 기술혁신대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표창에 섬유패션대상 첨단융합 신기술부문 창조경영대상도 수상했다. 이 회사는 발수가공기술과 탄소/안정화섬유관련 특허 만 13건, 상표는 6건에 이르며 현재 출원 중인 건만 5개가 넘는다. 뿐 만 아니다.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00억 원 가량의 투자 유치도 이끌어냈다. 과연 티에프제이의 어떤 면이 어렵다는 소재 분야에서 투자까지 이끌어 냈을까?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독일 뮌헨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스포츠 박람회인 뮌헨ISPO에 참가 바이어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전시회를 통해 준불연 OXIPAN 소재인 ‘머티리움(MATERIUM)’을 공개했다. 머티리움은 이 회사가 친환경 비불소 발수가공기술 ‘블루로지(Bluelogy)’에 이어 2020년 내놓은 우수한 난연성과 발수성을 동시에 구현시킨 고기능성 탄소융합소재다. 여기에 NASA인증을 받은 우주선 기술의 축열 소재 ‘트라이자(TRIZAR)’를 포함해 ‘프로디’, ‘퍼포마-하이브리드’, ‘허니콤엑스’와 ‘인프라사이클’도 방문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특히 향후 핵심사업으로 구상하고 있는 머티리움(MATERIUM)은 미국의 기능성 제품 전문기업인 CTT사와 미국내 ‘전략적 마케팅 협약’을 체결하여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도 마련했다. 여기에 이태리 소재 기업과 난연 충진재 공동 개발이라는 성과도 올렸다. 티에프제이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글로벌 첨단소재 전문 기업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는 기회가 되었다고 보고 있다.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본사에서 진의규 대표를 만나 향후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본사 회의실에서 만난 진의규 대표는 자체 소재에 대한 홍보보다 “ESG 경영 특히 미래 환경에 대한 준비 자세가 필요하다”며 첫 마디를 꺼냈다. 패션업계에 활용되고 있는 리사이클은 대부분 폐플라스틱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사용한 깨끗한 PET병을 수거해 옷으로 만들 수 있는 원사를 생산하는 형태다. 즉 한 번의 리사이클을 통해 소비재로 탄생하고 있지만 일회용에 불과하며 그렇게 생산된 제품의 사후처리는 아무도 돌보지 않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이 회사가 최근 혁신 사업으로 구상한 것이 있다. 바로 폐기되는 패션 제품을 활용한 획기적인 업사이클링(upcycling)이다.

 

이는 이 회사의 주력 소재인 ‘머티리움(MATERIUM)’의 기술력이 근간이 되고 있다. TFJ의 자체기술을 통해 탄소 파우더를 만드는 과정에서 착안된다. 새로운 것을 어디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의류 폐기물이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한다는 점이 놀랍다. 이렇게 탄생한 탄소파우더는 패션 제품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자동차 및 건축물 내장재, 타이어, 심지어 전기차 배터리 셀 등에 이르기까지 각종 산업자재로도 다양하게 접목될 수 있다. 특히 탄소 파우더를 활용해 탄생한 제품은 특출한 난연 효과까지 덧붙여진다. 섬유 원사 제조 공정시 방사작업을 거치면 실 자체가 난연실이 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탄소 파우더는 육각 구조를 지니고 있어 부서지는 일이 없다. 즉 한번 재활용됐던 것도 다시 재활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더 저렴한 비용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재탄생시킬 수 있다.

 

폐 의류가 자동차 배터리가 된다면

<티에프제이가 충남 당진에 오픈한 하이텍스 공장.>

 

파트너사 확보가 관건

“사업이 본격화되기 위해 올해 계획하고 있는 것이 대기업 혹은 중견 기업 파트너사를 모집하는 것입니다. 파트너사는 쉽게 말해 시즌이 지났거나 입지 않는 의류, 즉 폐기되는 의류를 수거할 수 있도록 옷 수거함을 매장에 비치할 수 있는 기업을 모집하는 것입니다. 매장에서 폴리에스터나, 면 섞여도 상관없습니다. 물론 우리가 공급한 소재만 해당되지 않아요. 기존 판매했던 옷이나 어떤 소재의 제품도 문제없이 업사이클링이 가능합니다” 진 대표는 상반기에 이같은 파트너사를 모집하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제품 수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는 기업들에게도 사전 조사나 준비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소재에 따라 회수율만 조금 다를 뿐 일반적으로 폴리에스터는 80%, 면은 90% 이상의 회수율을 연구 결과로 입증했다. 이는 글로벌 마켓에서 업사이클을 위한 회수율이 40% 내외임을 감안하면 사업적으로 충분한 수치다.

