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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케이크의 비밀, 너는 어디에서 왔니








‘오스트리아’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연상되는 많은 것들 중 빠질 수 없는 하나가 윤기가 흐르는 까만 초콜릿이 부드러운 스폰지 케이크를 감싸고 있는 달콤한 디저트, 자허 토르테(Sacher Torte)이다. 초콜릿 가공기술이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은 1800년도에 음료로만 여겨졌던 초콜릿을 가공하여 디저트를 만드는 것은 상당히 새로운 것이었는데, 그 중에서도 자허 토르테는 초콜릿 케이크 디저트 중 가장 최고라고 손꼽힌다.

  

자허 토르테는 1832년 손님대접을 위해 특별한 디저트를 만들라는 메테르니히 왕자의 주문에 디저트 주방장의 빈자리를 대신하여 견습생으로 있던 프란츠 자허(Franz Sacher)가 처음 만들었다. 아버지의 가업을 물려받은 아들 에드워드 자허(Eduard Sacher)가 지금의 자허 토르테 레시피를 완성시키고 아버지의 카페 ‘Kaffe Sacher’가 있던 그 자리에 자허 호텔(Hotel Sacher)을 세운다. 하지만 자허 호텔은 자허 가문에 의해 운영되지 못하고 파산을 맞는다. 그 후 에드워드 자허(Eduard Sacher)의 아들이 아버지도 일하였던 데멜에서 일자리를 구해 ‘에드워드 자허 토르테(Eduard Sacher Torte)’에 대한 독점 판매권을 시행, 자허 토르테를 판매하기 시작한다. 데멜에서 판매하는 에드워드 자허 토르테가 자허 토르테의 ″Original″, 즉 원조라고 내세우자 파산한 자허 호텔을 인수한 새 주인이 1952년 데멜을 고소하면서 ‘Original Sacher Torte’라는 명칭을 두고 자허와 데멜 간의 법적 분쟁이 벌어진다. 오랜 기간 이어진 법정 공방 끝에 ‘원조 자허 토르테(The Origianl Sacher Torte)’라는 상표의 사용 권한은 자허 호텔에 주어지고, 데멜에서는 ‘에드워드 자허 토르테(Eduard Sacher Torte)’라고 쓰인 삼각 장식을 사용할 수 있게 도록 권리가 양분화되면서 이 분쟁은 마무리되었다.




이 분쟁은 이후 ‘자허 토르테’라는 명칭이 유사한 형태의 초콜릿 케이크를 부르는 고유명사로써 사용되면서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디저트로써 자허 토르테를 더욱 유명하게 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케이크의 맛도 물론 훌륭하였지만, 이러한 법적 분쟁을 통해 자허 토르테를 알게 된 사람들이 ″얼마나 맛있는지 한번 보자″라는 심리로 하나 둘 이 디저트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디저트 업계도 브랜드나 디저트명, 그 디저트만의 특징을 나타내는 모양을 상표권 및 디자인권으로 등록하여 보호를 받기도 한다. 디저트 계 ‘원조 분쟁’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자허와 데멜 간의 법적 분쟁도 ‘Original Sacher Torte’라는 상표를 두고 벌인 분쟁이었다.


토르테가 오스트리아 빈을 상징하는 디저트라면 미국하면 연상되는 대표적인 디저트는 컵케이크를 들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스프링클스 컵케이크(Sprinkles Cupcakes)는 2005년 비벌리 힐즈에 첫 매장을 오픈한 이후 여러 할리우드 스타들과 오프라윈프리 쇼 등의 미디어를 통해 홍보가 되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하였다. 스프링클스의 컵케이크는 두 개의 원이 겹쳐져 있는 프로스트 위의 장식을 가장 큰 특징으로 하고 있는데 스크링클스에서는 자사의 가게명 뿐 아니라 이 모양을 ″Modern Dot″으로 상표권을 등록하여 자사의 지식재산권을 철저히 보호하고 있다.


