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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지어지는 새 건물들_<도무스> 2009년 9월 호

유럽에서 지어지는 새 건물들
_<도무스> 2009년 9월 호
   
글  오정미  
   

이탈리아 현대건축잡지 <도무스>의 2009년 9월호는 볼거리가 풍성하고 다채롭다. 먼저 건축 부분만 보더라도 벨기에, 아일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노르웨이, 포르투갈 등 유럽 전역의 기사를 폭넓게 다루었고, 이외 디자인, 인테리어, 미술 부문에선 중국과 미국, 인도 등 비유럽권 국가의 소식까지 전하고 있다. 무엇보다 ‘대중 오락(Public Pleasures)’이란 제목이 붙은 별책은, 책의 두께로 보나 내용으로 보나 이번 호 <도무스>의 야심 찬 특집기사다. 이는 보다 나은 삶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오락문화에 소비하는 현대인들에게 적절한 아이디어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기획 섹션이다. 

우선 본책의 건축부문에서 눈에 띄는 기사는, 벨기에 댄스 컴퍼니인 레 발레 씨 드라 비(Les Ballets C de la B)와 극단 LOD가 공존하는 프로덕션 센터 건립에 관한 것이다. 디자이너 얀 더 빌더(Jan de Vylder)는 설계의뢰를 받은 2002년 건축 부지를 찾는 일부터 시작해서, 2009년 현재 총 세 개의 건물 중 두 개 건물을 완공한 상태다.   

  
  <도무스> 2009년 9월 호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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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발레 씨 드라 비와 극단 LOD가 함께 사용하는 리허설 룸 전경

그가 택한 장소인 베이로게는 13세기 이래 대수도원과 병원이 들어서있는 곳이었다. 이 유서 깊은 공간에 새로운 예술이 꽃피길 바란 겐트(Ghent)시 위원회는 얀의 프로젝트를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난점은 정작 두 단체를 한 몸에 담을 만큼 넉넉한 공간이 없다는 점이었다. 이에 얀은 눈에 빤히 보이는 불리함을 어떻게 유리함으로 바꿀 것인지에 집중하였다. 우선 그는 발레단과 극단을 한 건물 안에 담는 것을 포기하였고, 개별 건물을 주되 이들을 어떻게 하나로 보이게 할 것인지를 고민했다. 결국 가까스로 서로를 등지고 있는 듯한 형태의 쌍둥이 건물이 탄생하여, 위 두 단체는 따로 또 같이 살게 되었다. 바깥쪽을 향해서는 열려 있고 안쪽을 향해서는 닫힌 형태를 한 두 건물은, 거리에서 보면 투명한 유리를 통해 안이 다 비치지만 골목 안에선 회색 석판이 온통 건물을 감싸고 있는 모습이다. 또한 내부 도색은 예산에 맞추기 위해 녹이 스는 속도가 느린 오렌지와 그린을 선택하였는데, 두 색의 조화는 실내를 투명하면서도 기능성을 갖춘 공간으로 보이게 하는 효과를 낳았다. 결과적으로 얀의 설계는 시적인 느낌과 실용적 모티브를 동시에 충족시킨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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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링커(clinker) 벽돌로 지어진 주거 단지

더블린의 새로운 도시 프로젝트도 흥미롭다. 노동계급 거주지역인 리버티즈(Liberties)와 이스트월(EastWall)에 각각 들어선 주택과 커뮤니티센터는, 셰일라 오도넬(Sheila O’Donnell)과 존 투메이(John Tuomey)의 작품이다. 리버티즈에 세워진 주택의 경우, 벽돌이 오십 여층까지 쌓아 올려져 아파트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벽돌 산처럼 보이는 모습이다. 또한 콘트리트 벽에 원형 창이 구멍처럼 뚫린 커뮤니티센터는, 작은 집들 가운데 우뚝 솟은 형태로 마치 책상 위에 놓아 둔 책꽂이처럼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들 건축물은, 현존하는 특별한 감수성을 쟁취하면서도 역사적 감각을 유지했다는 평을 받는다. 하여 창조적이면서도 주변 공간을 반영한 위 현대 건축물들은, 다사다난한 역사의 흔적을 품은 더블린의 풍경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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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베 랜드스케이프 호텔(Juvet landscape hotel) by 옌센 & 스코드빈 아키텍트

본래 공간의 역사를 보존하려는 건축의 정신은, 비단 도시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노르웨이 유베(Juvet) 호텔의 경우 자연 속에 극히 축소된 형태의 건물로서, 기사의 제목처럼 ‘필연적인 명상’을 불러오는 듯한 특별한 장소를 제공한다. 서로를 마주본 유리벽을 통해, 외부의 자연은 방안으로 곧장 들어온다. 본지는 다소 종교적이기도, 상징적이기도 했던 이전 설계방식으로부터 현재에까지 이른 디자이너 얀 올라브 옌센(Jan Olav Jensen)과 뵈레 스코드빈(Børre Skodvin)의 성장에 주목한다.

