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이미 9월부터 가을로 접어든 날씨인데요 10월인 지금은 완연한 가을날씨입니다. 오랜만에 뉴저지를 벗어나 맨하탄을 건너 퀸즈에서 뉴욕 아트 북페어가 열린다고 하길래 청명한 가을날씨도 느껴볼 겸 가을 나들이에 나서봤습니다. 10월 2일에서 4일까지 삼일간 열리는 이벤트였는데 짧은 전시라 그런지 사람들로 북적북적거리더군요.
올해 뉴욕 아트 북 페어는 다시 한번 자리를 옮겨서 맨하탄 동쪽에 위치한 롱아일랜드 씨티에 위치한 현대 아트 미술관인 P.S.1 에서 열렸습니다. 이 미술관은 3층으로 구성되어있고 공간적으로 여유가 있고 높은 천정과 다양한 방들로 굉장히 흥미로운 공간이었습니다. 이곳은 무엇보다도 벽의 면적이 다양하면서도 많아서 구석구석 볼거리를 찾아다니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전시자들은 벽스페이스가 많으니 작품과 포스터나 싸인을 걸 수 있는 공간이 많아 디스플레이하기가 좋았을것 같네요.
정문에 걸려있는 눈에 띄는 노란 색의 깔끔한 타이포와 간결한 디자인의 일러스트레이터의 포스터는 이 페어의 특징을 포스터 하나로 말해줍니다. 디자인은 역시 심플함이다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하는 포스터였습니다.
들어가는 입구에 긴 계단들이 있는데 맨하탄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앞에서의 광경과 흡사하게 많은 사람들이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계단에 앉아 스낵을 먹거나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는 모습들이었습니다. 또한 그 앞에서는 밴드 공연을 하기도 해서 커피나 맥주 한 잔과 함께 즐기며 페어의 분위기를 한층 더 업 시키고 있었습니다.
전시장은 각 구역마다 조명이나 디스플레이의 느낌이 달랐는데 어떤 곳은 온통 하얀 색의 깔끔한 색감인 반면 빨간 벽돌이 드러난 천장에 벽돌에 하얀색으로 칠해진 벽이 있는 구역 등 모던한 느낌과 약간은 낡고 오래된듯한 공간들이 공존하며 어우러지는 묘한 어울림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타이포와 재미있는 일러스트레이션이 함께 흥미있게 디자인된 작품
각기 다른 책들을 멱에 늘어놓아 걸어 또 다른 패턴을 만들어낸 책 표지들
관람객들이 쉽게 책을 떼어 읽어볼 수 있도록 디스플레이 해놓은 한 출판사의 섹션
귀엽다, 세상에, 헉 등의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되는 한 출판사의 일러스트레이션 시리즈. 인물들이 제각각 다 다르다.
이번 전시 중에 사람들의 아주 많은 관심을 끌었던 설치 미술. 물이 차 있고 안에 사람들이 빠져있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래층에 사람들이 서 있는것이 플라스틱인지 유리인지를 통해 보이는 것이었네요.
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 흥미로운 볼거리가 많았던 오랫만에 본 실속있고 알찬 페어였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