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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뛰어넘는 감성 프린팅, 레터프레스의 매력




 
인쇄는 기술은 현대 사회에서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3차원의 형태로 스캔이나 인쇄를 하기도 하고, 몇 초만에 수천 장의 종이를 복사하는 것은 이제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환경에서 디지털 기술이 아닌, 사람들이 손으로 직접 프린팅을 찍어내는 아날로그적인 인쇄 기술이 인쇄 현장에서 꾸준히 쓰이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레터프레스(Letterpress)’이다. 이는 볼록판 인쇄(Relief printing) 방식으로, 활판에 원하는 타이포나 이미지를 조각한 후 돌출되는 부분에 잉크를 바르고 종이 한 장 한 장에 압력을 주는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닌 인쇄 방식이다.
 이것은 미국과 유럽의 수많은 타이포그래피(Typography) 디자이너들이 선호하는 인쇄 방식으로, 색깔이 들어간 상태에서 글자나 문양을 찍는 방법이다. 레터프레스 기법은 고급스러운 감성을 전하는데 탁월하다고 평가받고 있으며, 기계에 의해 인쇄되는 것과 다르게 사람들의 손길이 느껴지는 빈티지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이번 design close up에서는 15세기부터 지금까지 발전해 오고 있는 아날로그 인쇄 방식의 레터프레스를 살펴보도록 하자.
※이미지 출처 : http://thread-creative.co.uk
 





※ 이미지 출처 : http://www.grafiosaurerne.dk (좌), http://joannesprott.com/page/2 (우)
 
1436년 독일인 요한 구텐베르크 Johann Gutenberg(1400-1468)가 가동 활자(Movable Type)를 이용하여 만든 인쇄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금속합금 주물로 만들어진 개별문자들을 단어로 조합한 후, 배열된 단어들을 탬플릿에 고정해 하나의 활자면이 완성되는 인쇄기를 발명하였다.
이 기술로 같은 페이지를 수백 장 인쇄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1456년 독일 마인츠에서 성경판을 대량 생산할 수 있었다.
 
19세기의 대표적인 인쇄기로는 모노타이프 기계(Monotype machine)와 라이노타이프 기계(Linotype machine)가 있다. 전자는 개별적인 활자들을 모아 주조한 다음 텍스트로 조판할 수 있도록, 활자를 하나씩 주조하면서 하나의 단어를 만들 수 있고 후자는 1행씩, 한 덩어리(slug) 분량을 주조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하지만 이들 출력 방식에도 한계가 있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인쇄 과정에서 여러 번 사용된 활자 주물의 손상이었다.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이전보다 마모되는 속도를 늦추는 단단한 활자판을 발명하기 시작하였다. 이를 위해 통용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인데, 바로 전태(電胎; electrotyping)와 연판(鉛版; stereotyping)이다.
전태는 인쇄용 실용판을 원판으로 전기도금 방식을 이용하여 복제하는 방법을 말한다. 원판 복제방법 중에서 가장 정밀한 방법의 하나로 많은 양의 인쇄를 견딜 수 있는 레터프레스판을 만들 수 있다. 연판은 내열성의 종이 반죽을 이용하여 활자의 틀을 만들고, 틀 안에 녹물을 부어 지형을 뜬 다음, 열에 녹인 연판납물을 부어서 만든 복제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와 같은 단단하고 무거운 활자판 발명 이후, 고무와 플라스틱처럼 가볍고 저렴한 판들이 개발되었다.
 
인쇄기계에는 압력을 가하는 방식에 따라 평압식 인쇄기(platen press), 원압식 인쇄기(cylinder press), 윤전 인쇄기(rotary press)로 세 가지가 있다. 평압식 인쇄기는 레터프레스 인쇄방식에서 가장 오래된 유형으로 평평한 판에 종이를 놓고 평면으로 압력을 주는 인쇄기이다. 인쇄 속도는 느리지만 적은 부수의 인쇄에 적합하다. 원압식 인쇄기는 판반 위에 판을 놓고 잉크를 묻혀 종이를 집은 압통이 판 위에 접촉하여 회전하면서 인쇄한다. 평압식보다 인쇄 속도가 빠르고 활판인쇄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윤전식 인쇄기는 판통에 판을 감아 붙이거나 둥근 판을 부착하여 인쇄잉크가 묻혀 압통과의 사이에 종이를 통과시켜 인쇄한다. 인쇄 속도가 가장 빠르고, 인쇄기계 대부분이 이 형식을 따른다. 이 방식의 장점은 종이를 자르거나 접기에 수월하다는 점이다. 또한, 평압식 인쇄기와 달리 동시에 종이의 양면을 출력할 수 있다.
이러한 인쇄방식의 발전은 19세기 신문의 거대 성장에 강력한 동력으로 작용했다.
 

