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케샤 마켓(Hackescher Markt)은 볼거리가 워낙 많기 때문에 그 중 커다란 덩어리인 하케샤 호프(Hackesche Hoefe)를 따로 떼어서 소개 할까 한다. 하케샤 마켓의 중심에 있는 이 곳은 8개의 안마당을 가지고 있는 독특한 구조의 건축물이다. 예전에 오버바움 시티(Oberbaum City)에서 언급한 적도 있는 안마당은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주로 유럽에서 나타나는 구조적인 공간으로 하늘은 뚫려 있으나 사방은 건물로 싸여있는 건물 안 마당을 말한다. 미로처럼 여러개의 안마당이 숨겨져 있는 이 곳은 8개의 안마당을 가진 건축물로 유명하다. 하케샤 마켓에 와서 이 안마당을 둘러보지 않고 앞서 소개한 외부의 상점들만 본다면 마치 여행으로 런던에 가서 타워 브릿지를 보지 않고 런던을 다 구경했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특히 건축과 관련된 이라면 더욱 더 놓칠수 없는 중요한 건축물 중 하나이다.

 

총 면적 9,200 제곱 미터에 달하는 이 건물은 일반적인 주거 공간과 각종 상점, 갤러리 등이 한데 어우러져 있으며 다른 건물과 마찬가지로 1층에는 상점이 들어서 있고 위로 2층부터는 가정집이 있다. 보물찾기를 하듯이 안마당 곳곳에 숨겨져 있는 갤러리나 상점을 하나씩 찾아내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케샤 호프만이 가지는 특징이라 함은 이 건축물의 상업적인 성격을 부정하는 유겐트 양식(Jugendstill)으로 꾸며진 첫번째 안마당의 문화적인 사용이다.

 

하케샤 호프의 역사를 잠깐 말하자면 먼저 185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때 유리 제품 제조업자인 한스 크빌리츠(Hans Quilitz)를 통해 로젠탈(Rosenthal) 거리 40번지의 토지를 매입하게 되고 상업적 건축물을 세우게 된다.  그리고 1905년 로젠탈 거리 41번지와 소피엔(Sophien) 거리 6번지의 토지도 추가로 사들이게 된다. 1906년에서 1907년까지 2년동안 건축가이자 건설업자인 쿠어트 베른트(Kurt Berndt)와 건축가 아우구스트 엔델(August Endell)을 통해 하케샤 호프의 계획과 건설이 이루어진다. 이 아우구스트 엔델이라는 건축가는 이후 첫번째 호프와 대연회장의 외벽을 디자인하게 된다. 이 후 하케샤 호프는 여러번의 건물 사고 팔고가 반복되다가 1945년 세계 대전으로 인해 파손되는 위기가 오기도 하며 보수 공사를 하고 난 뒤인 1977에는 문화재 보호로 지정되어 더욱 유명새를 치르게 되었다. 그리고 1995년 부터 1997년까지는 재개발 되었다. 

하케샤 호프에 입점해 있는 상점들이 보는 것과 같이 약 40개 가량이 있으며 입구에는 영화관도 있다. 거리에서 바라본 하케샤 호프의 겉모습은 일반 건물과 다르지 않다.

다양한 타일로 꾸며진 첫번째 안마당인 이 곳은 조용하고 한적한 여느 안마당과 달리 가장 외부에 있어 그런지 활발한 분위기이다. 여름이면 야외 의자에 앉아 안마당 외벽을 배경삼아 커피를 즐기는 이들도 많다.

 

가장 안쪽 안마당에 위치한 이 곳에는 작은 네모 콘크리트 형태의 미니 갤러리가 있다. 다양한 작품들이 항상 전시되고 있으며 굳이 안에 들어가지 않아도 굉장히 작고 한면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밖에서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

 

옛스런 당구장 간판이 우리가 흔히 보는 네온사인과는 또 다른 독특한 느낌이다. 장난감 가게 간판도 파는 상품과 딱 맞아 떨어지게 어울리는 분위기로 연출되어 있다.

파스텔 톤의 건물 외벽과 나무들이 어우러져 로멘틱한 정원같은 공간이 하케샤 호프의 볼거리의 마지막을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