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이 좋고 매부 좋은 1석2조 효과

디자인인력지원사업, 일자리 창출 기대

무형의 아이디어가 빠르게 구체화되는 과정을 보고 막혀있던 가슴이 시원하게 뚫리는 기분*. 2013년 한국디자인진흥원 ‘중소중견기업 디자인인력지원사업’에 참여한 한 중소기업의 참여 소감이다. 일찍이 몰랐던 디자인 효과를 경험한 중소기업들이 파견 디자이너를 통해 디자인의 필요성을 실감하고 있다.

* 을지엔텍(2013년 참여업체, 숯 생산기업) 참여소감

올해로 4년차를 맞고 있는 이 사업은 중소기업과 디자이너의 가교역할을 하며 기업에게 맞춤 인력을 지원하고 디자이너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청년실업률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데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 의지가 이슈가 되면서 퇴직 또는 미취업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자신이 원하는 분야의 중소기업을 선택할 수 있게 하여 호응이 높다. 상대적으로 우수인력을 찾기 힘든 중소기업에게도 파견 디자이너 형식의 맞춤 인력을 제공하는데다 정부가 인건비의 70%를 지원해 주니 경영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더 없이 좋은 기회다.

유양디앤유  LED투광등기구 2013 GD선정 

유양디앤유  LED투광등기구1 2013 GD선정 

유양디앤유  조명기구 2013 GD선정

 

참여 업체였던 (주)유양디앤유(대표 김상옥)는 파견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조명 기구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우수디자인(GD)상품*으로 선정되었는가 하면, 선일금고제작(대표 김영숙)은 디자인 신제품이 시장에 출시되기도 하였다.

* GD상품선정: 1985년부터 매년 시행하는 국내 유일의 디자인 선정제. 국내외 판매(예정 포함) 제품을 비롯해 서비스디자인 및 우수디자인 컨텐츠 등을 대상으로 GD마크 부여. 올해부터 중소기업 기술개발제품 우선구매 대상에 포함된 데 이어, 조달청 우수제품지정 및 물품구매 적격심사 시 우대. 또한 GD로 선정되면 호주 국제디자인상(GDA)과 상호 마크 사용이 가능

   (2017년 접수기간 : 2017. 7. 3(월) ∼ 8. 31(목), www.gd.or.kr)

국내기업의 기술연구소에서 수행하는 R&D의 50.9%가 신제품 개발에 실패하고 있고 실패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시장의 수요를 제대로 쫓아가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더구나 기술사업화 성공률은 6.8%에 불과하다고 한다*. 기업에 디자인이 필요한 이유다.

* 디자인을 통한 기업 경쟁력 제고방안(산업연구원, 2013)

을지엔텍 박득자 대표는 “디자이너와 협업을 해 보니 디자인은 상상 그 이상의 힘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향후 디자인 부서를 확대 개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참가 기업 대부분이 높은 사업 만족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파견 디자이너에게는 자신감과 도전의식을 심어 주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고 있다.

정규 채용 60% 넘어

올해 사업에 참여하는 박**(30대중반, 여) 디자이너는 “디자이너를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것에 부담을 갖는 회사가 많은 것 같아 그동안 적지 않은 좌절을 했다”며 “이 사업을 통해 개인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여 정규 입사를 꿈꾸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파견 디자이너로 시작하여 현재 정규직으로 채용되어 일하고 있는 이**(30대중반,남)씨의 경우, “평소 친환경 소재에 관심이 많았는데 참여기업 목록에 숯을 생산하는 기업이 있어 운명이다 싶어 지원했다”고 밝히며,

 “처음 폐수처리장에서 맡았던 악취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중소 제조업체의 특성상 사무실보다 현장에서 몸으로 뛰며 문제점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가운데 디자인 아이디어가 절로 떠올랐다”고 디자이너의 현장체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에게 디자이너는 기업의 리스크를 줄여주고 커뮤니케이터로서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사업 참여소감을 밝혔다.

한편, 중소중견기업 디자인인력지원사업은 2013년 시범사업 이후 2016년까지 총 107개 회사에 121명의 디자인 인력을 연계하였으며, 평균 61%의 정규직 전환율을 보이는 가운데 지난 해에만 파견 디자이너 66%가 정규직으로 채용되었다.

글: 한국디자인진흥원 정보지원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