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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close up] 자연과의 공생을 꿈꾸는 로드킬 방지 시스템





한 해 동안 도로에서 차에 치여 희생되는 동물의 수는 우리나라에서만 2천 마리가 넘는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고속도로에서 희생된 동물의 수는 10,819마리였으며, 이 가운데 고라니가 1,078마리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너구리가 1,088마리, 그리고 멸종 위기동물인 삵도 113마리나 됐다. 국토 면적에 견주어봤을 때, 한국은 국토 대비 도로가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로 손꼽힐 정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는 2020년까지 전국의 도로를 20만km로 확장할 계획이 있지만, 로드킬1)에 대한 대안은 명쾌하게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Design Close Up에서는 로드킬의 현황을 짚어보고, 로드킬 방지를 위한 대안, 관련 특허에 대해 모색해보도록 한다.
※ 이미지 출처 : http://arc-solutions.org/new-thinking/ 



※ 이미지 출처 : http://pixabay.com/ko/photos/?q=%EB%84%88%EA%B5%AC%EB%A6%AC&image_type=&cat=&order=best

로드킬(Road kill)이란, 고속도로뿐만 아니라 한적한 지방도로에서 달리는 자동차 등에 치여 사망하는 '야생동물 교통사고'를 말한다. 한국도로공사의 통계자료에서 확인한 로드킬 희생 동물 1위인 고라니의 경우, 대부분 태어난 지 1년 미만인 어린 고라니가 사고를 당하는 케이스가 많다. 다른 동물에 비해 활동 반경이 넓고 야행성인 고라니가, 저녁에 도로를 건너다 사고를 당하고 마는 것이다. 이어서 2위인 너구리의 경우, 농가, 하천변이 주요 서식지이기 때문에 도로 인근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아 로드킬 희생률이 높다. 또한,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다니다가 익숙지 않은 도로환경 탓에 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특히, 너구리와 같은 포유류는 봄철과 가을철 번식기에 로드킬 피해가 집중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이 시기에는 운전자들에게 주의를 요하는 제도적 차원의 대안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이미지 출처 : http://www.albedo100.co.uk/reflective_sprays/info/where_to_buy.html (좌),
http://www.albedo100.co.uk/product/horse_and_pets/hp_reflective_spray.html#poa_products (우)

야생 순록의 로드킬 방지를 위해 핀란드 정부가 나섰다. 순록 뿔에 albedo100에서 출시한 Reflective Spray(형광 스프레이)를 뿌리는 것인데, 이 형광 스프레이는 야간에 150m 떨어진 자동차 헤드라이트도 반사할 수 있을 정도의 엄청난 위력을 갖고 있다. 어두운 곳에서도 말과 애완동물의 위치를 쉽게 확인하는 일이 가능해진 것이다. 빛 반사 특성의 스프레이로 동물의 모피에 바로 분사하여 사용할 수 있으며, 쉽게 닦아낼 수 있고 별다른 부작용이 없다. 때문에 동물에게 부담 없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어, 안전성도 검증받았다. 현재, 핀란드 당국에서는 순록 20마리의 뿔에 형광 스프레이를 뿌려, 순록의 반응과 스프레이의 지속성을 확인하는 과정 중에 있다. 결과가 긍정적일 경우, 형광 스프레이를 사용하는 지역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 이미지 출처 : http://driveeuropenews.com/2014/02/18/road-charging-trial-belgium/

동물의 모피에 사용하는 것 이외에도 형광 스프레이는 용도에 따라 4가지 타입으로 분류되어 있으며, 동물뿐만 아니라 옷, 메탈 소재의 자전거 바퀴에도 분사할 수 있기 때문에 저녁 승마 또는 야간 조깅, 심야 라이딩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일례로 심야에 달리기 할 때, 옷에 스프레이를 뿌리면, 스프레이가 자동차 헤드라이트 빛을 반사하여 달리는 러너의 위치를 빠르고 쉽게 확인하여, 사고의 위험을 줄일 수 있게 한 것이다.





※ 이미지 출처 : http://www.perfect-sense.net/default.aspx?uc=30

형광 스프레이를 분사하여, 동물의 위치를 알리는 방법 이외에도 동물이 도로에 접근하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도로공사에서는 운전자와 야생동물의 안전을 위한 로드킬 방지수단의 일환으로, 생태통로와 유도울타리를 설치하고 있다. 생태통로는 야생동물이 꾸준히 사용해왔던 이동통로를 최대한 유사하게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것으로, 도로 위를 통과하는 육교형과 도로 하단에 설치하는 터널형과 파이프형, 기둥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또 다른 방지수단인 유도울타리는 야생동물이 도로의 무작위한 위치에 출현하지 않도록, 지정된 방향으로 동물들을 유도하는 울타리를 말한다.






본 발명은 도로 내로 동물이 진입하여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것을 방지하고, 그에 따라 일반 동물은 물론 멸종위기의 야생동물 개체 수가 감소하는 환경현상을 억제한다. 도로에 설치되어 운전자들에게 상시 경고하는 역할을 하며, 로드킬 1차 사고뿐만 아니라 로드킬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2차 사고까지 예방하는 시스템을 제공한다. 노루, 멧돼지와 같은 큰 동물을 포함해 개구리, 두더지 등의 작은 동물이 도로에 진입하는 것을 차단한다. 가드레일과 지면사이의 공간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국내의 로드킬 현황을 조사해보았을 때, 생태통로보다 펜스 설치가 국내 현실에 적합하다는 연구 결과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펜스와 생태통로가 설치되었다고 해서 동물들이 수세대에 걸쳐 다니던 길을 떠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야생동물을 위한 펜스 설치 이외에도 운전자 입장에서 로드킬 관련 정보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도 필요하다. 로드킬 방지시스템 특허는 식별 단말기들이 로드킬이 발생했을 때, 유·무선 통신망을 통해 해당 정보를 실시간 송신하도록 구성돼 있다. 단말기들로부터 송신된 로드킬 정보를 저장하고, 그에 따라 순찰단말기와 안내단말기가 유·무선 통신망을 통해 실시간 자동 송신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주로 도로에 설치되어 운전자들에게 실시간으로 경고하여 로드킬 1차 사고와 로드킬로 인한 2차 사고를 방지하는 방지시스템을 제공한다.



