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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의 구분이 사라지다, '퍼레니얼'

X세대, Y 세대에 이어 밀레니얼(Millennials), 젠지(Gen Z), MZ 세대, 알파 세대(Generation Alpha), 잘파 세대(Zalpha Generation, Z세대와 2010년 대 초반 이후 태어난 알파 세대를 아우르는 말), 등과 같이 세대를 일컫는 단어들이 늘어났다. 그리고 이 단어들은 마케팅, 디자인 분야를 비롯하여 사회 전 분야에서 활발하게 사용되었다. 이제 'MZ 세대'는 젊은층 및 주 소비층을 아우르는 단어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어 잘파 세대가 그 바통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 박민정 

 

그러나 이런 세대 구분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모호해지는 분위기다. 이는 개인의 개성을 존중하며 트렌드가 세분화되는 경향이 강해진 이유도 있지만, 의학의 발달로 사람들의 기대 수명이 증가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세대가 사회를 구성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여겨지고 있다. 과거에는 조부모, 부모, 자녀로 구성된 세 세대가 주를 이루었다면, 요즘 사회는 여덟 세대가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멀티 제너레이션 시대'가 된 것이다.

 

 


ⓒ economist.com/the-world-ahead/2019/12/25/the-decade-of-the-young-old-begins 

 

이런 기반에는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욜드(YOLD)' 세대의 힘이 크다. 이는 '젊은(Young)'과 '늙은(Old)'이 결합된 신조어로 '젊은 노인'세대를 일컫는다. 은퇴한 후에도 여전히 건강을 유지하며, 새로운 삶을 찾아 나서는 베이비 부머(Baby Boomer) 세대의 새로운 이름이다. 이는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가 '2020 세계경제대전망(The World in 2020)'에서 사용하여 널리 알려졌다.

 

16년 간 매년 '트렌드 코리아'를 선보이며 한국 사회에 트렌드 키워드를 제시하는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영 피프티(Young Fifty, 젊은 50대)'라는 새로운 세대를 제시했다. 그가 설명하는 이 세대는 나이는 50대이지만 '체력은 40대, 패션은 30대'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또한 이들은 1980-90년 대에 활발한 문화 활동을 즐겼으며, 현재에도 여전히 소비의 주체로 아날로그 경험 뿐만 아니라 디지털 경험도 풍부하다. 

 

 

ⓒ pexels.com/ko-kr/photo/7544692/ 

 

사회에서 이미 기성 세대라고 여기는 영 피프티, 욜드 세대는 새로운 시대에 적응력이 뛰어나며 다른 세대와 계속 교류하는 것을 즐기기에 기존의 '기성 세대'가 가지고 있는 특성과는 전혀 다른 성향을 가진다. 기존의 시니어 층이 손자, 손녀를 돌보거나 양로원에 갔던 것과 달리, 이들은 재정·시간적 여유를 바탕으로 자신의 삶을 누리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구매력이 높고 여유 시간이 풍성한 이 세대는 인구 수도 많기에, 의료·미용·패션·여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소비문화를 이끌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다.

 

 


ⓒ 교보문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국제경영학 교수이자 MBA 부학장인 마우로 기옌(Mauro F. Guillén)은 저서 '멀티 제너레이션, 대전환의 시작'을 통해 최대 10개 세대가 공존할 2050년 대 사회를 예고하며, 나이와 세대 구분이 완전히 사라질 미래가 도래할 것이라 예측했다. 지금처럼 세대를 구분하고 그에 맞는 특징이나 의무를 기대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을 것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이런 시대에서 살아갈 세대는 바로 '퍼레니얼(Perennial)' 세대다. 다년생 식물을 뜻하는 '퍼레니얼'이라는 단어를 통해 저자는 앞으로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세대의 생활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살아갈 것이라 예측했다. 퍼레니얼 사고에 따르면, 미래의 비즈니스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저자는 2020년 대가 끝나기 전에 온라인 쇼핑을 하는 사람들의 수가 30대 미만보다 60대 이상에서 더 많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 pexels.com/ko-kr/photo/461049/ 

 

그의 주장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출생연도에 따른 세대 구분에 반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이라면 시니어 층으로 여겨질 베이비 부머 세대들은 기존과 다른 소비 성향을 드러내고 있으며, 두 세대를 합친 'MZ 세대'를 활용한 마케팅이나 콘텐츠가 자신의 성향과는 맞지 않다고 토로하는 이들도 늘었다. 알파벳으로 구분하는 세대의 이름에 염증을 느끼는 이들도 있다. 어떤 세대를 하나의 성격으로 규정하기 어려워진 가운데, 세대 간의 구분 없이 취향을 표현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유튜브 내 '이효리 메이크업' 검색 화면 

ⓒ youtube.com

 

부모 세대가 즐겨봤던 슬램덩크 시리즈를 보며 열광하는 자녀들, 20여 년 전에 활동했던 이효리의 메이크업과 패션을 따라 하는 이들, 포켓몬 빵에 열광하는 30대들과 더불어 포켓몬 팝업 스토어에서 자녀들과 함께 캐릭터 굿즈를 즐기는 부모 세대, 산리오 캐릭터즈와 이니스프리에 협업으로 탄생한 '쿠로미 컬렉션'에 열광하는 20-30대 여성들,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의 직업 체험공간인 키자니아에서 인생사진을 찍으려는 중학생들... 예전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세대 간 교류들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있다. 더 이상 나이로 세대를 구분하고 특징짓는 것은 무의미한 시대가 조금씩 우리의 일상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 pixabay.com/photos/pedestrians-people-busy-movement-400811/ 

 

퍼레니얼 세대의 시대는 세대 간 교류가 활발히 일어나며 다양한 개성과 성향이 인정받는 시대다. 그렇기 때문에 나이 별로 구분 짓는 전략 보다는 여러 세대가 호응할 수 있는 콘텐츠에 집중한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및 브랜드는 앞으로 성공을 위해 2-3개의 세대가 아닌, 7-8개의 세대의 선호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와 더불어 기존 세대의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반전 시도가 환영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민정(국내)
국민대학교 공업디자인과 졸업
(현)프리랜서 패턴디자이너
(현)디자인프레스 온라인기자
(현)두산 두피디아 여행기 여행 작가
(전)삼성전자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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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세대구분 #퍼레니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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