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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전통 옷, 한복을 알아가는 시간이었어요!

우리의 전통문화인 의식주(衣食住)가 전 세계인을 매료시키고 있다. 의(依)는 한복을, 식(食)은 한식을, 주(住)는 한옥을 뜻한다. 그중 한복은 거추장스럽고 불편하다는 인식 때문에 현대인들로부터 외면받다시피 했다. 예부터 전해져오는 관혼상제와 같은 의례가 있을 적에 착용하면서 자연스레 평상복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하지만 최근엔 개량 한복, 퓨전 한복 등 실용성을 겸한 한복이 많아져 반가운 마음이다.  

 

 


경복궁 앞 수문장 교대식을 구경하는 외국인들이 한복을 착용하고 있다.

 

서울 시내 경복궁이나 인사동을 지나갈 때면 한복을 차려입은 내·외국인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우리의 전통 옷인 한복을 향한 사람들의 관심이 뜨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동안 한복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한 분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할 것이다. 더불어 국내에서 제작한 드라마나 영화에서 출연한 배우들이 입고 나온 한복에 관한 관심도 작용했으리라 본다. 

 

 


‘2024 찾아가는 한복교육’에 참가한 수강생들이 이경선 수석연구원의 강의를 경청하고 있다.

 

한복은 고구려 고분 벽화, 신라의 토우(土偶), 중국 측 사서(史書) 등 유물과 기록을 통하여 고대부터 착용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삼국시대 저고리에 바지 또는 치마로 이루어진 한복의 기본 구성은 고려 시대를 거쳐 조선 시대에 이르러 우리 한복의 전형을 확립하였다. ‘한복’이란 용어는 조선말 개항 이후 서양 문물로 들어온 양복과 우리 옷을 구별하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정확히 누가 언제 처음 사용했는지는 특정하기 어렵다. 다만 1881년 <승정원일기> 기사에서 ‘조선의(朝鮮衣)’, 1894년 일본 신문 기사의 ‘한복(韓服)’이라는 표현이 나오고 있다.  

 

한복을 장려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그중 ‘찾아가는 한복교육’도 열리고 있다. 전액 국고지원 사업으로 참가비가 무료이며, 서울·용인·부여 지역의 한복 관련 공간 및 박물관 등을 답사하는 프로그램이다. 11월 14일(목) 오후 2시 온지음 옷공방에서 ‘2024 찾아가는 한복교육’이 열렸다. 

 

 


고구려 <무용총 벽화> 속 무용수가 입었던 도트(물방울) 무늬의 옷을 재현하고 있다.

 

‘2024 찾아가는 한복교육’이 열리는 행사장인 온지음 옷공방은 한복 공방으로 한복도 전시해 놓았다. 1층 교육장에 두 점의 한복이 전시되어 있었다. 눈에 익숙하다 싶었는데 그동안 역사 교과서에서 자주 접했던 옷이었다. 고구려 <무용총 벽화> 속 무용수, 고구려 <동암리 벽화> 속 인물의 옷차림을 재현하고 있다. 기다란 저고리에 바지로 구성된 공통점이 있지만, 무용총 벽화에는 도트(물방울) 무늬, 동암리 벽화에는 체크(격자) 무늬로 디자인한 점에서 차이가 있었다. 그 당시에도 무늬를 달리 구성해서 옷을 디자인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아 미 의식을 추구하려 했던 우리 조상들의 멋이 느껴진다. 

 

 


고구려 <동암리 벽화> 속 인물이 입었던 체크(격자) 무늬의 옷을 재현하고 있다.

