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현대미술이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된 배경에 잠재된 요인들을 정리해보면 첫째로 "터너 프라이즈(Turner Prize)"를 들 수 있습니다. 이 수상 제도는 50세 이하로서 영국 내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한 작가에게 2만 파운드를 수여하며 4-5명 정도의 1차 노미네이트전을 1개월 정도 거쳐 연말에 최종 1명을 선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 수상제도는 영국현대미술의 새로운 가능성과 독자성을 전 세계에 널리 알렸다는 의미와 함께 급격한 의식의 전환과 함께 트렌스 아방가르드와 포스트모더니즘 이후 줄곧 모색되어온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적절한 지원책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1984년부터 영국 현대 작가를 키우기 위해 만들어진 터너 프라이즈는 정부의 예술 지원금이 줄어들자 개인적인 후원인들을 통해 현대, 특히 더욱 아방가르드적 작품들을 육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텔레비전 채널4가 터너 프라이즈의 주요 후원기관으로 영입됨에 따라 현대미술의 대중화에 매우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현재는 위원회를 통해 4명의 작가를 선정하면 채널4를 통해 발표되고 전시가 시작되며, 선정된 작가의 작품에 대한 토론이나 작가의 인터뷰가 TV를 통해 계속 방영됩니다.

2009 터너 프라이즈 후보 4명 중 한명인 Lucy Skaer

Tragedy No Us Touched Has, 2001, Ink on paper, 152.4 x 101.6 cm

영국은 이렇게 새로운 미술문화를 창조하기 위하여 1984년 Turner Prize를 시작함으로서 뉴욕 중심의 현대미술이 갖는 한계를 일거에 극복하면서 청년작가들의 충격적이기까지 한 신선한 경향을 창출해 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고, 1988년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의 기획으로 개최된"프리즈(Freeze)전"이후 yBa작가라고 불리는 스타들을 탄생시켰습니다. 영국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1993년부터 초대형 미술관을 계획하여 결국 1억 5천만 파운드(한화 3360억 원)를 투입하고 Tate Modern을 오픈하기에 이르르죠.

또 하나의 수상후보자 Richard Wright

Wall markings by Richard Wright from the Turner Prize exhibition at Tate Britain

Richard Wright, No Title (detail) 2008
Courtesy of Gagosian Gallery, London/New York, The Modern Institute/Toby Webster Ltd, Glasgow, and BQ, Berlin.

 

 

Untitled, 2005. Wright uses an improvisatory techniques to create 　　painstakingly intricate works that are too large to see in total up close, but too detailed to decipher from a distance

최근엔 사람들이 터너 프라이즈를 놓고 배팅하는 것도 종종 볼 수가 있습니다. 여기서 지금까지 1등으로 선정된 모든 작가를 볼 수는 없지만, 제가 얼마 전 소개한 아니시 카푸어도 1992년에 수상하였구요. 1993년 레이첼 화이트리드, 1994년 안토니 곰리, 세계 최고가에 경매가 되고 있는 데미언 허스트는 1995년에 1996년 더글러스 고든, 1997년 질리안 웨어링, 1998년 크리스 오필리인 것을 보면, 우리가 지금 흔히 아는 영국 작가들이 이 터너 프라이즈 출신이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Roger Hiorns

그렇기에 터너 프라이즈는 yBa작가들에 대한 대중 인지도를 높이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입니다. yBa 작가들이 대거 진출하기 시작한 1996년 이후부터 터너 프라이즈 방문객은 상당한 증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1996년 4명의 남성 선정자들과 1997년 4명의 여자 작가들의 선정을 통해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영국 현대미술의 경향이 신개념미술로 일관하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한 작품도 전통적인 미디엄을 이용한 회화나 조각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는 yBa작가들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Seizure, 2008. This installation, commissioned by influential public art group Artangel

Enrico Dav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