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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 보여주는 올림픽_<그래픽> 2009년 10월 호

그래픽이 보여주는 올림픽
_<그래픽> 2009년 10월 호
   
글  유지원  
   

분홍 바탕에 폭죽마냥 축제 분위기가 물씬 나도록 묶인 리본 다발, <그래픽> 10월 호(통권178호) 표지의 의미는 무엇일까? 답은 47페이지, 이번 호 특집의 표제 페이지에 있다. 올림픽 메달에 걸린 리본들을 꽃처럼 묶은 형상이다. 올림픽이라는 화두는 <그래픽> 10월 호의 특집일 뿐 아니라, 잡지 전체의 여러 기획에서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특집 1 | 올림픽 포스터 디자인

그래픽(Grafik)과 올림픽(Olympik). c 대신 k를 넣어 각운을 맞췄다. 음성적인 측면에서가 아니라 시각적인 측면에서만 인지되는 ‘각운’이다. <그래픽>은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9월 22일부터 24일까지 ‘그래픽이 올림픽을 보여준다(Grafik Presents Olympik)’라는 이름의 전시를 열었다.
 

  
 <그래픽> 2009년 10월 호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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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10월 호의 특집 기사, 올림픽 포스터 디자인

올림픽에는 총 39개의 공식종목이 있다. 전시 주최측은 런던에서 활동하는 39명의 주목할 만한 디자이너들에게 각각 포스터 하나씩, 이 39가지 스포츠를 주제로 삼은 39개의 포스터를 의뢰했다. <그래픽>은 그 가운데 14점의 포스터를 선정, 14 페이지에 걸쳐 실었다. 각각의 포스터 옆에는 1972년 뮌헨 올림픽을 위해 오틀 아이허(Otl Aicher)가 디자인한 해당종목의 픽토그램을 나란히 보여주고, 포스터의 디자이너 혹은 디자인 그룹에게 ‘해당 종목의 포스터를 디자인하는 데 처음 든 생각’, ‘운동 종목을 시각적 형태로 추출해내기까지 접근 방식’, ‘컨셉트’, ‘기존 올림픽 그래픽들이 그들의 포스터에 미친 영향’ 등 네 개의 질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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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포스터 by 모드(Mode)
우: 복싱 포스터 by 존 모건

존 모건(John Morgan)은 라이트플라이급부터 슈퍼헤비급까지 복싱의 체급을 타입페이스의 ‘웨이트(Weight, 굵기)’에 대입한 포스터를 제작했다. 올림픽 복싱에는 5단계에서 12단계의 체급이 있어왔다는 데 착안하여, 존 모건은 이 12 체급의 변화를 아드리안 프루티거(Adrian Frutiger)가 굵기에 따라 이름 붙인 유니버스(Univers)체로 표현했다. 비블리오테크(Bibliotheque)는 유도의 스피드와 역동성을 그래픽으로 표현하되, 경기장면을 사진으로 쓴 비교적 고전적인 스포츠 포스터를 만들었으며, 겨루는 선수들이 입는 유니폼의 색인 청색과 백색만을 절도 있게 사용했다. 데렉 버드살(Derek Birdsall)은 오틀 아이허의 펜싱 종목 픽토그램을 그대로 모티브로 차용한 후 좌우 반전을 시켜, 완전 대칭으로 서로 검을 겨루는 긴장감 있는 흑백의 포스터를 만든 반면, 닉 벨(Nick Bell)은 병사 한 사람을 그린 일러스트레이션을 픽셀화하는 해결방식을 통해 아이허 식의 친숙한 픽토그램 스타일 접근법을 거부하며 근대 5종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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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2 | 올림픽 픽토그램 디자인

<그래픽>의 표지를 넘기면 ‘편집장의 말’과 ‘목차’가 제일 먼저 등장한다. 바로 다음 페이지를 펼치면 잡지의 필자 7명에게 던지는 질문이 나온다.

“당신 생각에, 가장 잘된, 혹은 가장 잘못된 올림픽 게임 디자인은 무엇이었습니까?”

답변을 전반적으로 종합하자면, 랜스 와이먼(Lance Wyman)이 디자인한 68년 멕시코 올림픽이 픽토그램 중에서는 최고였고, 오틀 아이허가 디자인한 72년 뮌헨 올림픽 픽토그램 역시 훌륭하며, 포스터 디자인으로는 64년 도쿄 올림픽이 백미였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가장 잘못된 디자인으로는 84년 LA 올림픽, 04년 아테네 올림픽 등이 거론되었으며, 84년 이후의 디자인들은 64년-72년의 빼어난 디자인들에 비해 대체로 좋지 않았다고들 견해를 모은다. 88년 서울 올림픽 디자인은 베스트로든 워스트로든 전혀 언급되지 않고 있다.


