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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건물에서 새로움을 창조하다.

 

한국에서는 낡은 건물이 있으면 이를 철거하고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방식은 ‘전통’에 대한 의식이 희박해짐에 따라 아쉬움이 남았다. 유럽의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100년이 넘은 건물과 새 건물이 함께 하는 모습은 독특한 느낌을 주는 것처럼 최근에는 낡은 건물을 허물지 않고 내부만 수리한 후 세련된 디자인으로 공간 디자인을 감성적으로 풀어내어 인기를 얻고 있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 성수동, 익선동 같은 서울의 강북 지역이 낡은 건물과 오래된 거리에 젊은 감성이 녹아들어 독특한 풍경을 만들고 있는 곳으로 손꼽히고 있으며, 트렌드를 쫓는 이들의 발걸음이 계속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소개할 곳은 ‘성수동’이다. 

 

 

 



대림 창고 / 이미지 출처 : 박민정

 

 


카페 어니언 / 이미지 출처 : 박민정 

 

 

 

‘한국의 브루클린’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최근 3~4년 사이에 성수동의 방치되었거나 버려진 공간을 예술가들이 건물을 그대로 이용하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모여들며, 1960년 대 산업 경제를 이끌었지만 2000년 이후부터는 쇠락해 갔던 성수동의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고 있는 중이다. 이 성수동에서도 가장 유명한 곳은 20년간 물건 보관용 창고로 쓰였던 ‘대림 창고’와 낡은 건물을 그대로 살려 카페를 만든 ‘어니언’이다. 이 두 공간은 외국인 관광객들도 찾아올 만큼 명성을 이어나가고 있다. 카페 어니언을 디자인한 아티스트 패브리커 Fabrikr는 ‘과거의 구조 속에서 새것이 줄 수 없는 가치를 발견했으며 건물의 요소 하나하나가 세월을 기억하는 훌륭한 소재였다’라고 밝히며 ‘과거의 공간이자 동시대적인 공간으로서 재해석’을 통해 카페 어니언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패브리커의 말대로 성수동에서는 새 건물과 새로운 디자인에서는 만들 수 없는 거칠고 독특한 분위기가 사람들을 이끌고 있다. 

 

 

 

 

 

성수동에 이어 뜨고 있는 곳은 ‘익선동’이다. 과거 양반들이 살았던 북촌과 달리 서민촌이었던 익선동은 작은 한옥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한옥마을이다. 






스튜디오 다다익선/ 이미지 출처 : http://blog.naver.com/kmw0962/220608488039

 

 


카페 뜰 안 / 이미지 출처 : https://www.instagram.com/cafe_innergarden/

 

 


열두달 마켓 /  이미지 출처 : https://www.facebook.com/12dalmarket

 

 

 

서민 한옥의 멋을 그대로 살리면서, 세련된 인테리어를 가진 소규모 레스토랑과 카페, 개성 있는 독특한 디자인 편집숍 등이 모여 있어 주변 직장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손꼽히고 있다. 성수동이 낡은 공장을 개조하여 거칠고 투박한 느낌으로 거리 분위기를 조성한다면, 익선동은 전통적인 한옥의 모습이 모던한 젊은 감성과 어울려 독특한 매력을 강조하고 있다. 2005년 도시환경 정비 사업구역으로 지정되었던 익선동은 사업이 지연되다 결국 2014년에 조합설립 추진 위원회가 해산된 역사가 있다. 비록 사업은 실패했지만, 개발로 인한 신축보다 최소한의 보수만 이루어지고, 땅값이 다른 곳에 비해 오르지 않았던 점이 장점이 된 것이다. 젊은 예술가와 사업가들이 저렴한 임대료에 익선동에 모이게 되고, 예스러운 공간을 되도록 지키면서 젊은 감각으로 공간을 꾸민 것이 오히려 이곳의 매력 포인트가 되었다. ‘스튜디오 다다익선’, ‘카페 뜰 안’,’열두 달 마켓’ 등 한옥을 개조하여 예스러운 분위기가 가득한 곳이 대표적인 공간으로 손꼽힌다. 특히 이곳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마당이 딸린 한옥의 전통 공간은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고즈넉함을 자랑한다.

 

 

 

 

 

 

익선동에 이어 70년대 전자산업의 중심지였던 세운 상가도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해 화제를 몰고 있다.

 

 

 


공간 비둘기 /  이미지 출처 : https://www.instagram.com/dovesellssomethingspecial/

 

 


전시장 800/40 / 이미지 출처 : 박민정

 

 


서점 200/20 / 이미지 출처 : 박민정

 

 

 

특유의 역사와 문화는 유지한 채 시민을 위한 쉴 곳과 즐길 거리를 더해 도심 속 공원으로 재탄생하여 사람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세운 상가의 비워진 낡은 공간에 예술가들이 모여 전시와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곳은 을지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업물을 유통하기 위해 ‘슬로우 슬로우 퀵 퀵’이라는 문화예술단체가 세운 상가에 ‘공간 비둘기’를 열어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것으로 변화의 물결이 시작되었다. 이외에도 을지로 대림상가에는 전시장 ’800/40’, 판매장 300/20’, 서점 ‘200/20’을 열어 전시와 공연을 선보인다. (공간의 이름은 보증금과 월세를 의미한다고 한다.) 이들이 만들어낸 문화공간은 사적인 작업실이 아닌, 시민과 함께 문화적 자산을 만들어가는 곳으로 서울시의 공간 지원 사업을 받아 앞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낡은 공간에서 젊은 분위기의 문화예술 행사가 이루어지고, 새로운 상권이 만들어지는 것은 비단 서울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부산 경성대 문화골목, 경주 황리단길,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 광주 1913 송정역시장 등 다양한 지역에서 낡은 공간을 활용하고 침체되어있던 공간에 물꼬를 트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런 움직임은 지역 경제 활성화와 도시환경 정비 및 재개발, 슬럼화 방지를 위해 필요한 일이지만, 상권이 활성화됨에 따라 임대료 인상으로 인해 기존 상인들이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성수동과 익선동, 경주의 황리단길의 임대료는 최소 2배에서 최대 10배로 인상되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신사의 가로수길, 이태원의 경리단길처럼 거리의 분위기를 조성했던 예술가와 사업가들이 밀려나 기존의 거리 문화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낡은 것에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낸 사람들의 노력을 허무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젠트리피케이션 보완 정책이 불가피해 보이며 도시의 개성을 위해서라도 예술가들을 지원해줄 수 있는 사업이 필요해 보인다.

 

 

 

 

 

 

이미지 출처 :

http://blog.naver.com/kmw0962/220608488039

https://www.instagram.com/cafe_innergarden/

https://www.facebook.com/12dalmarket

https://www.instagram.com/dovesellssomethingspecial/

박민정

 

 

리포터 : 박민정

Tag
#젠트리피케이션 #지역경제활성화 #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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