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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부산 비엔날레 - 비록 떨어져 있어도 Divided We Stand

지난 9월 8일부터 부산에서는 비엔날레가 진행되고 있다. 2년 만에 다시 문 전시의 주제는 생각보다 묵직하다. '비록 떨어져 있어도 Divided We Stand'라는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분열된 영토'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한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범람하고 있는 분단, 분열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분단된 국가의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이 전시는 우리를 돌아보는 동시에 우리와 유사한 상황에 놓인 다른 나라의 예술가들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이다. 한국 외에도 역사적이나 정치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분할된 영토에 거주하거나 일전에 분단을 겪은 국가들은 많았다. 전시에서는 단순히 분열된 영토에 대한 중요 이슈들을 나열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모든 면을 통찰하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 수단, 독일, 구 소련, 중국과 타이완, 베트남 등 셀 수 없는 나라들이 아픔을 겪으며 사회적으로 발전해온 과정에 대해 심층적으로 탐구하는 자리가 만들어진 것이다. 

 

 

 

 



ⓒ 박민정 

 

 

 

부산 비엔날레는 부산 현대미술관 및 구 한국은행 부산본부 건물에서 진행되고 있다. 구 한국은행 부산본부에서는 현재 우리 사회의 정황을 과학소설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이를 토대로 구상한 대안적, 미래지향적 시나리오들이 펼쳐진다. 올해 중반 개관해 화제를 불러일으킨 부산 현대미술관에서는 과거 냉전 시대를 비롯해 오늘날 다시 냉전 상태로 회귀하고 있는 기이한 상황을 중점적으로 살펴보는 자리가 펼쳐진다. 옛 건물을 개조해 과거와 현재를 미래적인 감각으로 풀어낸 작품을 둘러볼 수 있는 구 한국은행 부산본부에서는 어둡고 음울한 분위기와 어울리는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입구부터 눈길을 끄는 초상화를 지나면, 브라질 출신 작가 라우라 리마'의 '새'란 작품을 만나게 된다. 

 

 

 

 


ⓒ 박민정

 


라우라 리마, 제 카를로스 가르시아 <새> 2015/2018  ⓒ 박민정 

 

 

 

마치 진짜 새가 누워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이 작품은 거대한 규모와 더불어 낡은 은행 건물과 어우러져 관객들의 뇌리에 인상적인 경험을 하도록 이끈다. 이어서 육중한 은행 금고 문안에서 관람할 수 있는 임영주 작가의 '객성'은 우리에게는 미지의 영역으로 여겨지는 '북한'이라는 존재를 암시하기 위해서 우회적으로 우주의 폭발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영상이 재생되고 있다. 이어서 2,3층에서 볼 수 있는 작품 중 눈길을 끄는 것은 싱가포르 출신으로 현재 독일 베를린에서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는 밍 웡 작가의 '대나무 우주선에서 전하는 이야기들 (파트 1)'이라는 작품이다. 그는 기존의 영화와 극을 기록하는 작업을 하는 동시에 문화가 함께 했던 역사를 함께 전시하며 정치적인 상황이 문화에 미치는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외에도 이곳에는 시각적, 청각적, 심지어 후각적으로 충격을 더하는 작품들이 있어 비엔날레를 관람하러 온 이들에게 신선함을 더해주고 있다. 


 

 


임영주 작가 <객성> 2018 ⓒ 박민정 

 



밍 웡 <대나무 우주선에서 전하는 이야기들 (파트 1)> 2018 ⓒ 박민정 

 

필 콜린스 <딜리트 비치> 2016 ⓒ 박민정

 

 

 

부산 현대미술관에서는 보다 규모가 크며, 보다 관객들에게 참여를 이끄는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미술관을 들어오기 전, 여러 사람들의 음성을 모아 들려주는 확성기가 눈길을 끄는데, 이 또한 작품이다. 프랑스 출신의 작가 오귀스탱 모르가 만든 이 작품은 실제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아 완성되었다고 한다. 참여한 시민들은 한 사람당 3소절의 노래를 불렀는데, 여러 사람들이 모여 만든 노래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하지만 이들의 목소리를 담는 확성기는 프로파간다적 힘을 가지고 있고, 작가는 이를 표현했다. 이어서 작품이지만 작품이 아닌듯한 작품은 또 있다. 입구에서부터 설치되어 있는 바리케이드는 에바 그루빙어의 '군중'이라는 작품이다. 길고 반복적인 패턴으로 만들어진 이 바리케이드는 군중을 통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메커니즘을 표현하며, 이를 통해 정치적, 경제적 용의에 맞게 만들어지는 미학적 경험을 비판하고 있다. 

 

 

 



오귀스탱 모르 <나는 할 말이 없다. 프로파간다용 확성기와 노래하는 목소리를 위하여> 2018 ⓒ 박민정 

 


에바 그루빙어 <군중> 2008/2018 ⓒ 박민정 

 

 

너무나 평범한데, 너무나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작품들이 머리를 아프게 한다면, 다른 참여형 작품에 도전해보자! 10만 개의 초코파이로 이루어져 전시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천민정 작가의 '초코파이 함께 먹어요' 작품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친근한 동시에 엉뚱함을 선사한다. 한국인에게는 '정情'을, 북한 사람들에게는 인기 있는 암거래 품목으로 알려져 있는 초코파이를 통해 관객들이 이를 먹는 순간이나마 화합의 장을 만들고자 한 작가의 의도가 엿보인다. 관객들은 전시를 관람함과 동시에 초코파이를 먹을 수 있으며, 먹고 난 과자 봉지는 새로운 작품을 위한 소재로 재탄생하게 된다. 한국의 분단 문제를 이야기하는 작품은 또 있다. 임민욱 작가의 '만일(萬一)의 약속'은 한국 분단의 역사를 여실히 드러내 보이는 방송 프로그램, '이산가족을 찾습니다'의 영상과 함께 이산가족들이 사용했던 여러 오브제를 설치함으로써 분단 사회 내에서의 미디어의 기능, 역할, 가능성, 피상성 등에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하고 있다.   






임민욱 <만일(萬一)의 약속> 2015 ⓒ 박민정



천민정 <초코파이 함께 먹어요> 2018 ⓒ 박민정



전시 내용, 전시 공간과 더불어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포스터 디자인은 그래픽디자인 스튜디오 '일상의 실천'이 디자인한 작품이다. 전시 주제와 걸맞도록 분리와 분열의 느낌을 시각적으로 표현하였고, 배경에 있는 인물들은 다양한 인종과 성별로 선정해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분열의 불편한 이면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눈에 확 들어오는 네온 컬러의 대립은 이런 불편함을 극대화하는 장치로 쓰이고 있다. 부산 곳곳에서 비엔날레를 홍보하며 대립되어 있는 현실의 문제점들을 일깨워주고 있는 포스터들은 그 자체로도 하나의 작품이 아닐까? 부산을 새로운 문화의 장소로 만들고 있는 2018 부산 비엔날레는 11월 11일까지 그 열기를 계속할 예정이다.  

 

 

 

 


ⓒ busanbiennale.org/kr/index.php?pCode=news&mode=view&idx=9941 

 



2018 부산 비엔날레 - 비록 떨어져 있어도 

Busan Biennale Divided We Stand

전시 공간 부산현대미술관, 구 한국은행 부산본부

전시 기간 2018. 9. 8.~11. 11.(65일간, 매주 월요일 휴무, 추석 당일 제외)

관람시간 10:00 ~ 18:00 (전시장 입장은 전시 종료 1시간 전까지 가능)

http://2018.busanbiennale.org/ 

 

 

 

 

 

리포터_박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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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비엔날레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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