※이미지 출처 : http://www.kipris.or.kr/ 
 
원가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오늘날까지도 레터프레스 인쇄방식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상단의 특허 ‘레터 프레스 인쇄방법’은 인쇄물 표면에 엠보싱을 형성하여 입체감으로 고급스러운 느낌과 부드러운 촉감이 장시간 지속하도록 했다. 또한, 생산원가가 저렴하여 생산성 향상, 인쇄성 효율을 높였고, 물건의 특정 부분에 부착시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스티커로서의 용도 또한 염두에 두어 제작했다.
 
그러나 레터프레스는 점점 빠르게 변모하는 시대의 첨단 인쇄 기술의 속도와 정밀함을 따라가지 못하게 되었고, 결국에는 구식의 기술로 취급받게 되었다. 그러던 중, 레터프레스는 1990년대 전 세계적으로 ‘소규모 프레스 운동’으로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즉, 빠르고 정확한 상업 프린트 회사들의 제품보다 예술가의 손길이 닿은 출력물을 선호하는 시대가 태동하게 된 것이다. 결혼 분야 잡지 ‘마샤 스튜어트 웨딩(Martha Stewart Weddings)’은 이러한 레터프레스의 인기에 불을 붙이게 되었는데 바로 레터프레스 초대장 이미지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본 신부들은 딱딱하고 천편일률적인 오프셋 프린팅 초대장 대신 아날로그적인 질감을 간직한 레터프레스에 매력을 느꼈고, 이는 지금까지도 레터프레스가 고급 청첩장으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레터프레스의 매력은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타이포그래피의 다양한 매력을 선보일 수 있다는 점이다. 레터프레스는 타이포그래피의 활자를 일일이 조합해서 만들기 때문에 타이포그래피 본연의 느낌을 가장 잘 살릴 수 있고 규정화된 글자체들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 잉크를 어떻게 묻힐 것인지, 글자의 두께를 얇게 할 것인지, 두껍게 할 것인지 등 다양하게 나타낼 수 있으며, 예상했던 출력물을 뛰어넘는 색다른 결과물 또한 레터프레스의 빠질 수 없는 매력이다.
두 번째는 압판의 형태에 따라 다른 돋을새김 효과이다. 기본적으로 레터프레스는 ‘누르는’ 기계이다. 압판의 활자 모양대로 눌려 나온 요철(凹凸) 자국은 종이의 재질과 활자 두 가지만으로도 충분히 레터프레스만의 단순하고 고급스러운 아날로그 감성을 느끼게 해준다.
레터프레스는 이러한 매력으로 인해 청첩장과 명함에 주로 쓰이게 되었다.
 
그래픽 디자이너 존 보나디스(John Bonadies)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Kickstarter)를 통해서 레터프레스의 매력을 애플리케이션으로 실현했다. 이른바 ‘레터엠프레스(LetterMpress)’는 화면상에서 활판인쇄환경을 제공한다. 기본적으로 iOS 환경이 조성된 하드웨어에서 누구나 이 앱을 다운로드받아 사용할 수 있다.
이 앱은 레터프레스 기계의 모습을 기본 인터페이스로 삼아, 자신이 원하는 활자와 아트워크를 배열하고 색상을 선택하는 등, 레터프레스에서만 누릴 수 있었던 기능을 사용해 볼 수 있다.
 
다양한 배경 템플릿과 잉크 색상, 페인트가 눌리는 강도를 조절하는 기능은 물론, 레이어 저장 후 그 위에 다시 찍어내기 등, 앱이기 때문에 가능한 다양한 기능을 함께 선보이고 있다. 제작한 작품은 Share 기능을 통해 하드웨어 디스크에 저장할 수 있고, 연결된 프린터를 통하여 출력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렇게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이 앱에서 단연 돋보이는 기능은 바로 다양한 희귀 활판들을 경험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레터엠프레스’를 개발하며 존 보나디스가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이기도 한데, 그는 빈티지 나무 활자와 아트 컷 활판 컬렉션을 확보하는 일에 많은 노력을 쏟았다. 존 보나디스는 70, 80년대 문을 닫은 서체주조소, 인쇄소들에서 나온 활판들을 구매하여 ‘레터엠프레스’에 담았다. 킥스타터로 확보한 개발 자금은 바로 이 희귀 활판들을 구매하는 데 사용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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