한편 인테리어 부문 기사에선, 시카고 경제 중심지에 위치한 투자 리서치 회사 모닝스타(Morningstar)의 사내 모습을 전한다. 직원들의 창조성과 재능을 우선으로 하여 조직 내 서열구조를 최소화한 기업 분위기에 맞게, 공간 역시 개방적이고 융통성 있는 형태를 표방한다. 특히 7층 로비는 커뮤니케이션 공간으로 꾸며져, 강당과 극장과 카페테리아, 회의실, 휴게실 등의 편안한 장소가 주를 이루며, 도시를 내려다볼 수 있는 녹색 테라스가 특색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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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아르크 by 마리아 젤라코비치(Marija Bjelaković), 밀리차 요비치(Milica Jović), 에미르 베치라기츠(Emir bećiragić)
우: 바바 by 오-도 아르히텍티(od-do Arhitekti)의 나타샤 일린칙(Nataša Ilinčić), 유고슬라바 클리아키츠(Jugoslava Kljakič)

디자인 부문 기사에선, 2009 밀라노 가구 박람회의 살로네 사텔리테(SaloneSatellite)에서 전시된 젊은 디자이너들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아르크(Arc)는 13개의 재활용 나무 갈빗대로 만든 빗모양 침상으로, 분리와 이동이 쉽다. 바바(Baba)는 할머니의 따뜻한 포옹을 떠올리게 하는 의자로, 쿠션에서 담요로 이어져 있다. 테이크(Take)는 핸드백에서 모티프를 얻은 걸상으로, 휴대 가능한 비공식적 자리를 제공한다. 학생 가구(Student Furniture)는, 주로 책상 위를 어지럽힐 수 있는 물건들을 다리에 수납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실용적인 가구다. 이처럼 대부분이 작은 발명품들이지만, 유난스럽지 않으면서도 고유한 특색을 지니고 있다. 전통을 깨고 시적인 디자인을 제안하면서도, 동시에 재료와 기술의 정복을 꾀한 위 작품들은, 생활 속 디자인의 참 의의를 상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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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테리아의 내관과 외관

별책 ‘대중 오락’ 역시, 인테리어와 건축, 디자인의 세 부문으로 나누어져 있다. 인테리어 부문에 토비아스 레베르거(Tobias Rehberger)가 설계한 카페테리아의 경우, 지난 6월호 베니스 비엔날레의 기사에서 이미 다룬 적 있는 작품이다. 물론 그 내용은 더욱 상세해졌다. 기하학적인 선과 대비적인 색조, 바닥에서 가구로 또 다시 천정으로 계속해서 다른 수위를 넘나드는 패턴이, 이 공간만의 당황스런 시각적 기법이다. 디자인 부문에서 소개된 독특한 휴양장비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소위 레저 엔지니어링(leisure engineering)이라 불릴 만큼 창의성과 기능성을 겸비한 휴양 용품들이 만화 속 풍경처럼 도시 골목 안에 혹은 바닷가 모래사장 위에 자리하고 있다. 서랍이 있는 배낭이나 움직이는 사무실 기능을 하는 배낭, 입구를 몇 가지 다른 방식으로 세울 수 있는 캠핑 텐트 등이 품목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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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스> 2009년 9월 호

목차

ARCHITECTURE
014  Linked Hybrid, Beijing
026  Musee Herge
032  Les Ballets C de la B & Lod, Gehnt, Belgium
060  Two Urban Projects in Dublin
110  Consequential Meditations

DESIGN
038  Young Design Report Ⅱ
057  The New Cattiva
087  Setu Chairs
090  Saily Lamp

ART
043  Vezzoli & Dali
093  Drawing Rooms
096  Alicja Kwade

별책 | SPECIAL PUBLIC PLEAS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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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도무스 #베이로게 #더블린 #옌센 & 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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