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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라 크루거 개인전 'BARBARA KRUGER: FOREVER'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는 6월 27일부터 12월 19일까지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가 바바라 크루거(Barbara Kruger, 1945-)의 개인전 'BARBARA KRUGER: FOREVER'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출신의 개념주의 작가 바바라 크루거는 이미지와 텍스트를 나열한 광고 형식의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잡지사에서 일한 경력 덕분에 크루거의 작품들은 간결하고 정제된 디자인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특히 흑백 사진 위에 나열되는 빨간 배경에 쓰인 흰색 푸투라 폰트는 그녀의 작품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개념미술과 페미니즘 및 인권 운동이 대두되던 60년 대 후반부터 등장한 작가는 정제된 서체 디자인을 통해 사회적 이슈를 반영한 강렬한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을 선보였다.  

 

 

 



ⓒ 박민정 

 

 

 

눈길을 사로잡는 서체와 간결하고 강렬한 메시지를 통해, 작가는 동시대 사회의 메커니즘과 대중매체 속의 권력과 욕망, 소비주의, 젠더, 계급 문제를 비판적으로 제기해 왔다. 이런 작가의 작품은 우리 사고의 근간을 이루는 고정관념의 틀에 의문을 제기함과 동시에 관람객이 작품에 대해 주체적으로 생각하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주요 작품 총 43점이 선보이는데, 1980년대 초기 콜라주 시리즈부터 대형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어 더욱 의미가 깊은 전시다. 이와 함께 신문과 잡지, 포스터 등의 매체를 통해 최근까지 선보여 온 작업을 모아둔 ‘아카이브룸'에서는 작가의 인터뷰를 둘러볼 수 있다.

 

 

 

 


아카이브 룸 

 


80년 대 흑백 작품 1981-1987 ⓒ 박민정

 

 

 

이번 전시를 위해 바바라 크루거는 최초의 한글 작품도 선보였다. UCLA 대학교수 재직 당시 한국인 제자들을 통해 알게 된 한글의 아름다움에 반해 작가가 먼저 미술관에 제작하겠다고 제안했다는 점은 매우 흥미롭다. 전시장 입구에서 볼 수 있는 'Untitled (충분하면 만족하라)-Untitled(Plenty Should be enough)'라는 작품은 전시장 한 벽을 가득 메울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양쪽 면으로 영어와 한글로 동일한 뜻을 표현하고 있는 문구는(로비 외벽에는 'Plenty Should be enough'가, 미술관 안 벽에는 '충분하면 만족하라'라는 문구가 있다) 관람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 작품은 크루거의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문구로 소비 지상주의와 욕망에 대한 작가의 비판적인 사고가 엿보인다. 

 

 

 

 


Untitled (충분하면 만족하라)-Untitled(Plenty Should be enough) 2019 ⓒ 박민정 

 

 

 

전시 중간에서 볼 수 있는 'Untitled (제발웃어제발울어)'작품은 크루거가 제안한 두 번째 한글 작품이다 거대한 붉은색 바탕에 흰색의 글씨는 이미지의 의미를 보완하는 장치가 아니라, 텍스트 자체가 독립된 조형 요소로써 자율적으로 기능하는 동시에 압도적인 시각적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Untitled (제발웃어제발울어) 2019 ⓒ 박민정 

 

 

 

전시를 대표하는 동시에 미술관에서 가장 큰 전시실을 차지하고 있는 'Untitled (Forever)'작품은 기존의 크루거 작품 속에서 언급된 사회구조, 권력, 정치, 욕망의 메커니즘 등을 포함한 코멘터리를 담은 작품이다. 특히 마주하고 있는 두 벽에는 책의 한 페이지 위에 볼록 거울을 비춘 것 같은 형태 안에 작가가 전하고 싶은 말을 담아 눈길을 끈다. 'You'로 시작하는 이 글은 "지난 수 세기 동안 여성은 남성의 모습을 원래보다 두 배로 확대해 비춰주는 마력을 가진 거울 같은 역할을 해왔다는 것을 당신은 알고있다"라는 뜻으로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자기만의 방'에서 인용된 것이다. 바닥을 구성하는 텍스트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서 인용한 문장으로 "만약 당신이 미래의 그림을 원한다면, 인간의 얼굴을 영원히 짓밟는 군화를 상상하라"라고 해석할 수 있다. 

 

 

 

 



Untitled (Forever) 2017 ⓒ 박민정 


 

 

이 밖에도 소비 지상주의의 이면을 센스 있게 비판한 작품(Face It), 대중문화와 일상 속 시각문화의 단면을 꼬집는 작품 (Untitled (Project for Dazed and Confused)), 바바라 크루거의 대표작 중 하나이며 1989년 미국 워싱턴 DC에서 일어난 대규모 여성 시위를 지지하는 포스터 작품(Untitled (Your body is a battleground))과 더불어 최근에 작업한 영상 작업(The Global Shrinks) 등을 둘러볼 수 있다. 

 

 

 


Face It 2007 

 


Untitled (Project for Dazed and Confused) 1996/2015 

 


Untitled (Your body is a battleground) 1989 

 


The Global Shrinks 2010 ⓒ 박민정 

 

 

 

'콜라주 작가'로 불릴 만큼 초기작들은 실제로 잡지에서 이미지를 오려내 붙이는 작업을 통해 완성되었기 때문에 크기가 작은 편이다. 하지만 전시를 둘러보면 최근으로 갈수록 그 규모가 커진 것을 볼 수 있다. 작품의 크기가 커진 만큼, 작가가 관람객에게 전달하고 싶어 하는 의미의 울림 또한 깊어진 것도 느낄 수 있다. 삶의 주체로서 능동적으로 사고할 수 있도록 자극하는 작가의 작품을 둘러볼 수 있는 이 전시는, 관람객에게 사회적인 이슈를 스스로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대한 자세를 배울 수 있도록 만드는 듯하다.

 

 

 

 

BARBARA KRUGER: FOREVER

기간 2019.06.27. (목) ~ 2019.12.29. (일)

장소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요금

성인(만 19세 이상) : 13,000원

학생(만 7~18세),만 65세 이상 : 9,000원

어린이(만 3~6세),국가유공자,장애인 : 7,000원

 

 

 

 

리포터_박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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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바바라 크루거 #아모레퍼시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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