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레도 헤버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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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레도 헤버를리

등록일2009.02.27 작성자 박소영(designfo) 조회수10396

알프레도 헤버를리- A&W(건축과 주거)지 선정 2009년도 디자이너
Alfredo Haeberli

(사진01) 알프레도 헤버를리와 높이 조절이 가능한 책장 받침대 <피노키오>(danese 제품, 1997년)

스위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디자이너 알프레도 헤버를리가 A&W(Architecktur & Wohnen)지가 선정하는 올해의 디자이너로 지목되었다. A&W지는 매년 그 해 두각을 나타낼 디자이너를 선정해 쾰른 가구박람회 기간 중 거리행사인 <파사젠>에서 전시회를 통해 소개한다.

올해로 13회를 맞는 A&W지의 <올해의 디자이너>로 선정된 알프레도 헤버를리는 기능과 우아함에 재미난 요소를 결부시키는 것이 특징으로, 파사젠 행사의 A&W지 전시회도 이런 특성을 반영해 <디자인 플레이보이 Der Design Playboy>라는 부제를 붙여주었다.

(사진02) 헤버를리 디자인 사무실 <알프레도 헤버를리 디자인 디벨롭먼트> 실내 모습

알프레도 헤버를리는 1964년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13살에 스위스로 이주하여 취리히 디자인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후 취리히 디자인 박물관에서 일하면서 <부르노 무나리>전, <사용설명서>전 등 여러 전시회를 담당하였다. 1993년부터 자신의 디자인 사무실을 연 헤버를리는 알리아스, 오텐틱스, 에드라, 드리아데, 루체플란, 토넷, 자노타, 카펠리니, 클라시콘, 이탈라, 모로소, 볼보, 캠퍼 등 식기, 신발 같은 일상소품에서 가구, 조명, 인테리어, 그리고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디자인을 해왔다.

(사진03child) 어린이 식기 <Kid’s Stuff> / iittala / 2003년

(사진04origo) 도자 식기 세트 <Origo> / iittala / 2000년

(사진05essence) 이딸라 유리잔 시리즈 / iittala / 2002년

(사진06tris) 촛잔 / iittala / 2005년

„관찰이란 생각의 가장 아름다운 형태“라고 말하는 헤버를리의 디자인 아틀리에에는 디자인 작업에 영감을 주는 신기하고 기이한 물건들로 가득하다고 한다. 디자이너가 아니라면 만화가가 되었을 거라는 헤버를리는 뛰어난 그림 묘사력을 지녔는데, 그가 정성껏 보관하고 있는 그의 스케치북에는 그가 관찰한 주변 사물들, 일상의 행동들이 가득 그려져 있다고 한다. 만화를 보는 것처럼 유쾌한 이런 스케치들은 그의 디자인 과정에서 결정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한다.

(사진07,08bally) 발리 구두 시스템 / Bally / 1990년

(사진09hangbyhand) 옷걸이 / 프로토타입 / 1999년

(사진10tauromachina) 왼: 옷걸이 <Tauromachina> / Dirade / 1997년

헤버를리의 디자인은 그 철학이나 완성품에서 작고한 이탈리아 디자이너인 아킬레 카스틸리오니가 연상되는데, 실제로 헤버를리는 카스틸리오니를 그의 역할 모델이자 이상형으로 꼽는다. 헤버를리는 많은 것을 디자인 했지만 결코 빠른 시간에 디자인을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헤버를리가 만들어낸 사물들의 형태는 처음부터 의도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물의 쓰임과 기능을 여러 각도에서 고려해 나온 결과물이다. 그렇지만 헤버를리는 단순한 디자인의 기능주의자는 결코 아니다. 그는 사물의 기능이란 디자이너가 미리 정해준 것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상황에 따라 새롭게 발견해서 적용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기능이 형태로 드러난다는 주장을 그리 신용하지 않는 헤버를리의 형태들은 익숙한 것 같으면서도 특이하고, 기이한 듯 하지만 편리할 것 같은 점들을 지닌다. 이런 점이 바로 그의 디자인을 <디자인 놀이>라고 부르는 이유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