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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무인 소포정류장 ‘팍-슈타찌온(PACKSTATION)’


연말이라 우편물, 특히 소포와 소형포장물류의 우편물량이 부쩍늘어났다. 인터넷 경매와 온라인 판매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이미 우편물량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다 연말 우편물까지 겹쳐서 보통 한나절이면 배달을 끝내고 돌아가는 우편차량이 요즘은 오후늦게까지 분주하게 돌아 다니는 것을 볼수 있다.

맞벌이 부부나 20세면 집에서 나와 따로 아파트를 얻어사는 경우가 흔한 독일에선 이처럼 직장이 있어 매일 집을 비우는 사람들은 좀처럼 소포물을 받기가 힘들다. 우리나라는 아파트에 경비실이란 것이 있어서 사람이 없어도 대신 우편물을 받아주고 단독주택들도 식구가 모두 일주일 내내 집을 비우는 일은 드물기 때문에 소포우편물 배달이 그리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독일의 경우는 이렇게 수신인이 집에 없을 경우에는 근처 지정 우체국으로 소포물을 찾으러오라는 쪽지가 우편함에 남겨진다. 그런데 이 제도도 보통 직장을 가진 사람들의 경우는 업무시간이 우체국이 문을 여는 시간과 겹치기 때문에 토요일이 아니면 소포를 찾으러 가는 일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또한 소포물을 배달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무겁거나 부피가 있는 소포들을 차에서 들어내렸다 다시 실었다 하는 것이 보통일이 아니다. 더더구나 요즘처럼 인터넷을 통해 물건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우편물량도 점점 늘어나는 때에는 말이다.

독일 우체국은 최근 이처럼 수신인 부제시 소포물 배달의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으로 무인 자동 우편함인 ‘팍-슈타찌온(Packstation-패키지 스테이션)’ 시스템을 개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패키지 스테이션’ 즉, ‘소포정류장/소포보관함’은 쉽게 말하면 자동판매기의 원리를 이용해 시간에 관계없이 언제든지 소포물을 찾거나 보낼수 있는 무인 우편시설이다.




* 무인 소포정류장 PACKSTATION 시설


이 팍-슈타찌온 시설은 지난 2002년부터 도르트문트와 마인쯔의 몇 군데 지역에 설치하여 시험운영을 한 뒤 지금은 프랑크푸르트와 그 주변지역에 확대하여 시범운영을 끝나고 내년에는 뮨헨, 함부르크, 쾰른, 베를린, 비스바덴, 다름슈타트 등 지역으로 점점 확대되어 실시된다.

이 시설을 이용하길 원하는 사람들이 우체국에 ‘팍-슈타찌온’ 이용 신청을 하면, 우체국으로부터 칩이 든 카드와 고유번호를 발급받게 된다. 팍-슈타찌온 이용자에게 소포를 보내는 사람은 집 주소대신 사서함 주소와 비슷한 수신인이 이용하는 소포정류장 주소를 적으면 된다.


* 주소기입 사례. 위에서부터 이름, 우체국에서 부여받은 고객번호, 지정 팍 슈타찌온 번호, 우편번호와 도시명을 기입하면 된다.


이렇게 기입된 소포물이 수신인 주거지(또는 소포정거장이 있는 곳)의 중앙우체국에 도착하면, 우체국에서는 수신인에게 이메일이나 휴대폰 문자서비스(SMS)로 우편물이 왔음을 알려준다. 수신인은 이로부터 이틀안에 자신이 지정한 ‘소포정류장’에 가서 카드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해당 라커 문이 열리면서 소포를 찾을수 있게 된다.


* 소포 찾기. 카드와 비밀번호를 기입하면 해당되는 소포가 든 라커 문이 열린다.


이 무인 소포정류장은 소포를 찾는 것 뿐만 아니라 우편요금이 미리 정해져 있는 ‘플러스 패키지’, ‘프리웨이 파켓’, ‘리턴 파켓’ 같은 소포상품(대부분 이런 상품은 미리 만들어진 큼직한 우표같은 소포용마크를 우체국 또는 인터넷 우체국에서 구입할수있다)물을 보내는데도 이용된다. 우편요금은 이미 이런 소포상품을 살 때 우체국 창구나 인터넷으로 지불했기 때문에 따로 낼 필요가 없고 큼직한 소포마크에 인쇄된 바코드를 소포정류장 매뉴얼부분에 있는 스캔센서에 스캔하면 자동으로 소포물 투입함 문이 열린다. 소포를 넣으면 우편물을 수령한 것에 대한 영수증을 내어준다. 이렇게 보낸 소포물은 인터넷으로 행적추적도 가능하다.


* 소포보내기. 이 무인 소포정류장에서는 미리 금액이 정해져 지불된 규격소포마크가 붙은 소포물들을 24시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지 부칠수도 있다.

* 스캔하기와 영수증 발부



* 인터넷에서도 구입이 가능한 소포마크들(왼쪽-이런 소포마크들은 일정무게까지 금액이 미리 정해져 있다)과 우체국에서 파는 규격 소포포장용기들(오른쪽)


독일 우체국은 몇 년전부터 이미지 변신을 위해 이탈리아 디자이너인 미켈레 데 루끼에게 의뢰해 우체국내 인테리어 디자인을 새로 고친 바 있다. 루끼는 창구를 시원하게 트고 창구에서 받은 편지와 소포들, 그리고 각종 양식들, 서류들은 뒷면의 수납공간시스템에 보관하도록 하여 깔끔한 공간을 만들어내었다. 이렇게 깔끔하게 바뀐 실내공간과 규격화된 소포 포장상자, 여러 가지 소포마크 개발 등을 통해 독일 우체국은 (독일 철도청과 함께) 민영화된 국영기업체 중에서 디자인 개념을 마케팅에 도입하여 이미지 관리에 힘쓰고 있다.(우리나라에 비해 우편요금이 높다는 것이 흠이긴 하다.)


* 독일 우체국 로고와 우편물(편지) 배달에 이용되는 자전거와 트롤리. 독일 우체국의 기본 색상은 노란색으로 우체국 시설물들은 모두 이 노란색을 바탕으로 되어 있다.


* 독일 우체국 실외와 실내 디자인 (디자인: 미켈레 데 루끼)


어찌되었든 늘어나는 우편물량으로 수입이 탄탄해진 우체국이 그 수익을 다시 우체국 고객들의 편이를 위한 시스템이 투자하는 모습이 보기가 좋다. 물론 모든 자동판매기들이 공공시설물 파괴자들에 의해 수난을 당하고 있어 이 노란 자동우편함들도 얼마안가 그림과 낙서, 찌그러지기도 하겠지만, 감시 카메라와 보완장치를 통해 점검하고 내용물을 보호해주면 아주 유익한 제도가 될 것 같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사회구조가 다른 우리나라에서는 굳이 크게 필요하지 않은 시스템일지는 모르겠지만, 여러 사정으로 상설 우체국을 운영하기 어려운 곳에는 생각해 볼만한 시스템인 것 같다.

(사진제공: 독일 우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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