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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관 르포] 알제리인의 눈으로 본 한국 – 나의 한국 방문기

[무역관 르포] 알제리인의 눈으로 본 한국 – 나의 한국 방문기


[ 무역관 르포] 알제리인의 눈으로 본 한국 – 나의 한국 방문기

 

KOTRA 알제 무역관 Radia Benghebrid

 


벌써 내가 코트라 알제 무역관에서 근무한지도 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6년이라는 시간 동안 지사화 업무를 담당하며 한국의 문화와 한국인들의 마인드에 대해서 배울 기회가 많았었고 두 차례나 한국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첫 번째 나의 한국 방문은 2013년, 내가 코트라 알제 무역관에서 근무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나는 지금보다 한국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도 부족했고 지금보다 많이 어렸고 남편도 아이도 없는 미혼 여성이었다. 서울까지 비행 시간이 10시간이 넘는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까지 긴 시간 비행기를 탄 적은 없었어서 생각보다 그 시간이 길게 느껴졌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긴 시간을 날아서 도착한 서울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도시 곳곳에서 발전된 기술 수준을 느낄 수 있었고 알제리와는 다르게 대중교통이 너무 잘 발달되어 있었고 편리했다. 그 당시 까지만 해도 알제리에는 스마트 폰이 거의 보급이 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이 길가에서나 버스, 전철 안에서 전화기 화면을 계속 보고 있는 것이 너무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계절은 여름이었는데 짧은 반바지 차림의 젊은 여성들을 보는 것도 너무 신기하고 놀라웠다. 이슬람교가 생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알제리에서 반바지는 어린 아이들만 입는 옷으로 생각하고 있는지라 성인 여성들이 입고 다닌다는 것이 조금은 충격적이었다.

 

나의 첫 번째 방문에서 가장 인상적이었고 좋았던 것을 꼽으라면 ‘안전’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알제리와는 다르게 어디를 가도 위험하다는 인상을 받을 수가 없었고 해가 져 어두워진 시간에도 큰 위험 없이 밖을 걸어 다닐 수 있는 것이 너무나 인상적이고 좋았다. 그때 나는 할랄 음식을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을 해서 이슬람 사원이 있는 이태원에 숙소를 잡고 머물렀었는데 이태원은 특히나 밤 늦은 시간에도 활기찼고 전 세계 여러 나라 음식을 판매하는 레스토랑이 몰려있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한국 음식도 여러 차례 시도해봤는데 나한테는 너무 매워서 조금은 힘들었다. 이태원뿐 아니라 서울 곳곳에 식당과 카페가 정말로 많았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모두가 일하고 있을 시간인 한낮에도 카페들은 사람들로 항상 붐볐고 나는 그것을 보고 이 사람들은 일을 언제 하는 것일까 의문을 가졌었다.

 

이 때에는 언어 때문에 조금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길을 묻거나 이동수단에 대해 물어보면 행인들은 언어 때문에(영어) 나의 질문에 답을 잘 해주지 못했었고 나이가 좀 많은 사람들은 아예 나를 피하기도 했었다. 그래서 그때에는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서는 나 혼자서 눈치로 해결해야 했었다.

 

나의 두 번째 방문은 바로 올 여름, 5년만이었다. 첫 번째 방문과 다른 점이 있었다면 나는 남편과 2살짜리 딸과 함께였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남편은 한국의 기술력과 발전상에 놀라고 감동했고 그 모습에 나는 한국을 대표하는 공공기관에서 일을 한다는 게 너무 자랑스러웠고 행복하기까지 했다. 이런 자랑스러움과 행복은 이번 여행 내내 나와 함께했다.

 

5년동안 한국은 정말 많이 달라져있었다. 본사 파견 직원들이 늘 나에게 한국은 너무 빨리 변화해서 몇 달 만에 한국에 가면 깜짝 놀라게 된다고 했었는데 그게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다. 가장 크게 느껴진 것은 향이 달라졌다고 해야 할까? 내 기억에 5년 전에는 길 거리에서나 전철 같은 곳에서 마늘 향 같은 오묘한 향이 났었는데 이번 방문에서는 그런 것을 느낄 수가 없었다.

 

5년 전에 나를 피하던 어르신들은 2살짜리 내 딸을 보고 정말 귀여워했고 모든 사람들이 나와 나의 가족들에게 너무나 친절했다. 남편은 한국 사람들이 유독 아이들을 좋아해서 우리 딸을 귀여워하는 것인지 아니면 주변에 보이는 어린 아이가 우리 딸 밖에 없어서 예뻐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전엔 느낄 수 없었지만(아마도 5년 전에 어린아이는 나의 관심사가 아니었기 때문이었겠지만) 이번 방문에서는 정말로 서울 시내에는 아이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정말로 우리 딸이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어린 아이이긴 했었다! 한국의 어린이들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남편과 계속 궁금해 했다.

 

서울시내에서 여러 관광지를 다니면서 관광을 즐기기도 했지만 어딜 가나 즐겁게 쇼핑할 수 있는 곳들이 많았다. 사고 싶은 것도 너무 많았고 신기한 것도 너무 많았다. 생각 없이 이것저것 손에 잡다 보면 엄청 많이 사게 되는 것 같았다. 알제리에 비해서 물가가 많이 비싸서 망설이면서 나는 한국사람들의 소득수준이 알제리에 비해서 엄청 높다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이렇게 사고 싶은 물건도 많고 살 것도 많은 것을 고려할 때 높은 소득에도 불구하고 생활은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5년 전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이번에 느낀 한국은 소비지향 사회가 되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사람들은 늘 외식을 하는 것 같았고 커피를 항상 마시고 항상 쇼핑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한국과 알제리 사이를 연결해주는 마케팅 담당직원으로서 이번 한국 방문에서 정말 인상적이었던 것을 하나 꼽자면, 바로 비 오는 날 서울의 큰 건물 앞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우산 비닐 디스펜서’ 였다. 한국에서는 흔히 볼 수 있지만 알제리에서는 본적이 없는 정말 실용적이고 편리하고 탐이 나는 제품이었다! 꼭 알제리 시장에 소개하고 싶은 제품이었다.

 

두 번의 한국 방문을 통해 나는 내가 알고 있는 알제리 이외에 다른 세상을 경험해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그리고 가족들에게 내가 한국을 위해 일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고 가족들도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되어서 좋았다. 또 기회가 온다면 먼 거리와 장시간의 비행에도 불구하고 꼭 한국에 다시 가고 싶고 그 때에는 한 살짜리 둘째 딸도 데리고 가고 싶다.

 

 

*위 기고는 알제무역관 현지직원이 영어로 작성한 르포를 번역하여 게재한 것임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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