<그래픽> 10월 호의 두 번째 특집 기사, 올림픽 픽토그램 디자인

특집의 첫 번째 기획이었던 올림픽 포스터에 이어, 두 번째 기획으로는 케리 윌리엄 퍼셀(Kerry William Purcell)이 올림픽 픽토그램의 역사를 정리하고 논평한다. 이 기획 역시, 88년 서울 올림픽 픽토그램 디자인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 없이 넘어가고 있다.

경기종목별 픽토그램을 처음 사용한 올림픽 게임은 1948년 런던 하계 올림픽이었다. 이 대회에는 4천 5백 여명의 선수들과 수천 명의 관객들이 몰려들어 사인 시스템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당시의 그래픽 결과물은 그다지 성공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 후, 64년 도쿄 올림픽이 되어서야 오토 노이라트(Otto Neurath) 식의 체계적인 사인 시스템이 선구적으로 등장한다. 도쿄 올림픽에서 힘차게 도약한 픽토그램 그래픽은 68년 멕시코 올림픽의 인상적인 디자인을 거쳐, 72년 뮌헨 올림픽에 이르러 그래픽 디자인 역사의 고전으로 기록될만한 금메달 감 픽토그램을 만들어낸다. 76년 몬트리올 대회에서는 새로운 픽토그램을 만들 필요를 느끼지 못해 오틀 아이허의 디자인을 그대로 쓰기도 했다.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는 아이허 식의 다소 경직된 픽토그램에서 벗어나 보다 유연하고 유희적인 디자인을 선보였고, 이러한 경향은 이후 시드니, 아테네, 베이징 올림픽에까지 이어졌다. 이제 2012년 런던 올림픽의 픽토그램 그래픽 성적을 기대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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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과 한국 디자인, 디자이너

 
탤런트 페이지에 소개된 조현열의 디자인

비록 88년 서울올림픽의 그래픽에 대해서는 픽토그램도 포스터도 전혀 관심 있게 언급되지 않았지만, <그래픽> 10월 호에서는 현역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한국 혹은 한국계 젊은 디자이너들과 그들의 작업이 유독 눈에 띈다. <그래픽>의 의도는 아니지만, 한국인 독자로서는 20여 년 새, 한국 디자인이 세계 디자인계에 존재를 각인시켜가는 풍경이 대조적으로 눈에 들어왔다. 조현열의 작업이 4페이지에 걸쳐 탤런트(Talent) 페이지에서 조명되었고, 이달의 그래픽 디자인 작품 8편을 선정한 쇼케이스(Showcase) 페이지에는 디자인 듀오 ‘랭귀지 오브 폼(Language of Form)’의 줄리 김(Julie Kim)과 라이언 라스(Ryan Ras)가 만든 책, <크로스필즈: 런던의 젊은 한국 예술가들Crossfields: Young Korean Artists in London>이 소개되었다. 역경의 괘를 모티프로 디자인한 폰트가 흥미롭다. 이 듀오는 <그래픽이 올림픽을 만나다> 전시에도 참여한 바, 그들이 디자인한 ‘역도’ 종목의 포스터 역시 이번 호 잡지에 소개되어 있다. 조현열과 랭귀지 오브 폼의 조형 언어는 한국적이기보다는 보편적인 인상을 준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며 분야를 불문하고 ‘그 의미를 제대로 새겨보지도 않은 채’ 외쳐대는 공허한 구호를 무색하게 만들 정도다. <그래픽>의 제작에는 디자인 어시스턴트로서 김아영이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그래픽> 10월 호에서는 월간지의 짧은 호흡이 지면에 특유의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점, 특집 편집을 네 개의 인터뷰 문항만으로 가볍게 처리하는 효율적 문제 해결 솜씨를 눈여겨볼 만 했지만, 소개하는 디자이너의 이름을 잘못 표기하거나 페이지 수를 잘못 매기는 등 편집 상의 실수들이 다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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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2009년 10월 호

목차

07  Things to See and Do  Essential design events and exhibitions for October
13  Talent    Designer Hyuon Youl Joe
19  Talent   Photographer Nicole Heiniger
24  Showcase   This month’s best new graphic design work
36  Profile   John Sueda by AMBER BRAVO

46  SPECIAL REPORT  Olympik
48  Selected Highlights from Grafik’s Olympik exhibition
62  Picto Games  A history of Olympic pictograms by Kerry William Purcell

71  VIEW   Opinions, advice, perspective
72  How to be Green The fourth instalment of your eco design guide
74  Logoform  Obama’s campaitn logo by KATHRYN WILSON
76  Letterform  Comic Sans slash by VERONICA DITTING
78  Bookshelf  Essentials From resident book expert HUGO
80  Viewpoint  What would be your sport in the graphic design Olympics?

83  REVIEW   Critiques of new books, exhibitions and ev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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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그래픽 #올림픽 포스터 #올림픽 픽토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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