 

따라서 기업 입장에서는 재고 소각이나 혹은 리사이클을 위해 돈을 투입하는 비용절감 효과도 톡톡히 누릴 수 있으며 ‘울며 겨자 먹기’ 식의 리사이클도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의사들이 착용하는 가운이나 장갑은 폐기가 되지 않아 심지어 해외로 보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 폐기물까지 재활용이 가능한 시스템이죠. 비닐 제품이 많음에도 불구 70% 이상 회수가 가능합니다. 즉 의류의 각종 폐기물이 에너지원이 되는 셈입니다” 이같은 시스템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탄소파우더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회사가 지난해 8월  충남 당진시에 ‘머티리움’의 양산을 위해 오픈한 하이텍스 공장(HIEX Factory)에는 굴뚝조차 없다.

 

“생각의 전환입니다. 섬유 베이스라고 해서 의류에만 적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건축 내장재, 자동차 내장재, 베터리, 타이어에 이르기까지 섬유 원단이 사업의 경계를 허물고 섬유사업에서 다음 사업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할 겁니다” 진 대표는 이렇게 탄생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파트너사에게 2~3%의 이익을 배분할 계획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히 플러스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폐 의류가 자동차 배터리가 된다면
<vision office(서울 사무소)>

 

섬유 밸류 체인 만들겠다 

선순환 구조 육성

이 회사는 지난해 초 폐의류를 활용한 사업을 위해 TFJ UCM을 설립했다. TFJ UCM은 단순한 법인명이 아니라 하나의 시스템이다. 이미 지난해 말 참가한 ISPO(이스포) 전시회를 통해 바이어들에게 TFJ UCM과 관련된 내용을 공개했다. 단순한 소재 공급 뿐 아니라 사후 처리까지 해준다는 내용에서 많은 기업들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은 상태다. 그러나 진 대표는 사업도 중요하지만 국내에서 하나의 연합을 만들자고 제안하고 있다. “업사이클링을 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글로벌에서 규제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즉 글로벌의 유명 인증기관이 있듯, 우리만의 인증기관 이것을 만들고 클러스터를 육성해 나가자는 것입니다”

 

 폐 의류가 자동차 배터리가 된다면

<PHOTO 모지웅 기자>

 

그가 주장하는 것은 폐의류, 폐섬유, 폐타이어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여기에 난연성이 포함됐다면 글로벌 메이커들이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즉 유럽에서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을 넘어 한국 기업의 것을 사용토록 하는 것. 규제에 끌려 다니는 것이 아닌 선도하자는 취지다. 의류 폐기물을 통해 사업의 경계를 허물고 고부가가치 사업의 에너지원을 만들겠다는 것이 진대표가 추구하는 새로운 제조 플랫폼이다. 폐기물을 재활용해 원자재가 되고 디자인과 제조, 유통과정을 거쳐 다시 폐기물이 재활용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이를 통해 원사 메이커는 티에프제이의 원료를 가지고 실을 만드는 작업도 할 수 있고, 혼용율에 따라서 새로운 원단 개발도 지속적으로 생겨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탄소 파우더로 원사를 만들면 어디든 판매하겠죠. 그럼 수거된 탄소 파우더가 다시 돌아옵니다. 사이클이 한번 넘어가기 까지가 어려운 겁니다. 지속적인 선순환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진 대표는 자동차 산업에도 활용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전기차 분야에서 기대치가 높다. 앞으로 전기차 화재가 빈번히 발생하면 타이어나 베터리 셀 분야에서 난연이 화두가 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란다. 탄소 파우더 자체가 리사이클 제품인데다가 기존 부품에 비해 저렴하고, 여기에 난연 기술이 접목되어 있는 만큼 사용이 빈번해 질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정부나 단체의 협조 필요

진 대표는 사업 초기에는 갖가지 어려움에 봉착할 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성공적인 구조가 정착되면 획기적인 사업이 될 것으로 자신한다. 물론 이같은 플랫폼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각종 섬유 단체나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개인 기업이 하기에는 시일이 오래 걸릴 뿐 만 아니라, 클러스터 육성이나 글로벌 사업을 위해서는 국제적 공신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활성화를 위해서는 산업 촉진이라는 명목에 지원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국내 패션 기업들의 현실적인 참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여긴다. 따라서 올해 상반기 많은 파트너사 확보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폐기물의 회수율 결과치는 이미 입증됐습니다. 이를 통해 연구소 기업을 만들었고, 투자를 감행하려 합니다. 기계는 충남 당진 공장에 마련됩니다. 그러나 이는 우리만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거대한 친환경 사업입니다. 지속가능한 건강한 사업을 통해 국내 패션업계가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만들려 합니다. 고정 관념을 버리고 글로벌 마켓에서 업사이클 시장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기업이 되고자 노력할 계획입니다”  

 

 

글 : 이아람 기자

출처 : 패션포스트 fpost.co.kr

원문 :  fpost.co.kr/board/bbs/board.php?bo_table=people&wr_id=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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