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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의 자유연상_<그래픽> 2009년 3월 호

알파벳의 자유연상_<그래픽> 2009년 3월 호

   
글  유지원  
   

<그래픽 Grafik>은 월간지다. 일년에 적게는 한두 번, 많게는 네 번에서 여섯 번 발간되는 유럽의 다른 그래픽디자인 잡지들에 비해 호흡이 짧고 빠른 편이다. 같은 런던 출신의 계간지 <아이 eye>가 밀도와 심도, 중량감을 갖춘 묵직한 텍스트로 구성되어 있다면, <그래픽>은 텍스트가 상대적으로 헐거운 편이라 좀더 가볍게 책장을 넘길 수 있다. 편집 디자인의 측면에서도 <아이>와 <그래픽>은 서로 보완적 균형을 이루며 좋은 리듬감을 형성한다. <아이>가 매호 비교적 안정된 아웃풋을 유지한다면, <그래픽>은 기복을 좀 더 보이는 편이다.

2009년 상반기에 발행된 여섯 권의 <그래픽>지 가운데는 3월 호의 그래픽적 짜임새와 특집 기획이 가장 돋보였다. 본문과 제목 전체에 적용된 폰트 ITC 아방가르드 고딕(ITC Avant Garde Gothic)의 명랑함, 주조색인 형광 노랑 및 검정의 대비가 자아내는 산뜻함은 3월 호에 시각적인 활력을 두드러지게 실어주었다.
 

  
 <그래픽> 2009년 3월 호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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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스터디 |  마인드 디자인의 패러마운트

쇼케이스와 케이스 스터디, 이 두 기획에서는 디자이너들의 최근 포트폴리오를 나누어 실었다. 쇼케이스에서는 ‘가장 잘된 새로운 디자인(The very best new design work)’ 8점을 선정하여, 각각 한 페이지씩의 지면을 할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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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 디자인의 패러마운트 멤버스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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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케이스 스터디는 하나의 작품을 보다 집중해서 조명한다. 이번 호에서는 마인드 디자인(Mind Design)이 그래픽 디자인을, 스타 디자이너 톰 딕슨(Tom Dixon)이 인테리어를 담당한 패러마운트(Paramount) 멤버스 클럽 디자인을 화제의 작품으로 삼았다. 기사는 마인드 디자인과의 심층 인터뷰로 구성되었으며, 질문은 4개뿐이지만 답변이 매우 상세하다. 패러마운트 멤버스 클럽은 런던에서 악명 높은 건물인 센터 포인트(Center Point) 빌딩의 맨 위 3개 층에 위치한다. 마인드 디자인은 이 32층짜리 건물을 패턴화한 아이덴티티를 디자인했다. 육각형, 삼각형, 원, 스트라이프를 패턴의 기본으로 4종류의 베리에이션을 구성하고 메인 폰트로는 푸투라(Futura)를, 본문용 폰트로는 세리프형 푸투라라고 할 수 있는 베톤(Beton)을 선택했다. 이 폰트들은 센터 포인트 빌딩 및 이 건물을 양식화한 패턴 아이덴티티가 가지는 기하학적 성격에 들어맞는다. 패턴들이 인테리어에 적용되는 과정에서는 유리문이 열릴 때 두 패턴이 서로 겹쳐지고, 창문의 패턴이 낮 시간의 자연광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그림자를 드리우는 등 디자이너 자신들조차 예상치 못했던 흥미로운 효과를 창출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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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  타이포그래피 A-Z


타이포그래피 A - Z

‘타이포그래피 A-Z’ 특집은 편집 디자인의 측면에서 <그래픽> 3월호의 정점을 이루며 소장 가치를 높여 놓았다. 이 특집은 표제 페이지의 펼침면을 제외하고 A부터 Z까지 알파벳 철자의 전체개수에 맞게 26페이지로 이루어져 있다. 26명의 필자들이 각각 A-Z 가운데 한 철자씩을 맡아 그 철자가 환기시키는 아주 개인적이고도 자유로운 타이포그래피적 연상에 관해 2백 단어 남짓의 짧은 텍스트로 기술했다. 필자에 따라 텍스트적 발언 대신 타이포그래피 작업만으로 한 철자에 해당하는 페이지를 구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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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즈나리 하토리에게 바쳐진 철자, K

논 포맷(Non-Format)은 철자 K를 패션잡지 유행통신(Ryuko Tsushin) 디자인으로 유명한 도쿄의 디자이너 카즈나리 하토리(Kazunari Hatori)에게 바쳤다. “이 K는 커닝(Kerning, 글자 사이 간격)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그럴 것이라 바라셨던 분들께는 사과를 드립니다. 이 특별한 K는 카즈나리 하토리를 위한 것입니다.” 이 말은 본 특집의 성격을 잘 드러내어 준다. 철자와 관련된 타이포그래피적 개념의 보편적 대표성보다는 각 필자의 개인적 경험과 성향, 선호도가 우선시되었다. 헨릭 퀴벨(Henrik Kübel)은 철자 X에서 X 염색체를 연상했다. 그는 위키피디아에서 발췌한 문장들을 본인 어머니의 손 글씨를 디자인한 타입페이스(Typeface)에 담아 지면을 디자인했다.

이 특집은 철자 A의 비대칭 타이포그래피(Asymmetrical Typography)로 시작해서 철자 Z 의 헤르만 차프(Zapf)로 끝난다. 형광 노란색 아방가르드 고딕 라이트 타이프의 일관된 사용으로 시각적으로는 통일성을 획득한 반면, 각각의 필자들이 구성한 텍스트 간 연결성은 약한 편이다. 내용 기술의 수준에 있어서 필자 간 편차도 크다. 별다른 체계 없이 개성적인 자유연상에 의해 구성된 이 특집은 정보와 단상들의 헐겁지만 즐거운 혼합체로서 철자마다 서로 다른 해결방식을 대면하는 재미를 주며 페이지를 끝까지 빠른 속도로 넘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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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2009년 3월 호

목차

05  Roughs  Inspiration and information
15  Talent  Alison Haigh
19  Talent  Andrew Clark
22  Showcase  The very best new design work
32  Case Study  Paramount by Mind Design
38  Profile  Steven Bateman meets Lehni-Trueb
50  Special Report  Typography A-Z
78  Books  Six new books under fire
80  Insight  Typography
84  Letterform  By Lesley Moore
86  Logoform  By Richard Powell
90  Viewpoint  Is it easier to be a graphic designer in 2009 than it was in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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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타이포그래피 #마인드 디자인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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