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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close up] 디자인으로 살펴보는 키친생활의 변화






집안 내 공간에서 가장 많은 변화를 추구하며 진화하는 장소중의 하나가 주방이다. 문화와 기술의 발전에 따라 식생활이 바뀌고 그에 따라 주부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주방의 모습은 끊임없이 변화해왔다. 20세기 이전의 부엌은 식사를 준비하는 공간인 동시에 집의 난방까지 해결하는 공간이었다. 20세기가 도래하면서 부엌은 과거의 모습에서 탈피하며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였다. 색다른 소재의 발견과 기술의 발전으로 부엌에는 다양한 소품과 시스템이 도입되어 삶의 변화와 더불어 그 시대를 반영하는 핵심 기술들이 적용된 ‘기술의 축소판’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미지 출처 : http://www.moma.org/interactives/exhibitions/2010/counter_space/blog/kitchens-of-the-future



※이미지 출처 : http://www.npr.org/templates/story/story.php?storyId=129935115

여성권리의 신장과 그에 따른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부엌은 큰 변화를 맞이한다. 당시 가사 노동을 중심으로 생활했던 여성들은 고용과 가사 노동 모두를 책임지게 되는데, 이에 따라 가족의 건강을 보다 효율적이고 위생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주방 시스템의 필요성을 인지하게 된다. 시스템이 갖춰짐에 따라 가구와 인테리어 디자인, 건축 영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디자이너들은 자신들의 철학을 담은 부엌용품과 실험적인 성격의 주방을 디자인하게 된다. 이번 Design Close Up에서는 20세기 주방 디자인으로 살펴보는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 그리고 주방 디자인의 역사에 관해 이야기해보도록 한다.









※이미지 출처 : http://dolusozluk.com/?b=Margarete+Sch%C3%BCtte-Lihotzky (상), http://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8/8b/The_Frankfurt_Kitchen.jpg (하)

오스트리아 최초의 여성 건축가 마가레테 쉬테-리호츠키(Margarethe Schüttte- Lihotzky)가 디자인한 ‘프랑크푸르트 주방(Frankfurt Kitchen)’은 1926년 ‘새로운 프랑크푸르트(Neur Frankfurt)’라는 주거 건축 프로그램을 위해 만들어졌다. 그녀는 효율적인 주방 시스템 제안을 위해 ‘주부의 동선’이라는 개념을 만들기도 하였다. 주부의 입장에서 부엌에서 하는 가사 노동과 부엌에서 이용하는 다양한 도구를 함께 연구해 가장 합리적인 동선을 생각해냈다. 이를 위해 부엌용품에 맞는 부엌가구를 별도로 제작하기도 했다. 부엌 바닥청소가 용이하도록 다리미대를 지지대 없이 바로 내려서 쓸 수 있게 하고, 레코드판을 꽂아두듯이 접시를 꼽는 접시 수납칸을 만든 것은 합리적인 동선과 부엌용품들을 꾸준히 고민한 결과였다.
이 주방은 붙박이식 수납공간을 갖춘 일체형으로 다세대 주택에서 표준화된 부엌의 원형이 되었다. 6.5㎡(2평)의 작은 공간에서 철저하게 작업 동선을 고려하여 최소 면적에 최대 효율성을 갖추었다. 양념통에 내용물의 이름을 적고 양을 눈금으로 표시할 수 있게 하는 등 편리한 주방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그뿐만 아니라 주방가구의 색을 진한 청색으로 통일하였는데,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진한 청색을 쓰면 파리, 모기와 같은 해충이 접근하지 않아서 위생적이라는 당시 연구 때문인데 그만큼 시스템 부엌을 이루는 요소 하나하나에 얼마나 많은 고민이 담겼는지를 알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http://www.die-neue-sammlung.de/press/wp-content/uploads/2012/07/1920_Wagenfeld_Kubusgeschirr-0140-1955-1b-3b-4a-5-6_db_0009.jpg


