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晨光(천꽝) vs 得力(드어리) 펜 디자인 분쟁 사건



이번에 소개하는 사건은 중국의 유명 문구 업체 ‘상해신광문구 주식유한공사’ (上海晨光文具股份有限公司, 이하 ‘천꽝’이라고 합니다)와 ‘득력집단 유한공사’ (得力集团有限公司, 이하 ‘드어리’이라 합니다) 간의 ‘펜(笔)’ 디자인 분쟁사건으로 2016년 중국 법원의 10대 지식 재산권 사건으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본 사건을 통해 중국 법원이 디자인 침해 여부를 인정하는 기준이나 정도 등을 살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천꽝은 2009년 11월 26일 아래와 같은 필기구 펜 제품번호 AGP67101에 대한 형상 디자인을 출원하여 등록을 받았습니다. 등록 공보의 디자인 개요 설명(简要说明) 란에, 상품의 용도를 학업이나 사무용 등에 쓰기 위한 용도이며, 외관 설계 디자인의 요점은 ‘전체 펜의 형상’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부가하여, ‘부시도(俯视图)’가 디자인 요점을 가장 잘 표현하는 도안이라는 설명을 첨언하고 있습니다.
 
또한, 원고 천꽝의 디자인 출원에서 특징으로 나타나는 부분은 전체 펜을 하나의 물품으로 출원하였으나, 펜 물품에 조립 관계를 이루는 펜 뚜껑 부분을 조합 물품 1(组件 1), 전체 펜대를 조합 물품 2(组件 2)로 도면에 구분하여 표시하고 있습니다.

바이두 검색을 해보면, 원고 천꽝이 실제로 판매하던 ‘AG67101’ 실제 상품의 사진은 아래와 같습니다.






드어리가 제조 판매한 침해 제품 ‘得力A32160 중성펜’을 역시 바이두에서 검색해보면 아래와 같은 사진을 찾을 수 있습니다.




원고 천꽝은 2015월 11일  피고 드어리가 ‘得力A32160 중성펜’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위 등록 디자인을 침해하는 제품을 제조하였고 이를 ‘제남곤림상무 유한공사’(济南坤林商贸有限公司, 이하 ‘쿤린’이라 합니다)가 T-mall 등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상황을 파악하고 공증 받은 증거를 첨부하여 상해 지식재산 법원에 디자인 침해금지 및 손해배상금 인민폐 200만 위안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상해 지식재산 법원은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디자인 침해를 인정하면서, 1) 원고의 전리권이 디자인 전리이며, 2) 침해행위 발생 당시에 이미 보호기간이 절반 정도 지나있었으며, 3) 펜 제품의 이윤이 제한적인 점, 3) 소비자가 펜을 구매할 때 외관 디자인 외에도 브랜드, 품질, 도안, 색채 등의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매한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액 10만 위안(대략 한국 돈 1600만원) 인용한 사안입니다.

판결 원문에는 손해배상액을 10만 위안 인용한 이유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으나, 본 사건의 핵심 쟁점은 디자인 침해 여부에 대한 판단이므로 이에 대해서 보다 상세하게 설명하고자 합니다.





원고 천꽝의 위 등록디자인과 피고들의 침해제품을 전체적으로 대비하여 볼 때,

ⓐ 상품이 모두 “펜”으로 같은 품목이고,
ⓑ 펜대의 몸체가 긴 원형을 띄고,
ⓒ 펜촉이 있는 방향으로 올라가면서 점차 끝이 좁아지며,
ⓓ 펜 뚜껑의 형상과 그 끝부분의 모양이 비슷하고,
ⓔ 펜 뚜껑의 크기가 전체 펜 길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나
ⓕ 펜 뚜껑의 상단 부분에서 포켓클립으로 넘어가는 연결방식과
ⓖ 포켓클립이 펜 뚜껑보다 길게 디자인 된 점이 유사하다고 보았습니다.


물론, 피고들 제품의 외관 디자인에는 등록 디자인과 구별되는 차별점이 있는데,

① 포켓 클립 안쪽이 평평하고 매끄러운데 이는 관용 디자인에 해당하고 일반 소비자가 쉽게 관찰할 수 없는 부분이며,
② 포켓 클립 하단이 부채꼴형인 것은 전체 펜 디자인에서 극히 국부에 해당하여 전체적 시각효과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고,
③ 포켓 클립 바깥쪽 직사각형 부분이 도드라진 것 역시 포켓 클립 면적상으로는 비교적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포켓 클립 자체가 전체 펜 디자인에서 차지하는 시각효과는 제한적이며,
④ 피고 제품 펜촉이 있는 지점에서 1/3 위치에 있는 펜대 상의 파인 홈은 면적이 작고 국부적인 설계 특징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이와 같이 구별되는 4가지 특징이 등록 디자인과 비교하여 전체적인 시각효과에 “실질적인 차이”가 존재한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본 건에서, 피고 드어리는 자신의 제품에 수권 디자인과 다른 색상이나 도안을 채택하였고, 이와 같이 구별되는 색채나 도안이 전체적 시각효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므로 등록 디자인과 비유사하다는 항변을 하였으나, 상해 지식재산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며 피고 드어리의 항변을 배척하였습니다.