무언가가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 그 인기에 무임승차하여 함께 이익을 보려고 하는 자가 등장하는 것은 과거나 지금이나 똑같다. 스크링클스가 히트하자 이와 흡사한 컨셉의 달콤한 컵케이크만을 파는 가게들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이에 스클링클스 컵케이크는 유사품의 등장을 막고 자사의 브랜드 권리를 확고히 하기 위해 2008년, ″Sprinkles″를 가게 이름으로 사용하거나 ″Modern Dot″ 형상을 사용하는 컵케이크 가게들에 대대적으로 공격적인 법적 소송을 하기 시작한다.


스프링클스 컵케이크(Sprinkles Cupcakes)는 캘리포니아 밸리빌리지에 있는 Famous Cupcakes가 웹페이지, 마케팅, 패키지 등에 자사의 ″Modern Dot″과 동일한 모양을 사용에 대해 상표권 침해를 주장하는 한편, Sprinkle Pink Cupcake Couture, Sprinkles Sprinkles, Pink Sprinkles와 같은 상호명을 쓰는 컵케이크 가게들에게도 ″Sprinkles″라는 단어를 상표에 사용함으로써 컵케이크 시장에서 소비자의 혼돈을 일으킨다며 경고장을 보내거나 법적 소송을 제기했다. 일각에서는 스프링클스 컵케이크의 대표이미지인 ″Modern Dot″ 형상은 독창적이지 않으며 이전부터 컵케이크 프로스트 장식에 사용되어온 형상이라며 스프링클스의 이러한 공격적인 지식재산권 보호 전략에 대해 비판어린 논란이 일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미 식별력을 인정받아 등록된 상표이기 때문에 스프링클스 컵케이크가 이 상표권을 유지하는 한 컵케이크 시장에서는 이 형상과 ″Sprinkles″라는 상호를 사용하는 데 제약이 따른다. 그 결과 Sprinkle Pink Cupcake Couture의 경우 Sprinkles Cupcakes가 창업한 2005년보다 그 이전인 2003년에 사업자등록을 받았음에도 ″Sprinkles″ 상호명 및 유사 ″Modern Dot″ 모양 사용 중지에 대해 법적 근거 부족으로 크게 반박할 수 없었으며 Pink Sprinkles 또한 Pink Cupcake Shack라는 이름으로 상호명을 변경하였다.





내가 만드는 디저트가 너무나 평범한 모양을 하고 있거나 지칭하는 이름이 따로 없다면 자허 토르테나 스프링클스 컵케이크처럼 지식재산권으로 보호가 불가능한 것일까. 걱정 마시길! 산업재산권에는 상표권, 디자인권 외에도 특허와 실용신안이 있으므로 이를 활용한 보호가 가능하다.

실제 거리를 다니다보면 레시피 특허증을 가게 앞에 붙여놓은 가게들을 더러 볼 수 있다.


레시피가 신규성, 진보성 등의 등록요건을 충족하는 기술로서 인정된다면 특허로 등록 및 보호를  받을 수 있는데 등록이 되면 20년 간 그 음식을 만드는 방법과 아이디어에 대해 독점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활용하는 요리의 특성상 이전에  없었던 완전한 새로움을 가져다주는 레시피의 개발은 쉽지 않으므로 실제 발명특허로의 등록에 다소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또한 특허는 20년간의 독점권을 보장하는 대신 출원 후 1년 6개월이 지난 시점에는 기술이 무조건 대중에 공개되기 때문에 쉽게 모방이 가능한 요식업계에서는 특허 등록을 꺼리기도 한다.
 
이러한 한계점 때문에 해당업계에서는 영업비밀보호제도(Trade Secret Protection Policy)를 통해 자신의 레시피를 보호하기도 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Coca-Cola, KFC 같은 경우도 영업비밀을 통해 자신들의 레시피를 비밀로 하고 있다. 하지만 영업비밀은 기술의 공개를 통해 독점권을 보장받는 특허와는 달리 비밀로 하고 있던 정보가 유출1되거나 일단 대중에 공개되어 버리면 더 이상 보호를 받을 수가 없다는 차이를 꼭 인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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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내용은 '디자인맵'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Tag
#디저트 #토르테 #자허 #데멜 #스프링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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