※ 이미지 출처 : http://www.balmori.com/portfolio/arc-wildlife-crossing

ARC(Animal Road Crossing)는 야생 동물 도로 횡단 구조물을 통해 로드킬 문제를 해결하고자 공공 기반시설 디자인 경연대회(International Wildlife Crossing Infrastructure Design Competition)를 열고 있다. 상단의 이미지는 국제도시 및 조경 설계 전문 회사인 발모리 어소시에이츠(balmori associates inc)에서 디자인한 작품으로, 공공 기반시설 디자인 경연대회의 파이널리스트에 오른 바 있다. 전 세계적으로 100개 이상의 기업을 대표하는 2010 결승 진출 팀은 9개국 36개 팀의 작품에서 파이널리스트로 선발된 것이다. 발모리 어소시에이츠는 동물들의 경로를 추적하여 건설할 다리의 위치를 잡고, Modular System을 운송하여, 배치한 후에 건설한 다리의 데이터를 수집하여, 새로운 다리를 건설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이처럼, 로드킬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모여서 적극적으로 고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국가적인 차원은 물론, 국제적 차원의 노력도 필요하다.





※ 이미지 출처 : http://www.designboom.com/design/freitag-reference-at-10-corso-como/ (좌),
http://www.notcot.com/archives/2011/04/freitag-roadkill.php (우)

방지시스템을 갖추는 것뿐만 아니라, 로드킬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인식도 중요하다. 트럭 덮개 천과 안전벨트 등 산업 폐기물을 가방으로 탈바꿈시켜 고유한 디자인을 만들어낸 브랜드 프라이탁(Freitag)은 찻길동물사고로 죽은 동물들을 알리기 위해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다. 실제로 화물트럭으로 인해 많은 동물이 도로 위에서 사고를 당하기 때문에, 프라이탁은 동물을 악세서리로 부활시킨 것이다. 캥거루, 새, 여우와 같이 도로에서 로드킬로 죽어가는 동물을 상징화하여 프라이탁의 악세서리로 승화했다. 프라이탁의 악세서리를 통해 트럭으로 발생하는 로드킬을 알리고, 대중의 관심을 키워가기 위함이다.




※ 이미지 출처 : http://slowalk.co.kr/archives/3145

디자인 컨설팅 전문업체 슬로워크(slowalk)에서는 로드킬로 희생되는 동물들을 기억하고, 이 문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로드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책갈피와 포스터를 준비했다. 로드킬 책갈피에는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멧돼지, 너구리, 고라니, 오소리, 족제비, 삵, 멧토끼 등 총 7종의 동물이 실루엣으로 구성됐다. 바퀴 자국의 형압기로 책갈피에 그려진 동물을 눌러주는 것으로 완성된다. 잔인해 보이지만, 책갈피에 선명한 바퀴 자국을 통해 로드킬 동물을 떠올려볼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도로 위에서 안타깝게 사라져가는 동물들을 기억하고, 로드킬을 해결할 수 있도록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 이미지 출처 : http://pixabay.com/ko/

통계적으로 로드킬이 증가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속도로나 일반도로 확충공사가 계속되고 있다. 물론, 도로에는 표지판을 세우거나 펜스를 설치하고 동물의 출현에 주의해달라는 경고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하지만 필요 이상의 도로 공사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도로는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지만, 동물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도로는 생명을 잃게 되는 위험한 장소이자, 그들의 서식지를 위협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동물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으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어떻게 고민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해답을 타이완의 허우통에서 찾았다.



※ 이미지 출처 : http://www.wsj.com/video/a-village-where-cats-rule/23235038-6D84-4DA5-B271-4F91CC70194E.html

타이완의 허우통은 일명 백묘가, 묘촌으로 불리며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관광지로 유명하다. 마을 주민보다 고양이가 더 많은 곳으로, 허우통에 가면 '고양이가 출몰하고 있으니, 속도를 줄여 달라'는 표지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교통부에서 설치한 표지판 이외에도 2009년 동물보호단체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다양한 안내판이 도로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마을 주민들과 동물보호단체들의 노력과 따뜻한 마음, 그리고 그들의 주체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사례이다.



※ 이미지 출처 : http://www.wsj.com/video/a-village-where-cats-rule/23235038-6D84-4DA5-B271-4F91CC70194E.html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로드킬을 막기 위해서 국가 차원의 제도적인 노력, 설치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타이완 허우통 사례처럼 민간 차원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인간과 야생동물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것은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서로가 공생할 수 있는 환경의 구축은 자연 속에서 태어나고 살아가는 인간에게도 행복한 미래를 보장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글 / 디자인맵 편집부
 

1) 로드킬 : 주행 중 야생동물의 갑작스런 침입으로 발생하는 차량 사고[출처 : 시사상식사전]

 

원문 주소: http://www.designmap.or.kr/ipf/IpTrFrD.jsp?p=473&x=1

 

 

특허청 디자인맵 | www.designmap.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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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동물 #로드킬 #공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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