외관 설계 디자인의 보호 범위는 도면 혹은 사진 중에 표시되는 해당 상품의 외관 디자인을 위주로 하며, 형상, 도안, 색채가 디자인을 구성하는 3개의 기본 설계요소인 점을 기본으로 하였습니다. 한편, 〈중화인민공화국 전리법 실시세칙〉 제28조에 의하면, 외관 설계에서 색채의 보호를 청구하려면 응당 ‘개요 설명(简要说明)’ 중에 쓰여 있어야 하는데, 본 건 디자인에는 색채의 보호를 구하는 명확한 기재가 없어서 보호 범위와 침해 판단을 함에 있어서 색채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도면 혹은 사진을 살펴보더라도 명암, 심도 변화 등으로 이루어지는 도안이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침해 판단에 있어 도안 역시 디자인 요소로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결국, 피고가 본 건 디자인의 핵심인 “형상”을 카피하면서, 색채와 도안 등의 요소를 가미한 것은 추가된 설계 요소에 해당하여 침해 판단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고, 나아가 타인의 등록 디자인(형상 디자인)에 간단한 도안이나 색채를 가미하는 방식으로 쉽게 전리권을 회피하고 침해의 책임을 면하면 전리법의 입법 취지에도 반하는 일이라 하며, 피고 드어리의 항변을 채택하지 아니하였습니다. 
   
피고 드어리는 이에 항소하지 아니하여, 본 판결은 그대로 확정이 되었습니다.




외관 디자인은 ‘형상’(물품이 공간을 점유하는 윤곽을 의미함), ‘모양’(물품을 장식하기 위하여 형상의 표면에 나타내는 선도, 색 구분 또는 색 흐림을 의미함, 중국에서는 도안이라 칭함), ‘색채’(물품에 채색된 빛깔) 또는 ‘이들의 결합’으로 시각을 통하여 미감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며, 이는 디자인권 제도를 채택하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통용되는 기본 개념입니다.

그러므로, 형상, 모양 및 색채가 결합하여 디자인을 이룰 수도 있고, 형상과 색채가 결합하거나 형상과 모양이 결합하여 디자인을 이룰 수도 있으며, 형상, 모양, 색채가 각각 단독으로 디자인을 이룰 수도 있습니다. 등록 디자인이 이 중 어떠한 내용의 권리로 등록을 받은 것인지는 디자인의 ‘개요 설명(简要说明)’란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위 상해 지식재산 법원 판결도 원고 천꽝의 등록 디자인의 ‘개요 설명(简要说明)’ 부분에 근거하여 주된 보호 내용이 “형상”인 ‘형상 디자인’으로 보고, 피고들이 형상을 침해하였는지를 위주로 판단하였습니다.

“물품은 반드시 어떠한 재질에 의하여 만들어지므로 색채가 없는 형상만의 디자인이 성립할 수 없다”, “형상만의 디자인은 현실적으로 실시하였을 경우에 존재하지 않는 형태의 추상적인 디자인을 권리로 인정하는 것이 되어 권리 범위를 매우 불명확하게 하는 것이 된다”라는 이유로, 형상만으로 이루어진 디자인을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필자 개인적 입장으로 “디자인권”의 권리의 폭을 넓게 하고, 침해행위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강한 권리”로 만들기 위해서는 “형상 디자인”이 반드시 인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떠한 재료가 물품으로서 외관을 갖추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공간을 점유하는 윤곽선에 해당하는 ‘형상’이 결정되게 됩니다. 또한, 색채나 모양 보다 형상이 제품의 품질이나 기능적 측면과 연동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많은 모방이 이루어지는 요소입니다. 게다가 색채나 모양은 패션이나 트렌드의 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고 바꾸기도 쉽습니다.

거래계의 현실에서도, 새로운 디자인을 채택한 어떠한 물품이 시장에서 탁월한 인기를 끌게 될 경우, 그 형상을 카피하면서 물품의 형상 표면에 모양이나 색채만을 가미하는 방법으로 침해 제품이 나오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침해 제품에 실질적으로 대응하는 “강한 권리” “디자인권”이 존재 의의를 가지기 위해서는 “형상 디자인”의 존재 의의를 인정하고 형상을 핵심 요소로 권리범위를 해석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본 사건은 피고 드어리가 원고 천꽝의 ‘펜’ 등록 디자인의 형상을 그대로 카피하면서, 펜의 표면에 다양한 모양이나 색채를 가미하였다는 이유로 디자인이 비유사 하다고 항변한 사안입니다.
이에 대해서 상해 지식재산 법원은 원고의 등록 디자인을 ‘형상’을 중심으로 권리의 내용을 파악하면서, 펜 표면에 색채나 도안을 가미하는 방식으로 디자인 침해를 피해나가는 것은 과학기술의 발전을 장려하고 창의성을 존중하는 중국 발명 전리법의 입법 취지에도 반하는 일이라 판단하였는바, 지극히 타당하고 옳은 판단이라 생각됩니다.  



 

* 본 콘텐츠는 외부필자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특허청 및 디자인맵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님을 밝힙니다.
 



글 | 정영선 변호사 (법무법인 다래)
편집 | 디자인맵 편집부



출처 :  https://www.designmap.or.kr:10443/ipf/IpFtFrM.jspdesigndb lo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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