 

강사로 나선 이경선 수석연구원은 전통문화연구소에서 우리의 것을 복원, 재현, 현대에 맞게 재해석하고 재창조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었다. 오늘의 강의는 고대 삼국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우리 옷의 흐름, 온지음 옷공방에서의 우리 옷 연구 과정을 소개하면서 전시된 작품을 관람하는 순이었다. 강의 내용 중에서 일부를 재구성해서 정리해봤다. 강사는 강의를 시작하면서 과거의 우리 옷을 연구하는 데 있어서 옷의 재료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재료가 무엇인지를 파악해서 시대별 원사, 조직, 문양을 연구하고, 지금의 우리 옷으로 재창조하는 과정에서 현대 디자이너와 협업하고 있단다. 

 

 


‘2024 찾아가는 한복교육’이 열렸던 옷지음 옷공방은 우리의 옷을 복원, 재현, 현대에 맞게 재해석하고 재창조하는 일을 하고 있다.

 

시대별로 추구하는 이념, 미학이 달랐다. 그게 옷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었다. 고대로 구분하는 삼국시대는 자연 숭배(도교) 사상을 바탕으로 하되 역동적이고 화려하고 실용적이다. 그때만 해도 남녀 모두 저고리에 바지를 입었다. 저고리는 모직물에 격자 무늬, 비단에 도트 무늬 등으로 디자인되어 있다. ‘청금고’라고 기록에 전해지는 바지는 가랑이 사이에 넓은 당을 덧대었다. 말을 탈 때 편한 복식이기 때문이다. 우리 옷의 기원을 따져보면 유라시아를 횡단했던 기마민족에서 비롯되었다. 자연히 말을 타고 달리기 편한 복장을 선호했다. 

 

 


<경주 황남동 부부 토우>가 입었던 바지 '백습고'는 세로 선의 촘촘한 주름이 마치 치마처럼 우아한 실루엣을 자랑한다.
 

 

<당염립본왕회도>에 고구려, 백제, 신라의 사신들이 나온다. 그들의 옷에 주목하자. 바지는 통이 넓어서 ‘대구고’라고 부른다. ‘대구고’는 통이 넓은 바지를 말한다. <경주 황남동 부부 토우>가 입었던 바지는 세로 선의 주름이 많다. ‘백습고’로 촘촘하게 주름을 잡아 바지이지만 마치 치마처럼 우아한 실루엣이 돋보인다. 

 

 


고려의 불화 <수월관음도> 속 여성의 옷에서 그물 조직의 ‘라’를 재현했다.

 

고려 시대는 불교에 바탕을 둔 귀족문화로, 개방적이고 다양하고 귀족적이다. 고려 시대는 불교 풍습에 따라서 사람이 죽으면 화장을 했기 때문에 삼국시대처럼 무덤 속 벽화, 유물 등이 남아 있지 않다. 대신 불화에 등장하는 인물의 옷차림이나 불상 안에 옷감이 들어 있는 것으로 당시의 옷을 재현할 수 있다. <수월관음도>를 보면 여성의 옷에 그물 조직이 나타난다. ‘라’(羅)에 관한 기록이 남아 있다. ‘라’는 경사 2~4올을 서로 교차시켜 직물의 투공 효과를 내는 얇고 반투명한 직물이다. 고대부터 관모나 의복용으로 즐겨 사용했던 소재였지만, 조선 시대에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말두고’는 버선이 딸린 바지였다. <고려도경> 속 ‘문능관고’는 고려 시대 여성의 옷으로, 견직물로 만든 통 넓은 관고로 만든 겹바지였다.  

 

 


조선후기 신윤복이 그린 <미인도>에 나오는 한복의 섬세한 조직을 재현했다.

 

조선 시대는 유교에 바탕을 둔 선비문화로, 절제와 파격을 아우르는 이중성을 띠고 있다. 16세기 <파평윤씨 출토유물>에 저고리, ‘뒷끌림치마’가 나왔다. <대전 안정나씨 출토유물>에서도 마찬가지다. <미인도> ‘일습’ 등에서 조선 시대 여성의 옷차림을 엿볼 수 있다. 세모시로 만든 옷은 아주 섬세해 보인다. <동래부사접왜사도>, 김홍도가 그린 <안능신영도>에 ‘말군’을 입은 남녀가 등장한다. 조선 시대 남성의 바지는 전기에 ‘세가닥 바지’를, 후기에 ‘가죽바지’의 유물이 남아 있다. 그밖에 ‘구의’, ‘도포’ 등 남성의 웃옷이 있다.

