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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sa [44] 개인전 : 엉망

광화문 일민 미술관 벽에 붙어 있는 큰 포스터 ‘엉망’은 Sasa[44]작가의 개인전 포스터이다. 대중문화에 해박한 지식과 방대한 수집벽으로 유명한 작가 Sasa[44]. 작가가 20여 년 동안 편집증적으로 모은 물건들을 전시하면서, 현시대를 엮어낸 아카이브 전시이다. 그가 먹고, 사고, 소비하고, 수집하고, 찍고, 저장한 모든 것들을 전시하고 있다. 개인전이지만 1층부터 3층까지 각기 다른 기획자가 담당해서 독립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1층은 작가 본인이, 2층은 김동희 기획자, 3층은 일민 미술관 학예팀이 기획했다고 한다. 한 명의 작가와 여러 팀의 기획자가 만들어 낸 그룹전 같은 개인전이다. 

 


*이미지 출처 : 서민정 

 

 

1층은 원피스 SP(ONE PIECE SP)라는 타이틀로 작가 본인이 기획한 공간이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그냥’ 이라는 단어가 중앙에 크게 걸려 있다. 한쪽에는 빽빽하게 날짜와 텍스트로 정리된 ‘연차보고서’ 연작과 ‘갱생’ 연작이 전시되고 있다. 작가가 자신이 먹은 음식 목록, 소비하거나 구입한 물건들을 리스트로 작성했다. 과도한 생산과 소비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무심코 버리거나 지나쳐버린 것들을 세세히 기록하고 저장함으로써, 자신만의 거대한 빅데이터를 만들었다. 2006년부터 시작된 ‘연차보고서’는 먹은 음식의 수, 구매한 책의 권 수 등에 대한 기록들로 채워져 있고, 2015년부터 시작된 ‘갱생’ 연작은 작가가 건강이 안 좋아진 후 달라진 라이프스타일을 기록한 보고서이다. 작가가 수집한 한정판 나이키 운동화 컬렉션도 전시되고 있다. 나이키 시리즈를 통해 시대의 변화를 읽어볼 수 있다. 한쪽 벽면에는 리한나의 SNS에 올라온 문구가 적혀 있다. “None of my exs are married or in happy relationships so it’s safe to say that I wasn’t da problem lol.” 작가는 이러한 이미지, 오브제들을 이 곳에 배치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지 않은 채 ‘그냥’ 걸어 두었다. 

 

 

*이미지 출처 : 서민정

 

 

*이미지 출처 : 서민정 




*이미지 출처 : 서민정 




*이미지 출처 : 서민정 




*이미지 출처 : 서민정 




2층은 10/4024라는 제목으로 2004년부터 2013년까지 작가가 10년간 모은 4024개의 음료수 빈 병을 전시하고 하고 있다. 텅 빈 공간에 많은 양의 빈 병들이 줄지어 서있고, 마치 클럽처럼 음악이 크게 울려 퍼지는 공간은 관객들을 몰입하게 한다. 아마도 텍스트로 정리했던 연차보고서보다 실물을 통해 더욱 시각화한 작품인 듯 한다. 야쿠르트, 우유, 소주, 양주, 콜라, 생수 등의 빈 병들이 정돈되어 가지런히 전시되고 있다. 빈 병들 중 제일 많은 것은 소주병으로 1천 5백여 병이라는 통계도 있다. 공간에 울려 퍼지는 음악은 빈 병을 모았던 10년 동안 베스트 10 힙합 곡을 선정해서 리믹스한 것이라고 한다. 엉망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흘러온 시간의 정돈은 집요하리만큼 깔끔했다. 

 

 

*이미지 출처 : 서민정

 

 

 

*이미지 출처 : 서민정 




*이미지 출처 : 서민정 




*이미지 출처 : 서민정 


 

3층에는 작가의 연작 “우리 동네 / OUR SPOT” 프로젝트를 일민 미술관 학예팀이 기존의 지시문을 재해석하고, 관객이 지시문에 따라 참여하는 참여형, 진행형 전시이다. 보스턴에 가지 못한 사사 작가를 대신해 보스턴 여행을 떠난 친구는 작가가 써준 지시문을 그대로 수행하고 돌아온다. 이렇게 보스턴, 시드니, 뉴욕, 코펜하겐, 도쿄 등 도시별로 지시문과 미션 수행의 흔적들을 만날 수 있다. 관람객들은 지시문과 함께 실제 여행을 다닌 이들이 남긴 사진과 물건을 보면서, 그때의 장소와 시점으로 간접 여행을 다녀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이번 전시의 관객들을 위해 ‘서울’을 여행하는 지시문도 마련되어 있다. 도곡역에서 시작되는 이 지시문에는 작가가 원하는 동선과 특정 스폿에서 해야 하는 미션들이 적혀 있다. 관객들은 지시문대로 서울을 여행하며 가져온 영수증, 물품, 사진 등을 미술관으로 보냄으로써 비워둔 서울 섹션을 채워나갈 수도 있다. 

 

 

*이미지 출처 : 서민정 




*이미지 출처 : 서민정 




*이미지 출처 : 서민정 




*이미지 출처 : 서민정 




*이미지 출처 : 서민정 




*이미지 출처 : 서민정 




*이미지 출처 : 서민정 


 

 

장 소 : 광화문 일민 미술관

일 시 : 2018. 9.7 – 11.25

 

 

리포터_서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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