※이미지 출처 : http://www.smow.de/blog/tag/wilhelm-wagenfeld/ (좌), http://www.stoll-wohnbedarf.com/wagenfeld-leuchte.0.html (우)

20세기 부엌은 가사노동의 효율성, 위생을 바탕으로 시스템화 되었고, 부엌에 속하는 주방용기와 가전제품에 본격적으로 디자인이 반영된 시기다. 1919년 설립된 건축조형학교 바우하우스(Bauhaus)는 모던하고 실용적인 디자인의 표상으로 독일의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Walter    Gropius)가 초대 학장으로 있었던 곳이다. 디자인에 지나친 장식을 지양하고 합리적 성향의 디자인을 모토로 삼은 바우하우스의 금속공방은 다양한 예술 전반에서 활동한 전방위 예술가 라즐로 모홀리나기(Lazlo Moholy-Nagy)를 필두로 바우하우스를 대표하는 금속공예 디자이너들을 배출하게 된다.
산업과 예술이 함께 시너지를 발휘하여 합리적이면서도 심플한 디자인을 선보이게 되는데, 이 시기는 여성스럽고 우아한 디자인으로 유명한 마리안네 브란트(Marianne Brandt)와 미적인 현대 디자인을 구축한 빌헬름 바겐펠트(Wilhelm Wagenfeld) 같은 주요 디자이너들이 활발히 활동했던 시기이기도 하다. 브란트가 제작한 은식기, 주전자, 등 수십 년 전에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봐도 모던한 아름다움을 갖추고 있으며, 바겐펠트가 디자인한 표준형 스태커블 유리식기 쿠부스(Kubus) 역시 투명하고 간결한 인상을 주는 제품으로 바우하우스의 미학과 산업성을 잘 결부시킨 탁월한 부엌용기로 평가받고 있다.








※이미지 출처 : http://www.poggenpohl.com/gallery/image-details/?m=213 (상), http://www.poggenpohl.com/en/world-of-poggenpohl/heritage/ (하)

주방 노동자 계층의 삶을 대대적으로 변화시킨 프랑크푸르트 주방의 등장 이후, 1950년대부터의 주방은 인간공학(Human engineering)과 시스템공학(System engineering)을 통해 점차 새로운 문화의 길에 들어서기 시작한다. 주방 디자인의 절정이라고 불리는 1950, 60년대의 독일 주방가구 전문업체 포겐폴(Poggenpohl)은 ‘프랑크푸르트 주방’을 바탕으로 인간공학연구를 가미한 ‘유닛 모듈 시스템(Unit Module System)’을 선보였다. 주방 가구들을 사용자의 용도에 따라 ‘ㄴ자 또는 ㄷ자’ 등의 자유로운 배열을 가능케 하여 주택마다 제각각 다른 부엌 공간을 누구라도 쉽게 자기방식으로 정리 할 수 있게 구성했다. 또한, 이전의 주방가구들에 비해 더욱 밝고 경쾌한 톤을 사용했다는 점이 포겐폴의 키친의 특징이다.







※이미지 출처 : http://www.core77.com/blog/braun/a_history_of_braun_design_part_4_kitchen_appliances_24950.asp

전기가 보급됨에 따라 주방도구의 기계화도 본격화되었다. 주방의 노동 효율성은 극대화되었고, 건축가이자 산업디자이너인 피터 베렌스(Peter Behrens)의 전기 주전자 디자인을 시작으로 전기로 구동되는 주방 가전제품 디자인에 대한 관심도 점점 높아지게 되었다.
1957년 브라운(BRAUN)에서 선보인 밀가루 반죽기 '키친 머신 KM 321(Kitchen Machine 321)'은 절제된 곡선과 안정감 있는 외관으로 주목받았다.
브라운은 건축을 전공한 디터 람스(Dieter Rams)와 게어트 뮬러(Gerd Alfred Muller), 울름조형대학(HfG Ulm)의 한스 귀젤로(Hans Gugelot)를 영입하여 함께 협동하여 세련된 디자인을 갖춘 제품을 선보이며 브라운에 기하학적 아름다움은 물론, 인간공학적인 편리함, 튼튼하며 고품질의 디자인까지 고루 갖춘 제품을 생산해낸다. 기능을 넘어서 외형적으로도 완벽한 브라운의 가전제품들은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굿 디자인(Gute Form)'의 주역이 된다.