 

 


우리의 전통 옷인 한복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디자이너가 손수 제작하고 있다.(사진=옷지음 옷공방)

 

이렇듯 한복은 시대상을 반영하면서 다른 재질, 다른 무늬 등으로 변천해왔다. 지금 우리가 입는 한복은 조선 시대에 입었던 옷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그 이전에도 우리의 옷인 한복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시간이었다. 낡은 그림이나 아주 작은 천 조각을 실마리로 해서 당시의 옷을 재현하는 게 어려운 작업이겠지만, 그 어려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과거의 옷을 지금 우리가 봐도 디자인이 전혀 촌스럽지 않고 오히려 세련되어 보였다.   

 

마지막에 ‘아름지기가 알려주는 한복 입는 방법’을 영상으로 시청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_h7AZV4V-uU  

 

 


한복업에 종사하는 수강생들이 많아서 직접 직물을 만져보면서 재질을 확인하고 있다.

 

강의가 끝난 뒤 수강생의 질문이 이어졌다. 특히 우리나라를 찾은 해외관광객이 한복에 관심을 갖고 한복을 대여해서 입는 것은 환영할 만하다. 다만 국적을 알 수 없는 한복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고구려 고분 벽화, 신라의 토우, 중국 측 사서 등 유물과 기록을 통해 우리의 한복을 복원하고 재현한 전시물이다.

 

우리의 전통 옷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면 이젠 눈으로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옷지음 옷공방 2층에는 강의에서 소개했던 고려 시대, 조선 시대의 옷을 재현하거나 재창조해서 전시하고 있었다. ‘백습고’, ‘라’ 등을 실물로 접하니 강의 때 사진으로 봤던 감흥이 되살아났다. 한복에 관심이 많은 수강생이어서 이경선 강사의 말을 경청하면서 직접 실물의 재질을 손으로 만지면서 확인하기도 했다. 수강생들은 옛 문헌에도 관심을 드러냈다. 

 

 


아름지기 통의동사옥에서 2024 아름지기 기획전시로 ‘방(房), 스스로 그러한’이 열리고 있었다.

 

이어서 아름지기 통의동사옥으로 이동했다. 아름지기에서 2024 아름지기 기획전시 ‘방(房), 스스로 그러한’이 열리고 있었다. 재단법인 아름지기의 2024년 기획전 ‘방(房), 스스로 그러한’은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한국 주거 문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전시였다. 우리 전통 의식주 생활을 돌아가면서 전시하고 있는데 올해는 주생활을 위주로 한 전시를 하고 있다. 전통 가구와 건축의 주요 요소인 바닥, 벽, 천장을 주제로 연구해 왔던 이전 전시의 연장선상에서 기획했다. 이전 전시와 비교해 주거 공간의 내부를 집중적으로 탐구하면서 한국 주거 문화의 현대적 적용 가능성을 모색하는 데 집중하였다. ‘스스로 그러하다’라는 전시의 제목처럼, 한국의 아름다움은 가공되지 않은 자연스러움에 있다. 이 자연스러움에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기보다 자연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선조들의 자연관이 반영되어 있다. 자연 그대로를 삶 속에 스며들게 하여 자연스럽게 존재하도록 하는 것이다. 

 

 


아름지기 2층 전시공간에 한옥이 있어서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한국 주거 문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아름지기 2층에 한옥이 있다. 전시 공간 내 한옥이라니 호기심이 생긴다. 툇마루에 올라서 안으로 입장하니 큰 방과 작은 방에 작가의 전시물이 배치되어 있다. 사극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창호, 문발, 병풍, 방석 등이 현대 감각으로 되살아나 있다. 옷지음 옷공방에서 한복을 재현했다면 이곳에선 한옥을 재창조하고 있다.    

