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가치 산업, 디자인의 혁신이 필요하다

이경돈 신구대학교 교수.
사)한국디자인단체총연합회 회장. 

 

우리의 삶에 디자인은 마치 공기처럼 자리하고 있다. 입고 있는 옷, 먹는 음식, 살아가는 공간의 어떠한 상황에도 디자인은 침투해 있다. 의ㆍ식ㆍ주는 물론이고 오늘날 정보통신의 발달과 함께 각종의 미디어 분야에도 적용되어 있다. 우리는 디자인 속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의 삶에 의식과 무의식 모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디자인은 제품의 미적 요소를 결정하는 것뿐만 아니라, 창조적 경영활동의 핵심요소로 변화를 이끌어 가는 핵심 키워드로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디자인의 태동으로부터 지금까지의 기간을 세계사의 디자인 역사에 비교하면 매우 짧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디자인 경쟁력에 대한 평가는 세계 15위 안에 든다. 핀란드 헬싱키대학 디자인연구소의 연구결과이다. 디자인권을 등록하는 세계지식재산권기구에는 우리나라의 등록 건수가 매년 3만건을 넘어서며 미국과 일본을 앞서가고 있다. 독일이나 미국에서 활동하는 디자인 전문기업의 수는 한국의 10배에 달한다. 일본은 우리보다 2배에 달하는 기업이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디자인 역사가 짧고 기업이 상대적으로 적은 숫자임에도 불구하고 디자인 선진국을 제치고 상위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은 한국 디자인의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디자인의 연매출액과 기업의 수를 비교하였을 때 우리나라의 기업 당 매출액은 독일과 미국의 60퍼센트 수준이고 대만의 77퍼센트 수준에 불과하다. 이러한 현상은 디자인의 가치에 대한 권리를 담보하는 다양한 사회적 구조의 문제에 관계한다.
이 땅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 중에는 권익을 보호받지 못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고 말한다. 사실이 그렇다. 디자이너는 노력에 상응하는 대가를 충분하게 받지 못하고, 계약보다 많은 업무로 수고를 감내해야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적정한 대가는 차제하고, 덤으로 주어지는 서비스로 치부되기도 한다. 이러한 원인은 우리의 디자인 시장과 사회 구조가 선진국과 견주기에 미흡하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는 시간이 지날수록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유행의 주기는 짧아졌다. 사회 현상의 하나가 바뀌면 연달아 연계 구조가 변화한다. 이제 우리도 급변하는 세계의 변화에 발맞추어 가야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준비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부존자원의 한계를 갖고 있고, 인구는 사회 구조의 다양한 문제로 감소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초저성장시대에 있으며 우리 행동의 여하에 따라 불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중국은 거대한 규모로 성장하며 빠른 속도로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해마다 대학을 졸업하는 디자인 인력은 우리의 10배를 넘었고, 세계에서 디자인 등록이 가장 많은 국가가 중국이다. 아시아에서 우리의 입지를 고민해야하는 시점에 있다. 세계의 무한경쟁 시장 구조에서 무한도전이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디자인은 우리의 부족한 자원이나 감소하는 인구 등의 핸디캡을 극복할 수 있는 적합한 산업이고,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쉼 없이 변화하는 세상에서 현재의 문제를 바로보고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개선을 준비를 해야 한다. 디자인이 사회 구조에서 제 역할을 하고 국가 경쟁력의 성장에 일조하는 핵심자산이 되기 위한 혁신적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의 디자인 분야가 성장해 온 배경에는 산업의 측면에서 국가의 정책으로 수립되고 진행한 영향에 도움이 되었던 측면을 간과 할 수 없다. 영국, 일본, 대만 그리고 최근의 중국 등 해외의 사례를 보더라도 국가의 정책이 디자인을 활성화하고 국가의 경쟁력을 향상 시킬 수 있음은 분명하다. 디자인 연구와 개발, 전문회사 육성과 지원, 디자인의 전문성을 보장하는 사회적 장치와 제도, 디자인 분야의 정비와 체질 개선 지원, 다른 분야 융합 시스템 구축, 디자인 교육의 전문화와 우수 인력 양성, 디자인 육성 기금의 확보와 과감한 투자 등 다양하고 실효성이 보장된 정책과 전략이 필요하다. 앞서 시행하였던 전략은 개선하고 보완되어 지속되어야 할 것이고 새로운 전략은 긍정적 미래를 예견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국가 정책이 미래 지향적으로 수립되고 강력한 시행이 지속된다면 미래는 희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자인의 역할은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긍정적, 선도적 해결책의 창조에 있다. 디자인계의 자성과 노력과 함께 디자인 혁신전략은 우리에게 처한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가진 우리나라 디자인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혁신전략의 발표에 큰 기대를 갖고, 디자인을 통하여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고 디자인이 우리의 삶에 주어지는 선물이 될 미래를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