※이미지 출처 : http://www.chemheritage.org/discover/online-resources/thanks-to-chemistry/ttc-food-tupperware.aspx

시스템주방의 출현, 인간공학과 시스템공학에 기초한 과학적 디자인, 그동안의 주방 트렌드가 집대성된 시기로 사용자 중심의 작업공간으로 자리 잡게 된다. 조리의 순서를 고려한 동선과 체계적인 수납공간의 배열에 집중하였다. 또한, 부엌용품의 소재에도 획기적인 변화가 찾아오게 되는데 70년대 주방은 플라스틱 신소재 개발로 인해 플라스틱이 주방에서 본격적인 마감재로 사용되는 등. 부엌을 구성하는 요소로 플라스틱이 대거 이용되며 주방의 위생을 더욱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1940년대 신소재 폴리에틸렌을 이용해 개발된 밀폐용기 터퍼웨어(Tupperware)는 깨질 위험이 없고 내구성과 밀폐기능이 뛰어나 다양한 용도로 이용되었으며, 반투명의 색상이 돋보이는 제품으로 주방 용기의 현대화를 이끌었다.








※이미지 출처 : http://www.en.bulthaup.com/#/6A7DA96CB3A2E890C125783F004B5013

1990년대의 주방은 요리를 업으로 삼고 있는 전문 요리사들의 주방을 모델로 하여 그들의 프로페셔널한 작업장과 유사해지는 포맷을 제안한다. 기존의 플라스틱 마감재에서 스테인리스로 교체되며 기능적인 면, 그리고 시각적인 면에서도 더욱 위생적인 공간으로 거듭나게 된다. 이러한 트렌드를 대표하는 예가 바로 1998년 불탑(Bulthaup)에서 출시된 ‘시스템20(system20)’이다. 모듈화된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각각의 구성 개체들을 독립된 개체로서 조화롭게 구성할 수 있는 이동성(mobile) 형태를 제시한다.







※이미지 출처 : http://lakasszepitokklubja.hu/administrator/js/ckfinder/userfiles/images/Colombo-MINI-KITCHEN.jpg (좌), http://blog.iso50.com/26312/colani-kitchen-satellite/ (우)

20세기 주방의 최대 관심사는 효율성과 위생이었다. 부엌에 새로운 소재와 기술, 전력원의 도입으로 디자이너들은 위생과 효율, 합리적인 공간 구성에 대한 관심과 실험 욕구를 부엌에 표출하기 시작한다.
현대건축의 거장 르 꼬르뷔지에(Le Corbusier)는 현대를 지배해온 실증주의 세계관에 따라 기하학적 형태의 부엌 디자인을 제시했다. 1950~60년대 유려한 곡선을 이용한 유선형 디자인의 대가 레이몬드 로위(Raymond Loewy)는 모듈시스템 주방에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유선형의 부드럽고 아름다운 형태를 더한 주방을 만들었다. 1960~70년대는 각국에 수천 개의 위성이 발사되며 우주개발 전성시대가 펼쳐진다. 우주의 신비스러운 분위기와 첨단 소재를 활용한 실험적인 주방들이 대거 등장한다. 우주항공기술을 디자인에 반영한 루이지 꼴라니(Luigi Colani)의 ‘구형(球形) 주방(spherical kitchen)’은 파격적인 실험으로 공상 과학적 형태의 주방을 제시한다.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곡선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활용한 바이오 디자인(Bio Design)이 그의 디자인의 두드러진 점이다.


