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http://file.designdb.com/dnews/global_detailview.asp?pgb=rg&ordinal=4&userid=espoir1999&seqnum=1288&cpgb=2&cpage=3)에서, 상하이의 신티엔디(新天地)는 자본의 맛을 깨달은 현대 중국의 상징과도 같은 장소라고 소개드린 바 있습니다. 신티엔디의 성공을 신호탄으로 상하이 시정부는 이곳 저곳 돈 되는 사업을 벌이기 시작합니다. 개발,하니까 옛 것을 허물고 그곳에 새 것을 짓는다,고 지레 짐작하실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그런 면에 있어 무척 영민한 상하이 시정부. 옛 것을 보수하는 선에서 새로이 꾸미는 것이 더 돈이 된다는 걸 이미 몸으로 깨달았거든요.
거기다 하나 더해서, 제조업 위주의 2차 산업으로는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는 생각 하에 서비스업, 특히 디자인 분야 같은 크리에이티브 서비스업에 주목을 합니다. 이곳 말로 "창의산업 创意产业"이라고 불리는 크리에이티브 산업은 민간부문의 관심도 관심이지만 시정부가 들이는 공 역시 디자이너인 제 입장에서 부럽기 그지없을 따름입니다.
그 하나의 예가 바로 상하이 시 군데군데 만들어진 창의산업원, 말하자면 크리에이티브 센터입니다. 2009년 1월말 현재 37군데나 조성되어 있고, 민간자본으로 조성된 곳은 그 수를 헤아리기가 힘이 듭니다. 관심 있으신 분이라면 그 이름이 이미 귀나 입에 익으실 타이캉루의 티엔쯔팡(田子坊), 모간산루의 M50, 브릿지 에잇(8号桥), 통러팡(同乐坊) 등 역시 그 중 하나 이구요. 오늘 소개해 드릴 곳은 앞으로 1-2년 내에 가장 핫한 플레이스 중 하나가 됨이 확실한 ‘1933’이라는 크리에이티브 센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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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의 외관. 5층짜리 아르데코 양식의 건축물입니다.
이곳을 핫하게 만드는 이유. 바로 이곳이 지어진 유래에서 기인합니다. 1933년, 영국인 건축가 스테이블포드 (C.H. Stableford)에 의해 지어진 이곳은 가축을 잡는 도살장이었거든요. 음, 지금 이 글을 새벽 시간에 써 내려가고 있는데, 무시무시 하군요. -_-;; 도살이라는 단어보다는 도축이라는 단어가 조금 더 나을까요.
당시, 유럽을 제외하고는 세계에서 가장 큰 도축장이었다는 이곳은 그 유래만 못들은 척 한다면 이보다 더 예술적일 수 없는 아주 근사한 5층 짜리 건축물입니다. 70년대 제약회사로 탈바꿈했다가 2009년 지금 현재 크리에이티브 센터로 변모한 이곳의 아름다움에 이미 애플 스토어와 페라리, 옴니콤 등이 들어오려 찜을 했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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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하면 떠오르는 푸둥의 경관을 마주 볼 수 있는 와이탄 개발 작업의 첫 걸음이었던 ‘와이탄 3호 Three on the Bund’의 성공 주역 폴 리우 Paul Liu와 그 자신 요리사이면서 사업가인 데이빗 라리스 David Laris가 손을 잡고 1억위엔이란(우리 돈 약 200억원)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 짜오총신 Zhao Chong Xin이란 중국 건축가의 터치로 새롭게 태어난 1933, 지금 현재 상하이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장소 중 하나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맨해튼의 미트패킹 디스트릭트(Meatpacking District) 혹은 파리의 레알(Les Halles)지구의 상하이판에 다름 아닌 1933을 사진으로 구경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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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처럼 얽히고 설킨 콘트리트 통로. 도축된 고기를 운반하기 편하게 완만한 경사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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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공연을 위한 장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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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오피스를 위한 공간입니다. 파티션을 이용해서 원하는 크기만큼 렌트를 할 수 있다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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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1933에 관한 소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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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몇 가지:
제 소개글에 아내인 서영씨와 고양이 미우(Miu; 오른쪽)와 함께 살고 있다고 했는데, 얼마전 고양이가 한마리 더 늘었습니다. 3주 전 쯤 아주 추웠던 밤, 서영씨와 외출하고 돌아오는 길 어느 담벼락에서 우릴 보고 심하게 울더군요. 마음이 찡한게 도저히 못본 척 할 수 없어서 데리고 왔습니다. 씻기고, 먹이를 줬더니 며칠은 굶은듯 미친듯이 먹더군요. 그리고는 일주일 계속 토를 하구요. 병원 가서 검사 받아도 별 이상이 없다는데, 알고보니 쓰레기를 먹어서 그렇더군요. 다행히 쓰레기는 일주일 동안 모두 게워냈구요. 보아하니 누가 키우던 애완고양이인데 왜 그 추운 날 집을 나오게 되었는지. 첨엔 미우가 텃세를 부리더니 요즘은 아주 사이좋은 오누이가 되었습니다. 아, 이름은 우유(Uyu; 왼쪽의 하얀 고양이)로 지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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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얼반 호텔 소식에 말씀 드렸듯, 요즘 탄소중립에 대해 너나 할 것 없이 지대한 관심이더군요. 카본랠리( http://www.carbonrally.com/)라는 사이트인데, 탄소발생을 줄이기 위해 생활 속 조그만 일부터 실천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습니다. 여러분들도 이번 기회에 동참하시는 것은 어떠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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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실천 가능한 것에서 부터 시작해보자는 마음으로 저와 서영씨는 자전거를 두대 샀답니다. 집에서 학교까지 자전거로 40~50분 걸리는데, 벌써 두달 넘게 출퇴근 중입니다. 물론 단점도 있지만, 장점이 훨씬 많아 행복한 자전거 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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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서 건물 바로 앞에 보이는 갈색부분이 자전거 전용도로입니다. 상하이는 산이 없는 평지인데다, 대부분의 도로에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습니다. 파란불에도 들이미는 자동차만 조심한다면 자전거 타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도시입니다. 특히, 가로수 우거지는 봄이랑 낙엽 지는 가을엔 말이죠.
이곳 중국은 음력 설이 낀 일주일을 통째로 쉽니다. 전주 주말까지 끼면 9일을 노는셈이죠. 그 휴일도 오늘로서 끝. 며칠 지났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언제나 아자!하는 한 해 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