 

 


수강생들은 이번 교육을 통해서 한복의 시대별 흐름도 알고, 한복에 관심이 많은 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라고 했다.

 

‘2024 찾아가는 한복교육’에 참석한 수강생 중에서 희망자에 한해 네트워킹에 참가했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측의 배려로 마련된 자리였다. 기다란 테이블에 둘러앉은 사람들은 각자의 배경은 달랐지만, 한복에 관심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수강생을 만나서 그들의 소감을 들어봤다.

 

끝동아뜰리에 김미경 대표는 현재 한복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그는 한복을 제작하고 있으면서 한복의 변천사를 알고 싶어서 수강했단다. “한복업 종사자들은 소통하고 공유할 기회가 거의 없는데 이번에 수강하면서 네트워킹이 있어서 더 좋았어요. 한복은 우리의 전통 옷이면서 또 우리의 문화입니다. 한복의 아름다움을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한복이 우리 문화 그 자체라는 점이 한복의 장점입니다. 저희 같은 중소업체의 한복을 알리는 데 한계가 있어요. 한복상점, 한복문화 해외교류 등의 프로그램이 더욱 활성화하여서 저희도 참여할 수 있길 바랍니다”라고 조심스레 당부한다.   

 

전라북도 부안에서 ‘2024 찾아가는 한복교육’을 수강하기 위해 상경했다는 임지원 씨는 대학원에서 전통 복식을 전공할 예정이다. 그는 “이번에 한복은 확실히 중국이나 일본 옷과 다르다는 것을 인지했어요. 우리의 전통 옷인 한복을 연구해서 대중에게 널리 알리는 일에 종사하고 싶어요. 이런 교육이 있어서 한복에 관심을 가진 분들을 만나서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어요”라고 말한다.

 

미국에 거주하는 안옥기 씨는 남편의 직장 때문에 현재는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는 “외국에 살면 애국자가 된다는 말처럼 저도 미국에 살면서 우리 문화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그러다 귀국한 뒤 ‘한복마름방’ 프로그램을 수강하면서 ‘2024 찾아가는 한복교육’도 알게 되어 신청했어요. 한복 연구원들이 재현한 것을 사진이나 전시물로 보면서 알게 되어서 좋았습니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우리의 한복을 해외에서 전시할 때면 많은 외국인들이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사진=옷지음 옷공방)

 

‘2024 찾아가는 한복교육’을 수강하면서 한복에 대해 새로이 인식하게 돠었단다. 지금 우리가 행사 때 착용하는 한복은 조선 시대의 한복에서 유래한 것이고, 한복은 조선 시대 이전에도 우리의 조상들이 입고 있었다. 유물이나 유적에서 옛사람들이 입었던 옷의 변천사를 알 수 있었다. 그게 한복 디자이너에겐 영감의 원천이 된다고 했다.  

 

우리의 전통을 대할 때면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말이 연상된다. 최근 들어서 그 말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해외관광객들은 우리의 전통문화를 체험한다. 그들은 한복을 차려입고, 한식을 먹고, 한옥을 방문한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전통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면서 전통문화를 전승해야겠다는 의무감이 생긴다. 거추장스럽고 불편하다는 이유로 외면했던 한복이다. 한복 연구원의 손끝에서 과거의 한복 디자인이 복원되고 재현되고 재창조되고 있다. ‘2024 찾아가는 한복교육’이야말로 우리에게 잊힌 한복을 재발견하는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국민이 우리의 한복을 알아가는 기회가 자주 있기를 바란다.

 

▶ ‘2024 찾아가는 한복교육’에 대해 더 궁금하다면?

 

https://www.kcdf.or.kr/brd/board/337/L/menu/284?brdType=R&bbIdx=7973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www.korea.kr )

 

원문기사링크 : https://www.korea.kr/news/reporterView.do?newsId=148936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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