※이미지 출처 : http://www.die-neue-sammlung.de/press/wp-content/uploads/2011/10/press_cella-mit-kuechenbaum.jpg

1960년대 중·후반부터, 개인의 기호를 존중하는 ‘개인 생활 중심 문화’로 그에 따른 자유로운 형태의 부엌들이 등장하게 된다. 이탈리아 건축가 조에 콜롬보(Joe Colombo)가 디자인 한 ‘미니키친(MINI-KITCHEN)’과 독일 디자이너 슈테판 베베카(Stefan Wewerka)의 ‘키친트리(Kitchen Tree)’가 대표적이다.
미니키친은 말 그대로 이동 가능한 실내외용 소형 주방으로 큐브 형태이며 소형 냉장고와 전기 버너, 저장용 찬장 등. 실제로 요리 과정에 필요한 모든 기기가 포함돼있어 작지만 키친 역할을 하기에 부족하지 않다. 키친트리는 나무의 형태를 본떠 굵은 철 기둥을 중심으로 싱크대와 레인지, 조리대 등의 부엌 핵심 요소들이 가지처럼 펼쳐지는 형태로 디자인 됐다. 설치 시 높이와 위치 조절이 가능한 다용도 선발들과 재료 양념통 선반, 개수대, 다용도 선반들까지, 사용자를 배려하며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키친트리는 개별적 작업 공간을 중시하는 베베르카의 남다른 생각을 반영하였다.








이탈리아 주방용품 업체인 베네타 쿠치니 SPA는 "일체형 주방용 가구(integrated kitchen furniture)"라는 이름으로 특허를 출원한다. 금속과 합성수지, 유리를 재질로 싱크대, 조리기 및 냉장고 등을 구비한 일체형 주방용 가구, 주방 형태의 결합을 디자인 창작내용의 요점으로 하고 있다.







본 발명은 부엌용 가구와 이를 조립하는 방법에 관한 특허이다. 부엌용 가구란, 싱크대, 수납장 및 조리대 등으로 구성된 부엌에서 사용되는 가구를 일컫는 것인데 이 중에서 조리대 또는 싱크대는 수납장의 상면에 상판이 결합하는 형태로 사용된다. 상판의 경우 길이가 3m 이상이거나, 'ㄱ'자 형태일 때, 두 개 이상의 상판을 연결해야만 하는데 여기서 쉽게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연결되는 두 개의 상판에 단차가 생겨 상판 사이의 경계가 확연히 드러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상판이 연결된 부분에 삽입된 실리콘을 깨끗하게 유지하기 어려워 상판 표면이 쉽게 오염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이어지는 상기 상판들의 마주 보는 면에 각각 결합 홈을 형성하여, 양단이 이어지는 상기 상판들의 상기 결합 홈에 각각 끼워져 상기 상판들의 높이를 일치시켰다. 본 특허를 통해 이어지는 상판 간의 높낮이 차의 문제를 제거했으며, 부엌용 가구를 청결하게 유지하여 미관을 해치지 않도록 했다.






※이미지 출처 : http://kitchen.hanssem.com/kitchen/product/kitchen_bach_detail.do?idx=15

간결하고 심플한 형태를 추구하는 부엌도 있는 반면, 공간에 또 다른 기능을 더한 주방도 있다. 1970년 주방가구를 중심으로 창립한 한샘은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한국형 공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운 ‘키친바흐7 601 햅틱오크’를 선보였다. 아일랜드와 연결된 식탁에 한국 전통의 좌식 마루를 적용했다. 과거의 대청마루 느낌을 살려 한샘의 디자인 철학, ‘동서양을 넘어선 디자인’을 보여주고자 했다. 수납장을 겸한 냉장고형 수납장으로 다양한 식재료를 사용하는 한국인의 주방에 적합한 수납시스템이다. 도어 안쪽 공간까지 활용해 체계적인 수납이 가능하며, 회전형 와이어 선반으로 깊숙이 있는 물건도 쉽게 꺼낼 수 있도록 구성돼있다. 거실과 주방의 경계를 없앤 오픈형 구조로 21세기 주방공간의 개념을 잘 보여준다.







※이미지 출처 : http://exhibition.ifdesign.de/entrydetails_en.html/entrydetails_en.html?beitrag_id=107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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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디자인 트렌드 #부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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